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에 지역감정은 없어져야한다

현장! 노사모 PC방 창립총회--오마이뉴스 현장중계

등록 2000.06.06 13:45수정 2000.07.10 18:36
0
원고료로 응원
한국 정치의 망국적 지역감정의 벽을 허물기 위한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4.13 총선당시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부산에 출마 했다가 낙선한 전 국회의원 노무현씨의 팬클럽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6월6일 오후 2시 대전 한남대 앞 넥서스 PC방에서 창립 총회를 개최했다.

한국사회에서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을 조직하고 활동에 들어간 이들은 단순히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에 대한 지지뿐만 아니라 지난 총선과정에서 드러난 지역감정의 벽을 '노사모'라는 단체를 통해 극복해 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노사모' 창립총회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했다.

연쇄 인터뷰, 당신은 왜 여기에 왔는가? - 김두현 기자

여기는 대전 한남대 정문앞 넥서스 PC방.
전국 각지에서 모인 노사모 회원들로 50여평 남짓한 PC방안의 열기가 가득하다. 곳곳에는 각지에서 만들어온 형형색색의 플래카드와 대자보, 소자보로 분위기는 더욱 타오르고 있었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이 대다수지만 동지를 만난 반가움에 금새 마음의 벽은 사라지고 10년 사귄 사람들처럼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과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자기 돈 들여 여기까지 왔을까? 오마이뉴스 기자로서 프로정신이 투철한(?) 필자는 즉각 연쇄인터뷰를 시도해 보았다.

심재술(39세, 광고기획, 대구)


노사모에 참가한 이유는?
"타정치인과 달리 노무현은 자기에게 손해 보는 선택을 꾸준히 해온 사람이다. 즉 정도라고 생각되면 정치적 손해를 무릅쓰고 과감한 선택을 한 사람이다."
대구 회장을 맡게된 경위는?
"처음 영남지역 모임을 할 때 대구에서 나홀로 참가해 얼떨결에 되었다."
노사모가 어떤 모임이 되었으면 하는가?
"노무현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모임이 되었으면 한다."
노무현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면.
"물론 큰 정치인이 되었으면 하지만 아직 대통령으로서는 다양한 경력을 더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허소(33세, 고시준비생, 서울)


고시공부하기도 힘든데 여기온 이유는?
"지역감정 극복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어서이다."
왜 노무현인가?
"지역감정 극복을 위해 사회운동도 필요하지만 정치권에서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에게 거는 기대는?
"물론 대통령이다."
노무현을 만나면 하고 싶은말?
"소신껏 화끈하게 정치를 해달라."

김건(32세, 직장인, 대전)

노사모에 참가한 이유?
"대학교 1학년 때가 88년인데 그때 청문회에서 여타 정치인과 달리 성실한 질문을 하는 노무현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좋아하게 되었다."
노무현에게 거는 기대는?
"정치를 그만두더라도 우리 후손들에게 모범이 되는 삶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염선희(25세, 직장인 대전)

노사모에 참가한 동기?
"4.13총선 이후 게시판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정치에 그렇게 관심은 없었지만 다른 정치인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가.
"왠지 나와 가깝다는 느낌을 갖는다. 서민적이고 소박하다는 것이다."
노무현에게 거는 기대는?
"신념을 버리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최영구(33세, 전북 익산)

노무현에 대한 생각은?
"비전이 있고 깨끗하지 않은가? 특히 동서화합을 위해 애쓰는데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지하게 되었다."
지역감정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역사적인 원인이 있지만 5.18이 결정적이지 않는가 생각한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것은 민주당이라서 그런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노무현과 같이 비전과 도덕성이 겸비되어 있다면 한나라당 정치인이라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에게 거는 기대는?
"지역통합과 통일을 위해 일하는 큰 정치인이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노사모 창립총회는 시작되었고 노무현 의원의 간단한 인사말이 있었다. 지금은 경과보고중이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인 노사모 회원들이 참가한 경위와 기대는 저마다 달랐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지역감정을 타파했으면, 깨끗한 정치를 위해서, 그냥 노무현이 좋아서 등등. 그러나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꾸는 것은 모두가 동일했다.

