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반대 시위자들이 격렬히 저항하는 부분만을 편집해 영상을 내보냈다.
TV조선
3) 또한 두 번째 보도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는 불법 시위가 빈발했습니다. 경찰 멱살을 잡아당겨 넘어뜨리려 하거나 경찰버스를 점거하려 했습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경찰을 상대로 주민들이 일방적으로 과격 시위한 것처럼 영상을 편집해 보도했다. 이와 달리 SBS는 "2015년 2월 건설 용역들이 동원됐을 때는 부상자들이 속출했습니다"라며 "구성권 청구 철회가 이러한 상처들을 치유하자는 뜻이었습니다"고 언급했다.
4) 두 번째 보도의 '국민 혈세' 키워드는 장제원 의원의 인터뷰에서 따온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국회 기자회경장에서 "불법시위로 인한 국가적 손해를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겠다는 결정에 이 정부가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고 말하는 장면이 보도 말미에 나온다. 반면 타 정당 의견은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합당한 조치라고 했습니다"는 기자 멘트로 짧게 언급됐다. MBC와 SBS는 국회의원 인터뷰를 넣지 않고 강정마을 주민을 인터뷰했고, KBS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인터뷰와 장제원 수석대변인 인터뷰를 함께 실었다.
빌 코바치는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5장 '정파로부터의 독립'에서 저널리즘과 정파적 담론을 구분 짓는 차이점에 대해 "이미 결론을 내리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배제하지 않는 것"이라 설명했다.
2014년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개인 몇 명이 업무방해죄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반대 활동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TV조선이 일반적인 시위자들의 반대 활동을 '불법 시위'라 결론을 내렸다. 또한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겠다는 결정"이라는 보수 정당의 의견만을 확대, 재생산하며 사실을 왜곡·배제했다. 이는 저널리즘 원칙이 갖춰진 보도가 아닌 정파적 보도였음을 보여준다.
정파적 보도는 시청자로 하여금 편향된 반응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 '불법 시위', '혈세'는 모두가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주의 깊게 써야 하지만 TV조선은 고려하지 않았다. 실제로 시청자들이 시위자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결과를 가져왔다. 해당 기사에는 "무력시위하고 깡패짓하고 나라에 손해를 끼쳐도 불쌍해 보이고 약자로 간주되면 죄지어도 사면?"이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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