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동물원 둘레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풍경
김은영
날씨가 좋은 날이 너무 귀해지고 있는 즈음이다. 여기서 날씨가 좋다는 의미는 온도와 습도의 밸런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양호하거나 매우 좋음인 날을 뜻한다. 보통 정도만 돼도 기꺼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나쁨이거나 최악, '절대 외출하지 마세요'가 앱 화면에 뜰 때면 방독면이라도 쓰고 외출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나는 앱의 알림음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뜨면 열 일 제치고 밖으로 뛰쳐나간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매우 좋음, 맑은 공기 마음껏 마시세요'
그래, 가는 거다. 숨 좀 제대로 쉴 수 있는 그곳으로. 나는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네 김밥 맛집에서 김밥 한 줄을 사 들고, 물 한 병을 준비해서 지하철 4호선 오이도행에 오른다. 그렇다고 나의 목적지가 오이도는 아니므로 오해는 없으시길.
남태령, 선바위, 경마공원역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대공원역에서 하차한다. 보통 대공원역에서 하차하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는 출구는 2번이다. 그러나 군중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은 3번 출구로 나가시는 것을 추천한다. 그곳은 꽤 한적한 편이다.
대공원에 들어서 중앙에 서면 다양한 목적지를 향해 가는 사람들이 갈리기 시작한다. 코끼리 열차를 타거나 전경을 감상하기 위해 스카이리프트를 타러 가거나 놀이동산에 가거나 미술관에 가거나 테마가든에 가거나 동물원에 간다. 봄날의 주말, 대공원엔 상춘객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이곳에서 유일하게 한적한 비밀의 숲길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 동물원 방향으로 걷는다. 동물원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 호수가 보인다. 이 곳에서 찰칵, 인증사진 스폿이다.
미술관 옆 동물원, 그리고 둘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