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9월 통합사회 모의고사, 24년 9월 통합사회 모의고사, 24년 수능 통합사회 예시22~24년 통합사회 모의고사 및 24년 수능 통합사회 예시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위의 내용은 2022년과 2024년 9월 통사 모의고사 문제 중 경제 영역의 평가요소인 재화의 구분과 특징, 그리고 시장실패에 대해 묻는 문항이다. 이것을 이번 수능 예시 문항과 비교해보면 기존의 모의고사 문제는 시장실패 중 외부효과의 의미와 사례를 묻는 정도였다면 수능 예시 문제에는 시장실패의 내용이 추가(정보비대칭)된 데다 외부불경제가 갖는 결과와 영향까지 묻고 있다. 이렇게 내용이 추가 및 심화되면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본인의 선택과는 별개로 주어진 현실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난이도 높은 교과에 대한 편식 제거라는 목적하에 이뤄진 통합사회 교과의 수능 신설은 경제교과와 같이 수능 난이도가 높고 학생 선호도의 호불호가 극명한 교과를, 간접적으로 수능교과로 편입하고자 하는 의도로 밖에는 읽히지 않는다.
교직 경력 34년차에 들어서면서 몇 차례의 교육과정의 변화를 경험했다. 그 과정 속에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고 사회교사로서 학생의 문제해결력과 비판적 사고력 함양을 목적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 수능교과의 신설은 무엇을 기대한 것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그것에 맞는 교육과정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와 함께, 아니 이보다 먼저 선행 또는 함께 변화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대학서열화의 폐지,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간의 상생문제, 수능 시스템의 변화, 실업계 학교 교육의 질적 변화와 이에 맞는 근로조건의 개선 등이다.
이런 변화 없이 미래교육을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은 가성비 떨어지는 설계와 시행일 뿐이다. 때마다 주어진 교육과정의 변화 속에서도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묵묵하게 노력하는 교사들의 작업환경을 주기적으로 더이상 흔들지 말기를 당부한다. 교사들은 학생의 교육적 성장이 이런 교육과정의 변화에만 있지 않음을 누구보다 가슴 아프게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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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키일대학(Christian-Albrechts-Universitat zu Kiel)에서 경제학 디플롬 학위(Diplom,석사) 취득 후 시골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21년, 독일 교육과 생활의 경험을 담은, 독일 부모는 조급함이 없다(이비락,2021)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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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수능 예시문제, 학생 선택권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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