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5-홍사덕 한나라당 선대위장] "돈이 없어서 한나라당으로 갔다"

홍사덕 한나라당 선대위원장 열린 인터뷰 1--"제1당에서 국회의장 내자" 민주당에 제안

등록 2000.03.04 22:03수정 2000.04.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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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연호 기자
정리 공희정/이병한/김미선 기자

인터뷰는 10여 명의 기자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밤 9시 30분에 시작됐다. 게시판에는 8명의 기자회원이 10여 개의 질문을 올려놓은 상태였다. 홍사덕 위원장은 다른 출연자들과는 달리 수행비서없이 혼자 참석했다. 그는 혼자 온 이유에 대해 "나는 길을 알잖아"라고 말했다.

- 한겨레 1월 8일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존 정치권은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한 득표전략과 정치공세, 참된 의미의 정책결정 외면, 당내 파벌주의와 당운영의 불투명성 등 비민주성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한나라나 민주당으로 안가겠다고 했다. 또한 "국운을 개척하는 심정으로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무지개연합을 만든다"고 했다. 그렇지만 결국 한나라당으로 갔다.
어찌 된 것인가. 국운 개척을 포기한 것인가.


"기존 정당이 모두 지역정당이라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민주당은 호남, 자민련은 충청, 나머지당은 나머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려고 했던 무지개연합은 그러나 힘이 부족했다. 어느 한 당을 택해야 한다고 했을 때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여당이 아니라 야당을 택할 것이다."

- 한나라당에 입당할 때 일부 기자들은 실망해 홍 위원장이 악수를 청하자 거절했다던데.

"내가 알지 못하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군요."

- 문화방송 라디오에 1월 1일 출연해서 약속 안지키는 정치인들을 성토했는데. 그 때는 개혁신당을 할 것이라고 밝혔었는데. 신년초부터 약속위반을 한 것은 아닌지.


"무지개연합은 지금도 꼭 필요하다. 무파벌 지역주의 타파를 이룰 수 있는 21세기를 개척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당은 민주당도 아니고 자민련도 아니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개혁신당을 만들려고 햇으나 돈도 없었고 역량 미성숙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 자신이 생각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어림짐작 20억이다. 넉넉히 계산하면 30억이다."

- 결국 20억이 없어서 한나라당을 선택한 건가.

"좋은 뜻있는 사람에겐 돈이 따르지 않는 것이다."

- 무지개연합을 같이하겠다고 했던 장기표 씨에게 미안하지 않았나.

"물론 미안했다. 뿐만 아니라 여섯명정도 뜻이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는데 그들과 함께 하는 길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 현실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무지개연합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는 20억을 다 마련한 것은 아니겠지만 일정정도는 마련하지 않았나?

"물론이다. 5억이 좀 넘었다. 그러나 그 이상 모으지 못했다. 원래 정치자금이란 게 그렇다. 내가 4선의원이고 장관도 지냈지만 올바른 자세로 정치하려면 감당해야하는 것이 있다. 22년째 서른 한평의 같은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

- 한나라당의 어느 당직자는 민국당 창당을 "반역사적 죄악"이라고 했는데, 그것을 같이 하고 있는 장기표 씨도 반역사적 죄악을 저지르고 있다고 보는가.

"나는 나와 인연있는 사람에게 그런 표현을 쓴 적이 없다."

- 민국당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민국당은 누가 뭐라해도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몇몇 중진들이 개인적인 분노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당이다. 그래서 대의명분은 없다. 개인적인 분노가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어도 대의명분은 없다."

- 홍사덕 님은 말을 참 잘하십니다. 그런데 말솜씨보다 중요한 것은 말의 내용입니다. 아무리 말솜씨가 좋다고 하더라도 할 말이 궁색하면 말같지않게 들립니다. 무지개연합이라는 새정치를 주창하다가 한나라당이라는 헌정치를 하려 하니 요즘 당신이 하는 말이 말같지않다는 생각 안해봤습니까?

"무릇 기자는 분명한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그는 이 대목에서 얼굴을 붉혔다)"

- 무지개연합을 시도했지만 돈이 안모여서 한계가 있다면서 한나라로 갔는데 한나라로 가니 돈사정이 풀리나.

"여기는 큰 살림이니까 나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는 것이 아니다"

- 한나라는 이번 총선에서 몇 석을 목표로 하고 있나.

"137석 이상이었는데, 군소정당이 생겨서 좀 하향조정할 생각이다. 얼마나 줄여야 할지는 지금 말하기 힘들다."

- 민주당도 과반수 주장을 했는데.

"그쪽 사정은 별 관심이 없다. 어쨌든 둘다 과반수 획득을 주장한다면 이번에야말로 사전에 이런 약속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제1당에서 추천하는 사람이 국회의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으로. 지금은 민주당이 제2당이면서도 국회의장을 하고 있지 않는가. 나의 이 주장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 취임일성으로 네가티브 켐페인 안한다고 했는데,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이야기를 들고 나왔는데, 왜 약속을 안 지키나.

