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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참사 유족 가로막고 "세금 그만" 외친 사람들

[현장] 피켓 든 채 불쑥 등장해 화성시청 앞 도열... 유족들 "입장 바꿔보라" 오열

등록 2024.07.25 18:38수정 2024.07.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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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0시 화성시청을 출발해 아리셀 공장으로 향하려 하자, 자신들을 "시민"이라고 주장한 이들이 "희생자 지원 그만",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유족들을 가로 막았다.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0시 화성시청을 출발해 아리셀 공장으로 향하려 하자, 자신들을 "시민"이라고 주장한 이들이 "희생자 지원 그만",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유족들을 가로 막았다. ⓒ 박수림

 
a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0시 화성시청을 출발해 아리셀 공장으로 향하려 하자, 자신들을 "시민"이라고 주장한 이들이 "희생자 지원 그만",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유족들을 가로 막았다.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0시 화성시청을 출발해 아리셀 공장으로 향하려 하자, 자신들을 "시민"이라고 주장한 이들이 "희생자 지원 그만",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유족들을 가로 막았다. ⓒ 박수림

 
"가족 잃은 사람 앞에서 '세금 지원 그만'이라고 외치다니요.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 아리셀 참사 희생자 고 최은화씨의 시어머니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아리셀 공장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을 방문하기 위해 화성시청을 막 벗어나던 25일 오전 10시 30분께, 갑자기 신원을 알 수 없는 20여 명이 유족들을 가로 막았다. 

이들은 "희생자 지원 그만",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지원 중단", "행정 정상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갑작스런 등장에 유족들은 "업무를 방해한 적 없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고 항의했고 일부는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되레 "막말하지 마" 외친 이들, 유족 항의로 아수라장
 
a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0시 화성시청을 출발해 아리셀 공장으로 향하려 하자, 자신들을 "시민"이라고 주장한 이들이 "희생자 지원 그만",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유족들을 가로 막았다.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0시 화성시청을 출발해 아리셀 공장으로 향하려 하자, 자신들을 "시민"이라고 주장한 이들이 "희생자 지원 그만",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유족들을 가로 막았다. ⓒ 박수림

    
이날 아리셀산재피해 가족협의회와 아리셀중대재해참사 대책위원회는 '2차 교섭 촉구'를 위해 아리셀 공장을, '제대로 된 참사 원인 조사'를 요구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자신들을 "화성시민"이라고 밝힌 20여 명이 유족들의 이동 시간에 맞춰 화성시청 입구에 일렬로 자리를 잡은 채 통행을 막았다. 현재 화성시청 1층엔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이들 주장의 요지는 '유족 지원을 중단하고 화성시청의 분향소를 치우라'는 것이었다. 

이들의 피켓을 하나하나 읽어보던 유가족들은 "우리는 (공무원들) 업무를 방해한 적이 없다"며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고 외쳤다. 몇몇은 피켓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서 있었지만, 일부가 유족을 향해 "막말하지 마"라고 소리치자 화성시청 1층은 아수라장이 됐다. 바닥엔 찢어지고 구겨진 피켓이 나뒹굴었고 화성시청 공무원 2~3명이 양측을 말렸지만 돌발 상황은 30분간 이어졌다.

갑작스런 소란에 화성시청 공무원 수십 명이 나와 2~5층 난간을 잡고 상황을 지켜봤고 일부는 현장을 촬영했다. 한 유족은 "공무원들 대부분이 이 상황을 말리지 않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행정을 정상화한다는 거냐"고 소리쳤다. 결국 김태윤 가족협의회 대표가 유족들과 "구호를 외치고 떠나자"고 했고 가까스로 상황이 마무리됐다. 


공장 도착해 쏟은 눈물... 아리셀 이사 만나 '2차 교섭' 촉구
 
a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1시 50분께 사고 현장인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울분을 토하고 있다.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1시 50분께 사고 현장인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울분을 토하고 있다. ⓒ 박수림

 
a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이 25일 오전 11시 50분께 사고 현장인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앞에 소주를 붓고 있다.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이 25일 오전 11시 50분께 사고 현장인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앞에 소주를 붓고 있다. ⓒ 박수림

  
유족들은 당초 예정대로 아리셀 공장으로 이동했다. 공장 앞에 도착한 유족 29명은 그을음과 철근만 남은 공장을 보고는 "내 새끼 너무 불쌍하다", "저런 곳에서 죽었구나", "아리셀 너희 천벌 받을 거야"라면서 흐느껴 울었다.

이들은 입구 앞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흘렸고, 희생자를 기리며 소주를 붓기도 했다. 희생자 고 최은미선씨의 아버지 최병학씨는 "딸이 부모를 잘못 만나 죽은 것 같다"며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아 목 놓아 울었다. 다른 유족들도 바닥에 쪼그려 앉아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a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1시 50분께 사고 현장인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을 찾아 항의하고 있다.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1시 50분께 사고 현장인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을 찾아 항의하고 있다. ⓒ 박수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박주민·박홍배·송옥주·이용우·홍기원 의원은 이날 현장을 찾아 민길수 지역사고수습본부장(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 길영관 경기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 등으로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의원들은 이석훈 아리셀 이사를 만나 "유족과의 교섭을 빨리 진행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대책위 역시 이 이사에게 "아리셀 측 실무 책임자를 선임하고 교섭에 제대로 임하라. 오늘 중으로 답변을 달라"고 했고, 그는 "알겠다"고 답했다.

유족들은 이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조환조사를 받고 있는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으로 향했다. 이들은 오는 27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민들에게 참사를 알리고 정부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 행진할 계획이다.
 
a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박주민·박홍배·송옥주·이용우·홍기원 의원이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앞에서 민길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 길영관 경기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 이석훈 아리셀 이사 등과 면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박주민·박홍배·송옥주·이용우·홍기원 의원이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앞에서 민길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 길영관 경기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 이석훈 아리셀 이사 등과 면담하고 있다. ⓒ 박수림

#아리셀참사 #아리셀화재 #화성화재 #을지로위원회 #박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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