오후 2시7분 지역의 단합을 상징하는 6개의 촛불 - 이기동 기자

오후 2시7분. 약 100 여명의 회원들이 6개의 촛불을 킨 떡 앞에 모여 촛불을 끄는 것으로 '노사모' 창립총회는 시작됐다. 6개의 촛불의 의미는 제주, 호남 , 영남, 강원, 충청, 수도권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각 지역의 단합을 나타나기 위함이다. 촛불의 불을 끈 후 한 네티즌 회원이 쓴 '그대들에게 묻는다'라는 시를 낭송하자 모든 회원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시 낭송이 끝나자 노무현 의원이 모습을 나타냈다.

노무현 전의원이 등장한 후 호남 노사모 회장의 경과보고가 있었다. 4월13일 노무현 전의원이 낙선된 이후 각 네티즌들이 각 게시판에는 울분의 목소리가 가득한 글들이 올라왔으며 4월 14일 한 네트즌이 "정치인이라고 팬클럽 없으라는 법 있느냐"면서 노무현 전의원 팬클럽을 결성하자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그 이후로 노사모가 결성됐다면서 이렇게 결성된 노사모가 오늘의 창립총회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모 창립총회의 의의를 네 가지로 설명했는데 첫째 노무현, 둘째 지역주의, 셋째 인터넷, 넷째 전자민주주의라고 그 의의를 밝혔다.

그 이후 각 지역 노사모 준비위원장들의 인사가 있었다. 수도권 노사모 회장 김영부씨는 "우리나라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하지만 그보다 먼저 동서화합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의 공적이 있는데 모두들 북한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앞서 지역주의라 생각한다. 이 두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노무현 님이라고 생각하며 노무현 님이 대선에 출마해서 대통령이 되는 것이 바로 그 해결책이다"라고 말했다. 각 지역 위원장들은 각 지방의 사투리로 하나같이 '노무현 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대구경북지역 노사모 회원이 인사말에서 '지역주의 타파하자'라고 말하자 사회자는 우리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말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말하며 우리는 이제부터 '동서화합'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인사말이 끝난 후 '노무현 전의원과의 만남의 시간'이 이어졌다.

오후 3시 "가장 큰 권력을 갖고 싶습니다"-이기동 기자

'노사모' 창립 총회는 현재 노무현 의원과 회원들간의 일문일답 시간이 이어졌다. 노 전의원은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는 정치가로서의 현실적인 야심을 말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또한 그는 '자기가 한 말에 책임지는 정치인'을 강조했다.

동서화합의 기치를 걸고 활동하고 있지만 언론이 이를 지역감정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노무현 의원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장용하, 수도권 홍보국장)

"언론과의 싸움이 쉽지 않다. 맞불을 놓을 경우 화살을 맞을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언론에 직접 공격하는 게 효과적인가 하는 고민이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문제가 생긴다면 문제제기 할 준비는 되어 있다. 현재는 대개 언론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고 있다."

참여사회 6월호에 박원순 변호사가 노의원에게 쓴 편지가 있는데, 앞으로 노의원의 정치계획과 방향에 대해 물어 보았는데 말해 달라(회원)

"정치하는 사람이 가장 바라고 추구하는 것은 권력에 한 발 다가서는 것이다. 처음 정치권에 들어섰을 때 이런 생각 못하고 노동자, 힘없는 사람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아직까지 사회개혁의 이상과 포부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인이라면 권력에 다가서는 것을 첫번째로 한다.

그 이유는 개인의 욕구를 갖는 사람일 수도 있고, 사회적 이상과 포부를 추구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가 위기상황이 아니고는 정치 도덕적 이상만 갖고 있는 정치인의 경우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가장 합리적인 것은 정치인들의 권력 추구를 자연스런 것으로 봐줬으면 한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정치가 성립하지 못한다. 다만 공적인 일을 우선에 두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서 이것을 정리해서 한마디로 하면 '저는 가장 큰 권력을 갖고 싶습니다'이다."

이후 회원들의 질문을 계속되고 있고 노무현 의원은 설명을 조금은 길게 하고 있다. 한 회원이 근래의 386세대 정치인의 술판 파동에 대해 노의원은 "술 한잔 했다고 완전히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그때 그때 그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을 봐가며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노 전의원은 우리나라의 문제점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타협의 문화가 모자라다. 반칙이 엄청나서 반칙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정치인도 반칙을 해야 당선이 될 수 있는 사회다"라고 말하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항상 생각이 모자란다. 그래서 생각이 다른 사람끼리 생각을 맞추어내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생각대로 현실을 맞추어 나갈수 있느냐가 문제다. 때문에 생각을 깊이 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조율하고 자기가 한 말에 대해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이 지역주의 타파하자고 했으면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겠으면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고 말해야 한다. 사려깊은 정치인과 생각있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마무리했다.