"왜 그게 네가티브 켐페인인가. 무슨 잣대로. 모든 선거는 집권당의 지난 통치기간에 대한 평가이다. 이번엔 중간평가의 의미가 있다. 아도니스 골프장은 불난집에 불끄러간 소방수하고 친한 어떤 사람이 세간 중에 알짜배기 한가지를 들고 가려고 한 사건이다. 반드시 세상에 알려져야 한다.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게 왜 네가티브 캠페인인가?"

- 일부언론에 보도된 골프장 매매계약서 사본 말고 다른 결정적 증거를 갖고 있나?

"그 계약문건 말고도 종합적으로 보도가 안되고 있다. 그 골프장을 샀던 사람은 대통령의 일산 사저를 구입했던 사람의 부인이다. 아도니스 골프장 외에도 또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 하겠다."

- 한나라당이 최근 편중인사를 주장했는데,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은 더하지 않았나. 왜 반성도 없이 그런 말 하나. 그런 말 하려면 반성부터 해야지. 지금 그런 문제를 지적한 것은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키려는 것 아닌가.

"여기있는 사람들이 어쨌든 지식인들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역감정과 관련한 말을 자주한다. 3.1절 기념식사에서도 그랬다 . 우리당의 일관적 입장이자 홍사덕의 입장은 지역감정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인사에서 탕평책을 써야한다고 했다. 오죽하면 지역할당제 도입약속까지 했겠나. 그런데 그와 같은 편중을 시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걸 선거때 국민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 현 정권의 인사 편중을 지적하기 전에 현 한나라당 사람들이 과거 집권했을 때도 지역편중인사가 있었다는 것을 반성해야 되지 않는가.

"그런 말도 성립은 된다."

- 총선승리를 장담하고 있는데.

"확신한다. 국민각자가 자기가 선 입장에서 지난 2년처럼 앞으로 3년을 살아도 좋다면 민주당을 찍을 것이다. 그러나 범인, 중산층, 학부모, 학생, 노동자도 그런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 민주당을 찍기 싫다고 한나당을 찍을까?

"원래 선거는 그런 것이다. 야당의 꿈과 청사진이 아니라 여당의 반성을 촉구하는 것으로 승리하는 것이 야당승리 선거의 대부분이다."

- 서청원 씨가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왔다. 원래 홍 위원장은 선거대책본부장은 필요없다고 했다. 당내에서 홍 위원장이 독주할까봐 서청원 씨를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앉혔다는 말도 있다. 서청원 씨가 안살림 다하고 홍위원장은 얼굴마담만 하게 되는 것 아닌가.

"원래 사무총장(하순봉)이 선거대책본부장을 겸임하게 되어 있는데 지역구 관계가 있어 서청원 씨가 본부장을 맡은 것이다. 서청원 씨는 내가 추천했다."

- "내 책임하에 선거를 치르겠다"고 했는데, 선거전략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냐.

"이번 선거는 내가 입당할 때나 지금이나, 당 총재 책임하에서 치루는 것이다."

- 이인제 씨와 좀 다른데, 어제 이인제 씨는 서영훈 대표보다는 자기가 총지휘를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하던데.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이인제 씨는 다음 대선을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하고 있다. 나는 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탕평하고 새로운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 당내 기반이 매우 취약한데.

"취약이 아니라 전혀 없다. "

- 처음에는 마음대로 한나라당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만만하게 생각할 법도 했겠는데, 이회창 총재가 눈딱감고 자기식으로 공천하는 것을 보면서 만만치 않구나 생각하지 않았나?

"평가를 극단적으로 서로 다르게 한다. 나는 뭐 적어도 기반과 관련해서는 국민속의 기반이 중요하다고 여겨왔다."

- 민국당 탈당자들은 이회창 총재를 독재자라고 하는데. 이 총재를 어떻게 생각하나?

"그게 절대적인 잣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늘 비교하기 마련인데 내 경우엔 비교기준으로 떠오르는게 세 김씨다. 독단성은 세김씨 밑에서 당을 한 사람들이 지겨울 정도로 많이 봐왔을 거다."

- 공천과정에 대해 불만자들이 많아 탈당사태가 일어났었는데.

"이번 공천은 긍정적인 측면과 사려깊지 못한 측면이 석여 있다. 예컨대 제4당의 출현같은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 입당할 때 이 총재와의 거래가 있었다던데.

"거래가 있을 뻔 했었다. 장기표 씨가 조금만 양보했다면 아주 아름다운 거래가 있었을 거다. 이 총재는 장기표 씨에게 그게 무엇이건 다 들어주려 했는데 장기표 씨가 안오겠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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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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