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치즈의 시작을 연 곳... 동화 속 풍경입니다

전북 임실 치즈 축제 마당에서 고갯길 넘어 고향 시골길 역사 문화 탐방

등록 2024.10.03 19:48수정 2024.10.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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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임실 치즈테마파크

임실 치즈테마파크 ⓒ 이완우


10월 2일 이른 아침, 임실 치즈테마파크는 3일부터 6일까지 2024년 '임실N치즈 축제' 준비를 마치고 국화꽃이 노랗게 피기 시작하며 축제장을 수놓고 있었다.

임실 치즈테마파크는 치즈를 주제로 한 관광지로서 치즈체험장, 홍보관, 유가공공장, 특산물 판매장 등 치즈와 관련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초원의 언덕에 올라선 치즈캐슬, 홍보관, 레스토랑 등의 유럽풍 건물은 동화 속에 나올 법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임실치즈테마파크 뒤쪽 높은 능선인 '바람의 언덕' 너머는 임실 치즈마을이다. 임실 치즈마을은 우리나라 최초로 목장형 유가공 공장을 운영하여 치즈를 생산하고 유통하며 체험 관광을 개척하였다.

치즈마을은 6차 산업을 선도하며 임실이 치즈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임실N치즈 축제'는 치즈테마파크와 연결된 치즈 마을이 함께 축제의 무대를 펼친다.

a  임실 두목치 야생화, 산박하 꽃길이 7mm

임실 두목치 야생화, 산박하 꽃길이 7mm ⓒ 이완우


a  임실 두목치 야생화, 물봉선

임실 두목치 야생화, 물봉선 ⓒ 이완우


조선 시대에 임실현에서 고덕산 방향은 진안현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치즈테마파크 위치에서 두목치 고개 넘어 고덕산 아랫마을로, 치즈마을에서 금당치 고개를 넘어서 고덕산 아랫마을로 가는 두 길이 나란히 있었다.

'고향 시골길 걷기'를 계획하였다. 과거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고개 두 곳을 넘어 현재의 치즈 관광지 두 곳을 연결하며 걷는 한적한 길이었다. 치즈테마파크 주차장에서 임실 고덕산(624m) 중턱의 덕봉사(德峰寺)까지 걷고, 금당치를 넘어서 치즈마을로 돌아오는 고향 시골길의 여정이었다.

a  임실 두목치 아래 풍경, 고덕제와 고덕산

임실 두목치 아래 풍경, 고덕제와 고덕산 ⓒ 이완우


치즈테마파크에서 당당마을, 후천마을, 신흥마을을 거쳐 두목치를 넘어 고덕산 덕봉사까지는 5km 거리이고, 고덕산 덕봉사에서 진안 구신천을 따라가다 금당치를 넘어 치즈마을까지는 6km 거리이며, 치즈마을에서 높은 능선인 바람의 언덕까지 400m 올라가고 치즈테마파크 주차장까지 600m를 내려오는 12km의 구간이 '고향 시골길 걷기'로 계획한 코스였다.


치즈테마파크에서 두목치 고갯마루로 가는 길은 농촌의 가을 풍경 벼가 익어가는 황금물결이었다. 당당마을, 후촌마을과 신흥마을을 지나서 두목치 고갯길을 찾았다.

고갯길은 인적은 끊겼지만, 무성한 풀숲에 야생화가 지천이었다. 고갯길은 가을의 야생화가 울긋불긋한 색채로 고갯길을 따라 피어 맑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도로명에 '치즈'가 들어간 유일한 곳

a  임실 두목치 야생화, 꽃여뀌 꽃 지름 2.5mm

임실 두목치 야생화, 꽃여뀌 꽃 지름 2.5mm ⓒ 이완우


a  임실 두목치 야생화, 산괴불주머니

임실 두목치 야생화, 산괴불주머니 ⓒ 이완우


임실 고덕산은 숨은 명산이다. 9개의 암봉이 가파르게 솟아 있어서 멀리서 보면 불꽃 같다고 하여서, 이 산은 불기운이 강한 산(화산, 火山)으로 알려졌다. 고덕산 아래 운수(雲水) 마을을 지나서 덕봉사에 도착하니 도암(道岩) 스님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스님은 홀로 35년 동안, 이 사찰에서 수행하였다고 한다.

