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과학고 적어 역차별" 임태희 - "불평등 심화" 교육단체, 공방 가열

경기도 과학고 추가 설치 논란 계속... "왜 경쟁교육 부추기나" 지적, 교육청은 강행 의지

등록 2024.07.25 15:28수정 2024.07.25 15:28
0
원고료로 응원
a  지난 23일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 기자회견 당시 "불평등 교육 심화! 학생 건강권과 인권 침해 과학고 규탄!"이란 글귀가 적힌 팻말이 등장했다.

지난 23일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 기자회견 당시 "불평등 교육 심화! 학생 건강권과 인권 침해 과학고 규탄!"이란 글귀가 적힌 팻말이 등장했다. ⓒ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 제공

 
경기도내 과학고 추가 설립과 관련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과 교육단체 간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임태희 교육감은 '경기도 학생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논리로 설립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반면 교육단체는 '특권학교의 전형, 실효성이  없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과학고 설립·확대 방안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내놨다. 지난 4월 '이공계 인재육성 계획'을 발표했는데, 계획안의 골자가 '과학고 추가 설립'이었다. 이어 6월 26일 취임 2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는 "인구 비례를 고려해 (과학고가) 경기도 북부·서부·남부·동부·중앙에 1개씩 5개는 있어야 한다"며 4개 정도를 추가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와 경기교사노조,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으로 구성된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아래 공대위)가 제동을 걸었다. 지난 9일 경기도의회 중회의실에서 과학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설명회를 열고, 과학고 설립 저지 결의와 함께 구체적인 저지 방안까지 밝혔다. 임 교육감을 향해 포문을 연 것.

당시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과학고 설립 비용으로 500억 원 가까이 든다는 점과 운영 예산이 일반고 3배가 넘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과학고를 '특권학교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사교육비가 증가한다는 점도 강하게 지적했다(관련 기사 : "철 지난 MB식 교육" 임태희 '과학고 확대' 제동 움직임 https://omn.kr/29dbw ). 
 
임태희 "과학고 적어, 경기도 학생 역차별"
 
a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5월 2일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5월 2일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기도교육청 제공

 
임태희 교육감은 반박에 나섰다. 11일 그는 '경기도 학생들은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을 소셜미이더에 게시했다.

임 교육감은 "경기도 학생 수는 대한민국의 약 3분의 1이지만 현재 경기도에는 과학고가 1개뿐이라, 과학고 입학경쟁률은 전국 평균 3.9대 1이지만, 경기도의 유일한 과학고인 경기북과학고는 10대 1에 육박한다"면서 '경기도 학생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봤다.

결국 과학고가 '의대생 배출용 교육기관'일 뿐이라는 교육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 임 교육감은 "경기북과학고에서는 최근 3년간 의·약학 계열에 진학한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다. 2023년 경기북과학고 3학년은 98.9%가 이공계열에 진학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과학고 입시에 과도한 사교육비가 들 것이라는 지적과 일반고 대비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않고, 해명으로 갈음했다.
 
과도한 사교육비와 관련해 임 교육감은 "과학고의 입학전형은 '자기주도학습전형'이라, 중학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문항을 금지하는 등 사교육에 의존하는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일반고 대비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마이스터고, 체육고 등과 비교해 결코 많은 운영예산이 들지 않는다"라면서 비교 대상을 달리 해 예산 투입이 크지 않다는 주장을 폈다.
 
"과학고 설립 철회, 일반고 교육 강화 집중해야"   
 
a  지난 23일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가 경기도의회 앞에서 '경기도교육청 과학고 신설 및 확대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가 경기도의회 앞에서 '경기도교육청 과학고 신설 및 확대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 제공

  
공대위는 지난 23일 경기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태희 교육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경기북과학고에서 최근 3년 의·약학 계열 진학생이 한 명도 없다는 데 대해 이들은 "통계 상에 잡히지 않은 것일 뿐 여타 과학고를 졸업하고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뒤 다시 자퇴해 의대에 진학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라고 재반박했다.
 
이어 "경기도교육청이 의뢰해 나온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과학, 영재교육 발전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고 진학 이유 1순위가 바로 의대 진학"이라고 덧붙였다.
 
사교육비와 관련해선 "과학고 진학 희망 중3 학생 42.9%가 정도가 월 150만 원 이상 고액의 사교육비를 지출(일반고는 7.2%)하고 있고, 월 150만 원 이상 고액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고1 학생 비율은 과학고 38.5%, 일반고 7.1%로, 과학고가 월등히 높다"라고 꼬집었다.

설립·운영 예산에 대해선 "창원과학고를 신설하는 데 490억여 원이 소요됐고, 부산일과학고는 479억여 원이 투입됐다. 운영 경비도 경남의 경우 일반고는 2억7000만 원 정도인데, 과학고는 여기에 4억 원에서 5억2000원 정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예산 투입이 과도하다는 이야기다.
 
공대위 소속 박효진 '삶을가꾸는교육자치포럼' 상임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0년간 경기도에서 과학 교사로 중고등학교에 근무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과학고 설립을 통해 경쟁력과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교육감의 주장은 과학 인재 양성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심한 경쟁으로 오히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저출산을 조장하고 학교 교육을 황폐화한다"며 "과학고 설립 계획을 철회하고, 일반고 교육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교육청은 오는 8월 말 과학고 추가 지정을 위한 구체적인 공모계획을 발표하는 등 과학고 설립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공대위 또한 물러설 기미가 없어 과학고 설립을 두고 양 측의 공방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 교육감이 불평등과 경쟁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며 "앞으로 과학고의 문제점을 알리고 여론화해 차별과 경쟁교육으로 치닫는 경기 교육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과학고신설 #임태희교육감 #특권교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정선 한 카페 구석에서 발견한 먼지 쌓인 보물 정선 한 카페 구석에서 발견한 먼지 쌓인 보물
  2. 2 쓰레기 몰래 버리던 공간, 주인의 묘안이 놀랍다 쓰레기 몰래 버리던 공간, 주인의 묘안이 놀랍다
  3. 3 신입사원 첫 회식... 선배가 데려간 놀라운 장소 신입사원 첫 회식... 선배가 데려간 놀라운 장소
  4. 4 [단독] 구독자 최소 24만, 성착취물 온상 된 '나무위키' 커뮤니티 [단독] 구독자 최소 24만, 성착취물 온상 된 '나무위키' 커뮤니티
  5. 5 뉴욕 뒤집어놓은 한식... 그런데 그 식당은 왜 망했을까 뉴욕 뒤집어놓은 한식... 그런데 그 식당은 왜 망했을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