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가 지구촌 환경을 위협한다 - 새로운 방식의 세계화 절실

월드 워치 인스티튜트 주장 - 환경친화적 산업발전을 위한 발상의 전환

등록 2000.03.29 12:26수정 2000.03.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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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규모가 커지고 그 교류의 방식이 각 나라의 국경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유롭게 넘나드는 체제로 바뀌어 가면서 지구촌의 환경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연구가 잇달아 나와 국제적인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른바 세계화라는 세계자본주의체제의 생존방식을 통해서 세계인류는 경제생활의 다양성과 경제발전의 계기를 얻고 있는 반면에, 또 다른 측면에서는 미국을 위시한 서구 자본주의체제가 비서구 지역을 지배하는 후기 제국주의적 면모를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종속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하여 이들 비서구 지역 국가들의 자연이 세계경제의 자원으로 마구잡이로 동원되면서 지구촌의 환경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지속적인 연구와 토론을 해온 기관인 워싱턴 소재 <월드 웟치 인스티튜트(Worldwatch Institute)>의 힐라리 프렌치는 그의 최근 저서, <사라져 가는 국경 Vanishing Borders>, 부제로 "세계화 시대의 지구촌 보호 Protection of the Planet in the Age of Globalization"를 통해 세계경제의 양적 발전과 교류의 증진에 따른 국경의 소멸이 가져오고 있는 자연환경 보호능력의 훼손에 대하여 치밀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961년에서 1998년까지의 경우 나무를 사용하는 산업의 세계무역은 290억 달러에서 1천3백90억 달러로 늘어나면서 지구촌의 산림파괴는 복구가 어려운 지경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업의 발전도 지구촌의 어장을 파괴하고 있으며, 농업발전을 위한 살충제 산업의 발전도 같은 기간에 9배의 성장을 보임으로써 이로 인한 인간의 건강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인 것은 세계경제의 발전으로 인간생활에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지고 있는 반면에, 이러한 혜택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간생활의 기본적인 근거인 지구촌의 환경과 자원은 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가령 브라질의 산림자원이 파괴되어가고 있는 것은 지구촌의 허파가 망가지고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현실을 낳고 있어서 지구의 자정능력이 엄청나게 훼손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질병을 퇴치하기 위한 약품개발이 그 과정에서 자연환경에 화학적 피해를 입히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어서 무엇을 위한 약품개발인지가 의문시되고 있으며 날로 발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컴퓨터 개발과 생산이 그 과정에서 각종 화학적 피해를 지구촌의 자연환경에 미침으로써 보이지 않는 지구촌의 생명파괴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1세계의 각종 공해산업이 제3세계지역에 투자의 명목으로 이전되면서 이들 나라들의 자연이 시달리고 있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이로써 이들 지역의 자연이 산업발전과정에서 뿜어내지고 있는 독성으로 인해 본래 가지고 있는 자연생명체계의 능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것은 이들 지역주민들의 건강에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겠다.

실로 과학과 산업의 발전이 인류생활을 개선하고 경제국경의 소멸이 발전된 생활양식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반면에, 보다 근원적인 지구촌의 생명체계는 신음함으로써 인류의 미래에 위협적인 현실을 가져오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여 경제적 혜택에 못지 않게, 공해와 자연파괴의 세계적 확산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른바 지구촌의 환경체제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논의되고 실천에 옮겨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러한 자연파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가령 농업분야에서는 유기농업의 발전이 괄목할만한 발전과 주목을 받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에는 유기농업이 소규모 농업생산의 형태로 1만5천 헥타르의 지역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사과, 아보카도, 코코넛, 꿀, 감자 등이 재배됨으로써 환경 자체의 생명도 살리고 그 결과인 이들 농산물이 교류됨으로써 수익과 함께 지구촌의 생명체계를 지켜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멕시코의 경우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음으로써 각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유기농업발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코스타리카의 경우, 이 나라가 가지고 있는 울창한 산림과 아름다운 백사장 등이 이른바 <환경 관광>이라는 개념 하에 중요한 경제자원이 되고 있다.

산업문명에 찌든 인류가 이러한 환경에 목말라하면서 코스타리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환경을 천연의 자원으로 삼고 이를 가급적 산업체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서 국가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환경적으로 유해하지 않은 상품들을 만들어 이를 특별히 상품표시에 기재함으로써 이러한 상품들이 보다 더 시장가치를 갖도록 만드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의 또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간의 생활을 보다 개선하고자 하는 산업발전이 인간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이러한 역설적 상황은 이제 다시 지구촌의 전체적 생명체계를 보존하고 이것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기능을 되살리는 쪽으로 인간의 생각을 바꾸어나가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서 인간에게 주어진 본래의 천연의 혜택에 새롭게 눈을 뜨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무리 인간의 과학적, 산업적 성취가 대단하다해도 천혜의 자연과 지구촌의 생명기능을 따라갈 수 없음을 각성하고 이를 보다 본래의 의미와 목적에 맞게 사용하고 접근하는 노력이 있어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다.

당장의 필요와 편리함에만 신경을 쓰다가 장기적인 지구촌의 미래를 망칠 수는 없다는 각성이 새롭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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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기자는 경희대 교수를 역임, 현재 조선학, 생태문명, 정치윤리, 세계문명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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