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스크린경마장 반대시위

누가 이기나 함 해보자

등록 2000.04.29 16:54수정 2000.04.2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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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오전 10시30분 스크린 경마장이 설치된 광주시 동구 계림동 대림테크노랜드 앞에서는 예정대로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YMCA 등 지역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이 참여한 스크린경마장 반대시위가 있었다.

이들은 지난주 첫 개장에 맞추어 시위를 한후 스크린경마장이 철수되는 날까지 매주 토요일 개장시간대에 시위를 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 시간, 스크린 경마장안에는 벌써 아줌마, 아저씨들로 꽉 차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뜨거운 열기는 없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돈을 잃은 사람, 딴 사람들로 들썩일 터였다.

원래 돈가지고 하는 게임이라는 게 처음에는 재미로 작은 돈을 갖고 시작하지만, 하다보면 오기 조금식 배팅이 커지고 대담해지는 것 아닌가. 그러다보면 패가망신하는 사람들도 생겨날 터이다.

더구나 그곳에 청소년 테마파크도 세운다고 하니 애들부터 노인들까지 온가족이 모여 '묻지마 배팅한판'으로 끈끈한 가족애를 다지기도 좋을성 싶다.

지난해 우리는 '거짓말' 때문에 커다란 논쟁에 휘말린 적이 있다. 영화나 소설, 만화 등이 사회문제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그럴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논쟁중이고 확실하게 어느정도나 영향을 끼치는 지는 누구도 장담해서 이야기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터놓고 이야기 함으로써 보다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않게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엄한 도덕선생님처럼 행동하면서 그 폐해가 뻔한 경마장에 대해서는 많은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만들지 못해 안달인가.

더구나 그 과정에서 대림산업과 동구청이 보여준 행동은 이들이 돈에 눈이 먼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국민들에게는 윤리의식을 강요하면서 기업윤리와 공공기관의 윤리는 어디다 팔아 먹은 것인가.

시민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2,23일(토,일) 단 이틀동안 스크린경마장을 찾은 사람은 4천830여명이며, 이들이 쓴 돈은 총 10억8천여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한사람당 평균 22만 3천원을 썼다는 애기다. 이것이 건전한 여가활동인가. 우리같은 서민들은 여가선용 한번 할려다가 집안 거덜나게 생겼다. 물한방울, 전기 한등도 아끼자더니 그거 모아서 여기다 쓰란 말인가.

지난 총선때 이 지역에서는 윤리의식을 잃은 정치인들이 어떻게 되는지 시민들의 힘으로 보여준 바 있다. 이날 시위에서도 시민단체들은 끝까지 한번 해보자고 결의를 다졌다.

그래 누가 이기나 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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