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를 개조한 곳에서 관람객들이 연극을 보고 있다.
<무한정보> 황동환
알고 보니 그의 고향은 현재 귀촌한 집과 멀지 않은 이웃 동네 하평2리다. 서울에서 15년 정도 살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U턴형 귀촌 청년이다. 그는 "고향의 콘텐츠를 너무 좋아한다. 친구들 역시 시골에 오면 다들 좋아하는데,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늘 숙제였다"며 "그렇게 고향에 여행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한 회사가 '고로컬'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하평리 빈집을 지난 7월 매입한 뒤 농기구 창고에 큰 창문을 내고 한쪽 벽을 터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연극 공연이 있을 경우 집 마당은 배우들의 무대가 되고 리모델링한 창고는 객석으로 변한다. 고령화·저출생 영향으로 농촌 인구가 줄면서 빈집도 늘고 있다. 오래 방치된 시골 빈집은 무성하게 자란 잡풀에 덮혀 흉가를 방불케할 뿐만 아니라 이웃의 안전을 위협하고 범죄의 온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빈집 문제 해결에 골머리를 앓는 지자체에 박 대표의 '스튜디오 감나무집'은 빈집 재생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는 이례적인 경우다.
철거 위주 빈집 정비에 좋은 사례
군이 빈집 재생 시도를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 2020~2021년 사이 충남도 시범사업으로 두 차례 빈집 재생을 추진했다. 먼저 '함께 써유' 사업을 통해 예산읍에 1년 이상 방치된 빈집 철거 뒤 3년 이상 주차장으로 활용했다. 도·군비 1500만원과 자부담 1만5000원 등 1501만 5000원이 투입됐다.
이어 '더 행복한 공유주택' 사업을 통해 대흥 금곡길 빈집을 리모델링해 의무 임대기간 4년 동안 주거취약계층에게 무상임대했다. 보일러교체, 지붕·부엌·화장실 개량, 내·외부 마감공사 비용으로 도·군비 2000만원, 자부담 200만원 등 2200만원을 들였다.
다만 여기까지였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비용 투입 대비 기대했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솔직한 평가를 전한 바 있다. 그 뒤로 군은 빈집 정비의 방향을 재생·재활용 보다는 철거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군내 빈집 추정 건물은 약 650여채다. 지난해 500여채에서 150여채가 늘었다. 현재 군이 한 채당 지원하는 철거비는 500만원이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80채 물량을 목표로 예산 4억원을 편성했다.
지난 7월 '농어촌정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지자체장에게 '빈집우선정비구역' 지정과 안전사고·범죄발생 우려가 있는 특정 빈집을 철거하지 않는 소유주에게 이행강제금 부과 권한이 주어졌지만, 대상이 사유재산이라 민감하다. 이에 군은 법 집행 전 실태파악을 위해 한국부동산원에 용역을 의뢰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