▲D등급학교라는 불명예가 수원대 학생들의 자괴감을 더했다.
수원대
2014년부터 저는 수원대 사태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습니다. 1인 시위로 신입생들에게 학내 사태를 알리고, 해직 교수님들을 위한 작은 이벤트도 마련했습니다. 이런 소소한 활동을 통해 생각이 비슷한 학생들과 연대하며 문제 해결을 모색했습니다.
당시 학교와 해임 교수들은 지속적으로 부딪히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심지어 교직원이 교수를 폭행하는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됐지만 학생들은 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론 총학생회, 단대 학생회의 태도도 아쉬웠습니다. KBS의 '추적60분'에서 수원대 비리를 다루자 시위를 한번 했지만 그 이후에는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커졌지만 학교 안에서 활발한 문제제기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학교 측에서 행정실수로 학생들에게 5000원 정도의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는 이야기를 교직원으로부터 전해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는 나서지만, 학내 분규에 대해서는 소극적 모습을 보이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난 몇 년간 학교에서 패배감이 가득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인서울이 아닌 '지잡대'에 다닌다는 자괴감이 학생들을 지배했습니다. 학교를 자랑스러워하지 않고 '빨리 졸업장만 따면 되지' 라는 마음을 지니고 있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 이유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학내 구성원들이 수원대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든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밖으로 눈을 돌려보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학 비리와 싸우는 학생들이 있더군요. 상지대, 청주대가 그렇습니다. 그곳의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였습니다.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함께 모여 학내 문제와 맞서 싸웠습니다. 늘 효과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근본적으로 학생들끼리 연대하며 학교 측을 압박했습니다.
완벽한 승리는 아니지만, 지난해 상지대 총학생회와 교수 등은 전 이사장 김문기씨의 복귀를 초래한 교육부의 이사 선임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이끌었습니다. 학생들의 지속적인 활동과 관심이 이런 결과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결국 모든 문제는 학생들이 풀어야 한다는 교훈를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에는 학생들이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