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인재와 황금종이

황금티켓만을 향하는 시스템 개혁해야

등록 2023.12.09 15:06수정 2023.12.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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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에 유튜브로 라디오를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한 대치동의 유명 재수학원에서 이번 2024년 수능 만점자와 표준점수 전국 수석이 동시에 탄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라디오 중간에는 광고를 꼭 하는데, 조정래 작가의 신간 <황금종이>가 소개되었다. 책 소개 멘트는 우리가 너나없이 가장 갖기를 원하는, 행복과 불행을 좌지우지 하는, 매일 생각하고 매일 걱정하고, 매일 꿈꾸는 그것 황금종이.. 귓가에 맴돌았다.

'시대의 인재가 이번에도 황금종이로 수북한 사교육의 성 속에서 탄생했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교육당국은 늘 그랬듯이 전날에도 공교육 만으로도 수능을 대비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결국 역시나였다. 가장 좋은 결과를 낸 학생은 대치동의 유명 입시학원의 성 속에서 빚어졌다.

일단, 만점과 수석으로 주목을 받은 두 학생을 포함해 2024학년도 수능 응시를 한 50여만 명(접수자 50만4588명) 모두에게 수능이라는 레이스를 향해 달리고, 그 끝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결과를 막론하고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나도 그 학원에 다녔다면 시대의 인재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말이다. 물론 시험에서 능력주의를 적용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좋은 결과를 받은 학생이 피땀흘려 노력한 것이기에, 학생들의 성취를 폄하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래도 한 번쯤은 시스템, 구조의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고질적인 시스템인 '수능, N수생, 사교육, 명문대' 계속 이렇게 가도 되는 걸까? 라고 말이다. OECD에서는 명문대와 정규직에 올인하는 한국의 상황을 '황금티켓 신드롬(golden ticket syndrome)'이라고 '2022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꼬집었다.

명문대 진학, 대기업이나 정부 취업 등의 황금 티켓을 손에 쥐려고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한국의 교육, 직업훈련 전반이 왜곡되어 청년층의 고용률이 하락되고, 이는 다시 결혼과 출산 감소로 이어졌다고 진단한 것이다.


황금종이로 황금 티켓을 사려고 하지만, 결국 그 티켓을 사는 자는 소수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블루칼라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노동시장 호황으로 청년층 노동자 몸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인구구조가 변화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점점 줄어가고 있다. 인식을 바꾸고, 블루칼라 노동자가 안심하고 노동 환경에 종사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능 #사교육 #블루칼라 #구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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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에서 학습하고 공부하는 경기도교육청 초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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