이렇게 노 전의원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진 후 노사모 회원들은 한남대 상징탑 아래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자리를 이동했다.

노씨 비서관, "노사모요? 한편으로는 행운이고,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고..." - 이기동 기자

3시 40분 현재 '노사모' 회원들과 노무현 전 의원은 한남대학교로 이동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무현 전 의원이 4시15분 기차로 서울로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사진과 지역별 기념사진 촬영을 서둘렀다.

'노사모' 회원들의 기념촬영이 진행되는 중간 노무현 전의원을 수행하고 있는 송인배 비서를 잠깐 만났다. 송씨는 '노사모'의 창립에 대해 "한편으로는 행운이고 한편으로는 매우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총선에서 낙선한 정치인에 대한 이러한 국민들의 반응은 예상치 못했던 일인지라 노무현 전의원측에서도 자칫 정치인에 의해 조작된 모임으로 비춰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 전의원의 앞으로 향배를 묻는 질문에 송인배 씨는 "현재 대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다"라며 "앞으로 노무현 의원은 생각을 정리해 책을 쓸 계획을 갖고 있고 공부도 해야 한다, 노무현 의원 개인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입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무현 의원에게도 행정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의가 들어온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며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3시 50분 노무현 전의원은 기념촬영을 마치고 대전역으로 향하고 있다. '노사모' 회원들은 현재 행사장소인 PC방을 정리하고 한남대 교정에서 뒷풀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노사모' 회원들은 앞으로 홈페이지 운영방안과 향후 활동계획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뒷풀이 자리. 노사모 대표 김영부, 사무국장 김민정 인터뷰 - 김두현 기자

일상에 지친 몸을 이끌고 자비를 들여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창립 총회에 온 사람들. 그들은 이미 동서화합과 지역통합의 오작교를 짓고 있었다.

지금은 창립취지 및 경과보고, 집행부 소개 및 지역 대표 인사말, 노사모 결의문 낭독, 노무현님과의 만남의 시간, 기념촬영 등 창립총회의 바쁜 순서를 진행시키고 뒷풀이를 하는 시간.

오늘 이 모임의 산파역을 해낸 김영부 대표와 김민정 수도권 사무국장과 두사람을 짬을 내어 만나 보았다.

먼저 인터뷰를 한사람은 김민정 사무국장

실례지만 방년 몇세
"서른살인데요."

단도직입적으로 사무국장을 맡게된 경위는?
"설치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어요."

앞으로 활동계획은?
"글쎄요. 우선 네티즌들의 소리(가칭)라는 제목으로 낙선이후 온라인상에 올라온 글들을 모아 출판물을 낼 계획예요. 그리고 영호남 화합의 마당 등 다양한 오프라인상의 활동도 펼쳐나가고요,"

오프라인상의 단체도 지속적인 활동을 하겠다는 뜻인가?
"물론이죠, 연 회비 1만원 정도로 해서 계속 만남을 가질까 해요."

다음으로 한숨을 돌리고 있는 대표 김영부(40세, 학원경영)씨를 만나보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프라인상의 모임도 중요하지만 우리 만남의 계기가 온라인이니까 일단 온라인 홍보에 주력에 회원확보에 힘써겠다."

이후 대선에서 혹 대통령 후보로 노무현씨가 나오면 당선운동도 하겠는가?
"물론이다. 노무현은 한국정치에서 현실적으로 동서화합을 이룰 수 있는 매개물이다. 또한 노무현은 우리정치에서 정치혐오증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사회의 각종 문제를 풀 수 있는 Key이다."

노무현에게 거는 기대와 믿음은?
"노무현은 현실의 바탕위에 이상을 꿈꾸고 실천하는 정치인이다. 이상만 꿈꾸는 정치인은 거짓말을 하기 쉽고 너무 현실적인 정치인은 비전을 줄 수 없다. 그래서 노무현은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이다."

노사모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되는가?
"물론이다. 오늘 모인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아무런 반대급부 없이 이렇게 모이는 것이 쉽지 않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전충남 민언련 매체감시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3. 3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4. 4 국방부의 놀라운 배짱... 지난 1월에 그들이 벌인 일 국방부의 놀라운 배짱... 지난 1월에 그들이 벌인 일
  5. 5 [영상] 가을에 갑자기 피어난 벚꽃... 대체 무슨 일? [영상] 가을에 갑자기 피어난 벚꽃... 대체 무슨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