이 사찰 대웅전 뒤편의 거대한 암석에 '감로수 천연석굴'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스님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맑은 석간수가 흘러나온다고 한다. 이 석굴의 입구는 성인이 걸어 들어가기에 충분하고, 7m 길이까지는 어린이가 기어서 들어갈 정도로 구부러지고 좁게 이어진다. 그 안쪽은 어두컴컴한데, 좁은 바위 구멍이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스님이 이 석굴에 전해오는 전설을 이야기해 주었다. 이 석굴의 안쪽 깊숙한 곳에 깊은 소(沼, 연못)가 있는데 깊이를 헤아릴 수 없고, 명주실을 풀어 넣으면 한 꾸리가 다 들어간다고 하였다. 그 명주실 끝이 진안 마이산 앞 은천마을의 샘으로 나온다고 한다.

풍수적으로 고덕산이 불기운이 강한 화산이며, 고덕산 아래의 마을 이름이 운수(雲水)마을로서 물기운을 품었다. 고덕산 덕봉사는 운수마을의 샘인 운수천(雲水泉)인 셈이다. 뜻밖에 만난 고덕산 감로수 천연 석굴의 전설은 흥미로웠다.

a  임실 고덕산 덕봉사 감로수 석굴

임실 고덕산 덕봉사 감로수 석굴 ⓒ 이완우


고덕산의 북쪽에 진안 구신마을에서 발원한 구신천이 흐른다. 구신천을 건너서 금당치로 향하는 임도를 찾아 들었다. 금당치를 넘어 금당저수지를 돌아서 금당마을, 중금마을과 화성마을을 차례로 지나며 치즈마을로 돌아왔다.

2003년에 이 세 마을이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되면서 느티마을이란 이름으로 통합되었고, 목장형 유가공 공장을 중심으로 치즈 체험의 관광지로 거듭났다. 이 느티마을이 현재의 치즈마을이고, 마을의 도로도 치즈마을길이 되었다. 도로명에 '치즈'가 들어간 곳은 임실 치즈마을이 유일하다고 한다.

치즈마을은 임실 치즈의 개척과 성장 시기의 정신인 자립과 협동을 토대로 하여 새로운 혁신을 거듭하여, 마을이 소멸해 갈 위기에 처한 농촌의 현실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곳 치즈마을에는 목장형 유가공 업체가 6곳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서, 한마을에 있는 목장형 유가공 업체로는 전국 최대의 숫자이다.

a  치즈마을 지정환 공동체 학교

치즈마을 지정환 공동체 학교 ⓒ 이완우


치즈마을에서는 숙성치즈와 만남, 모차렐라 치즈 체험, 치즈마을 보물찾기 공정여행(치즈마을 25개 간이역 여행) 등 행사가 진행된다. 치즈테마파크는 치즈 축제 기간에 임실N치즈 경매, 치즈만들기 체험, 디저트 퐁뒤 체험, 대형 쌀 피자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가 기획되어 있다.

임실읍 일원에서는 임실 치즈를 개척한 지정환 신부의 치즈 역사와 이야기를 추억하며 임실시장, 임실성당, 성가리의 최초 치즈 공장을 연결하는 지정환 신부의 삶터 거리를 잇는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치즈마을에서 '바람의 언덕'을 넘어서 치즈테마파크로 들어섰고 주차장에 도착하여 고향 시골길 걷기 12km를 4시간 걸려 마무리하였다. 60년 역사의 임실 치즈는 우리나라 치즈의 대명사가 되었다. 해마다 새롭게 거듭나는 '임실N치즈 축제'가 올해에도 임실 치즈의 개척과 성장 과정에 깃들어 있는 치즈협동조합의 자립 추구와 공동체 정신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a  치즈마을에서 바라본 치즈테마파크의 바람의 언덕

치즈마을에서 바라본 치즈테마파크의 바람의 언덕 ⓒ 이완우


a  고향 시골길, 두목치 금당치 고갯길 걷기 경로 개요도

고향 시골길, 두목치 금당치 고갯길 걷기 경로 개요도 ⓒ 이완우


덧붙이는 글 인터넷 블로그 티스토리(Tistory) '흘러가는(김진영)'에 실려 있는 '내 고향 시골길' <임실 두목치~금당치 길 걷기(21.5.9.일)>의 경로를 참조하였습니다.
#임실치즈축제 #목장형유가공공장 #임실고덕산덕봉사 #감로수석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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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향토의 역사 문화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여행의 풍경에 이야기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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