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도소 폭력 시달려

교도소 민영화로 수감자 생활 환경 열악

등록 2000.03.29 12:20수정 2000.03.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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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총격살해사건이 잇달아 일어나는 교도소 폭력과 수감자들에 대한 노동력 착취 등이 미국내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교도소를 가진 국가가 되고 있으며, 이 거대한 교도소에 수감되고 있는 가장 많은 인종이 또한 흑인이며 이들에 대한 교도관들의 폭력과 노동력 착취로 인한 교도소 내 저항이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교도소의 민영화라고 해서 민간기업이 교도소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교도소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가급적 적은 비용과 예산으로 교도소 환경을 유지함으로써 수감자들의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즈지는 최근 특히 청소년들을 수감하는 민영화된 교도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인권적 사태에 대하여 대대적인 보도를 함으로써 이 문제가 미국사회 내에서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안되는 쟁점으로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기업화(私企業化)된 교도소들은 국가가 관리하는 교도소에 비해 훨씬 나은 환경과 비폭력적인 교도행정, 그리고 갱생프로그램을 보다 풍족하게 마련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본질적으로 이들 교도소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이익을 우선하고 있기 때문에 수감자들의 생활환경은 날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노동력 착취의 정도가 더욱 심하다는 것이다.

뉴 올리안스 주 최고 법원은 최근 사기업이 운영하는 교도소에서 교도관에 의해 이루어진 폭력과 노동력 착취, 교육 프로그램의 부실 등의 이유를 들어 청소년 수감자들 여섯명을 다른 교도소로 이송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들 청소년들은 동물 이하의 취급을 받았으며, 총격에 의한 상처로 수술한지 얼마 되지 않은 청소년을 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는 것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교도소측의 정책으로 인해 음식, 의복, 교육, 진료 등이 열악하기 짝이 없었으며 걸핏하면 교도관들이 때리고 가혹한 행위를 하는 사태가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다가 교도소를 사기업이 짓고 운영하기 위한 로비활동에 의해 부패한 정치자금이 오고 가는 등의 사건도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뉴올리안스의 전 주지자 에드 윈 에드워드의 친구 세실 브라운의 경우, 휴스턴 전 시장 프레드 호프하인즈로부터 84만 5천 달러를 에드워드 주지사에게 건네준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사건은 1천2백만 달러 예산의 교도소 건설수주를 받기 위한 로비자금이었다는 것으로 드러나 교도소 민영화 작업이 정치적 부패에 일조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교도소 민영기업은 워켄헛트로서 이 회사가 운영하는 청소년 수감용 교도소가 이번에 문제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교도소 민영화에 대한 미국사회 내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미국내 현실은 최근 한국 내 일각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교도소 민영화 주장이 얼마나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하는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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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기자는 경희대 교수를 역임, 현재 조선학, 생태문명, 정치윤리, 세계문명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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