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유족들이 25일 오전 10시 화성시청을 출발해 아리셀 공장으로 향하려 하자, 자신들을 "시민"이라고 주장한 이들이 "희생자 지원 그만",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유족들을 가로 막았다.
박수림
이날 아리셀산재피해 가족협의회와 아리셀중대재해참사 대책위원회는 '2차 교섭 촉구'를 위해 아리셀 공장을, '제대로 된 참사 원인 조사'를 요구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자신들을 "화성시민"이라고 밝힌 20여 명이 유족들의 이동 시간에 맞춰 화성시청 입구에 일렬로 자리를 잡은 채 통행을 막았다. 현재 화성시청 1층엔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이들 주장의 요지는 '유족 지원을 중단하고 화성시청의 분향소를 치우라'는 것이었다.
이들의 피켓을 하나하나 읽어보던 유가족들은 "우리는 (공무원들) 업무를 방해한 적이 없다"며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고 외쳤다. 몇몇은 피켓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서 있었지만, 일부가 유족을 향해 "막말하지 마"라고 소리치자 화성시청 1층은 아수라장이 됐다. 바닥엔 찢어지고 구겨진 피켓이 나뒹굴었고 화성시청 공무원 2~3명이 양측을 말렸지만 돌발 상황은 30분간 이어졌다.
갑작스런 소란에 화성시청 공무원 수십 명이 나와 2~5층 난간을 잡고 상황을 지켜봤고 일부는 현장을 촬영했다. 한 유족은 "공무원들 대부분이 이 상황을 말리지 않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행정을 정상화한다는 거냐"고 소리쳤다. 결국 김태윤 가족협의회 대표가 유족들과 "구호를 외치고 떠나자"고 했고 가까스로 상황이 마무리됐다.
공장 도착해 쏟은 눈물... 아리셀 이사 만나 '2차 교섭' 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