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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색깔이... 환경부가 수질관리 포기한 걸까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에 관광객 건강 걱정, 그러나 정부는 규제완화중

등록 2024.09.03 13:24수정 2024.09.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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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호에 핀 녹조
대청호에 핀 녹조이경호

아무 곳도 녹조를 피할 곳은 없었다. 하늘에서 올려다본 대청호는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물인지 알 수 없었다. 녹조를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압도적인 물량이었다. 걱정이 일 수밖에 없었다. 환경부가 수질관리를 포기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청남대 어느 곳도 안전할 수 없다는 판단이 현장에서 확실해졌다. 녹조의 경우 잘 알려진대로 마이크로시스틴 등의 독성물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물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대기중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녹조주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영향이 있을 있다. 녹조의 독성은 심각한 경우 청산가리의 6000배 이상이라고 알려졌다. 이런 독성이 청남대 관광지를 찾은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환경부는 대청호 원수에 대한 조사만 할 뿐 대기중으로 확산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사조차 하고 있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환경청(EPA)는 마이크로시스틴의 1일 허용치를 먹는 물 기준 1ppb(성인)로 정하고 있다. 미환경청(EPA)에서는 8ppb 이상이면 물놀이 등 물과 접촉할 수 있는 활동도 제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역시 기준(마이크로시스틴-LR)은 24μg/L를 초과 할 경우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2022년 낙동강 권역에서 공기 중 남세균 에어로졸을 포집한 결과, 측정 지점에서 남세균의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1㎥당 0.1ng에서 최대 6.8ng까지 검출되기도 했다.

청남대를 찾아온 시민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청남대를 유유히 산책을 하고 있었다. 물과 직접적인 접촉은 없지만 에어로졸 형태의 독성이 대기중에 있을 것은 자명해 보였다. 이런 현장을 산책하는 것 자체가 위태로워 보였다.

 청남대 앞에 녹조모습
청남대 앞에 녹조모습이경호

대청호반에 만들어진 청남대가 관광지가 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찾아온다. 한때는 100만 명이 넘게 다녀간 해도 있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충북도가 1000만 명을 유치하는 관광지로 만들려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녹조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이런 관광지 개발은 위험노출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이 낙동강 현장조사를 한 결과 약 3.7km 떨어진 아파트옥상에서도 독성이 확인됐다. 지금 일상에서 노출을 차단 시켜야 하는 것이 환경부가 해야 할 일이다.

녹조 발생의 원인은 보통은 3가지이다. 수온 등 기상 요소와 수질과 관련된 영양염류, 그리고 유속이다. 대청호가 이렇게 녹조가 가득하게 된 것은 이 세 가지 요소가 완벽하게 구현되었기 때문이다.


4대 강에서 녹조가 발생하면 보를 열어 유속을 확보해야 된다. 환경단체에 요구에 상류에 오염원 관리를 잘하면 된다는 반론이 늘 있다. 오염원 관리만 잘하면 물을 가두어도 녹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럴듯한 말이지만 현장에서는 실현이 불가능한 일인 것을 대청호를 보면 알 수 있다.

상수원인 대청호 상류의 오염원관리도 못하면서 4대강에 있는 오염원을 어찌 관리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다. 오염원 관리는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장기적인 과제일 뿐 녹조 대책이 될 수 없다.


 금강하구에 핀 녹조
금강하구에 핀 녹조이경호

그 동안 오염원관리를 위해 노력했던 상수원 대청호가 녹조 범벅이 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금강의 경우 매년 약 1500억 원 내외의 수계기금이 걷어지고 수질개선을 위해 사용된다. 지난 20여년간 4대강 유역에 특별법으로 매년 약 8000~9000억 원의 수계기금이 수질 개선을 위한 오염원 관리 비용으로 사용되었다.

그럼에도 대청호에는 매년 녹조는 창궐하고 줄어들 기미는 없다. 오염원 관리에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현장이 바로 대청호다. 대청호는 상수원으로 수질관리에 핵심적인 정책들이 모두 사용되는 곳이다. 오염원 관리를 통해 녹조를 잡겠다는 말은 허언으로 들린다. 이를 환경부는 모르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녹조가 가득한 청남대 주변을 생각하면 지금도 답답하다. 450만의 식수원인 대청호가 여름이면 녹조창궐로 상수원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 매곡 0.281㎲/L, 문산 0.268 0.281㎲/L, 고산 0.2260.281㎲/L가 검출되었다. 이렇게 먹는 물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 불변의 진리를 우리는 늘 현장에서 확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환경부는 상수원의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은체 대청호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상수원관리규칙을 개정해 시행을 통해 상수원보호구역 내 150㎡ 이하의 건물에 대해 음식점으로 용도변경 확대하고, 모노레일과 3층 연면적 5000㎡ 이하 규모의 청소년수련원 등을 건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상수원은 기본이 수질관리이다. 수질관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규제완화를 들고 나서는 것은 직무유기다. 정부는 오히려 4대강 16개 보 담수와 14개 댐건설 등의 개발 드라이브로 '녹조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책임지지 않는 환경부라면 없어지는 게 맞다.
#규제완화 #대청호 #녹조 #녹조수돗물 #청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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