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9일 매향리는 서러워 울었다

오마이뉴스 현장중계...미군폭격 재개되던 날

등록 2000.06.19 13:22수정 2000.12.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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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매향리는 울었다.
오후 4시 45분, 미군은 한달여동안 중단됐던 폭격연습을 재개했다.
그 순간 매향리의 평화는 다시 깨졌다. 그리고 매향리는 서러움에 울었다.

그 시각 그 현장에서 있었던 '불평등 SOFA개정 국민행동' 상임집행위원장 김용한씨도 눈물을 뿌렸다.
"문정현 신부님도 서러워서 울고, 다들 울었습니다. 정말 미치겠더군요. 다 드러누워서 울었습니다.
설마했죠. 우리가 이렇게까지 나와서 싸우고 있는데, 설마 우리가 보는 앞에서 폭격을 하겠는가 싶었죠.
그러나 폭격은 시작됐고 그 폭격을 저지할 수 없는 내자신이 미워서, 미군이 미워서, 우리신세가 서러워서 펑펑 울었습니다."

미군은 폭격시간을 잘 잡았다. 4시 45분. 그때는 방송카메라 기자들이 기다리다 지쳐, 마감시간에 맞추느라고 대부분 가고 없는 때였다.

그후 한밤의 야간사격 그리고 최후 농성자 27명.....매향리는 그렇게 외롭게 울고 있었다.

최후 농성자들이 야산에서 항의구호를 외치고 있던 밤, 6월 20일자 조간 초판이 서울거리에 뿌려졌다. 대부분의 신문이 사회면에 1단 기사로 짤막하게 '매향리 미군사격연습 재개' 소식을 알릴뿐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언론도 '미군은 사격을 중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라'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매향리는 그렇게 잊어져서는 안된다.
매향리 대책위는 "6월 20일을 '매향리 사격장 폐쇄를 위한 제3차 국민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매향리에서는 1시부터 집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매향리주민들의 분노는 6월 19일의 폭격재개로 극에 달해있다. 그 분노는 통제되지 못할 상황이어서 6월 20일은 어떤 불상사가 나올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의 미공군의 폭격연습 재개는 잔악한 행위일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미공군이 폭격을 중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 언제까지 매향리에서 떠나가겠다는.

다음은 오마이뉴스가 현장에서 보도한 '6월 19일 폭격재개하던 날'.


제7신: 6월 19일 밤 10시 45분 - 한밤의 폭격연습

6월 19일 미공군의 야간폭격 연습이 밤 9시부터 10시까지 5-10분간격으로 계속됐다.

밤 9시 45분엔 미공군 A-10 전폭기가 밤하늘을 가르며 농섬에 폭탄을 투하했다. 1분 간격으로 2대의 A-10 전폭기가 번갈아 가며 폭탄을 투하하고 30미리 발칸포를 쏘아댔다.

검게만 물들어 있던 매향리 바닷가는 황색 불꽃이 넘실댔다.

농섬 앞 해변가쪽 철책 앞 야산에서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27명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마을주민들이 항의 농성을 진행했다. 이들은 그 야산에서 밤샘농성을 할 것을 검토했으나 다음날 투쟁을 위해 밤 10 30분에 해산해 10시 45분 현재 매향리 대책위 사무실에서 뒤늦은 식사를 하고 있다.

매향리 대책위는 "6월 20일을 '매향리 사격장 폐쇄를 위한 제3차 국민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매향리에서는 1시부터 집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제6신: 6월 19일 오후 5시- 사격연습 재개

미공군 전투기가 오후 4시45분 매향리사격장에서 사격연습을 재개했다. 미공군 전투기 F-16 1대는 매향리 상공을 날다가 육지 사격연습장을 향해 "드르르르륵"하고 사격을 가했다.

이어 오후 4시 57분 또 한대의 F-16 미전투기가 같은 장소에서 두 차례 사격연습을 하고 상공으로 사라졌다.

사격장 정문에서는 약 1백50여명의 시민-주민-학생들이 사격장 안으로 들어가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격훈련은 총 9차례 진행됐으며 이 중 실제 기총 사격은 3번에 걸쳐 진행되었다.

오후 5시 14분 항의 집회는 마무리 되었다. 이날 집회는 경찰의 과잉 집압으로 인해 지난번 집회(6우러 17일)처럼 많은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지난번 집회때보다 한층 폭력적으로 대응했다.

4시경에는 문정현 신부가 전경들에 의해 몰매를 맞자 이를 제지하던 학생들을 경찰들이 방패로 내리 찍으면서 "다 죽여버리겠다"고 소리 지르는 등 더 한층 공격적으로 집회를 진압했다.

미공군의 사격연습은 지난 5월 15일 중단되었다가 오늘 처음으로 재개된 것이다.


관련기사 : 민주당 강성구 의원(오산/화성) 성명 발표
"매향리 문제는 '자국민 생존권 우선보호원칙'으로 해결하자"



제5신: 6월 19일 오후 3시 20분- 땅을 고르고 있다


오후 3시. 매향리 대책위 사무실이 분주하다. 사격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흩어져 있던 대책위 지도부를 비롯 학생들도 사무실 앞 마당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

국민행동의 최종수 신부는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보통 사격을 하기 전에 총탄이 튀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 땅을 고르는 작업을 했는데 지금 미공군이 그 작업을 마쳤다"고 말했다.

제4신: 6월 19일 오후 3시- 주한미군 공보실 "비행연습 이미 재개, 폭격연습은 날씨관계로 아직 안해"--오연호 기자

주한미군 공보실의 한 관계자는 19일 오후 3시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매향리 사격장에서의 비행연습은 이미 낮 12시 30분부터 재개되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연습에는 비행연습과 폭격연습이 있는데 오늘 폭격연습도 예정되어 있으나 현지 날씨관계상 미뤄지고 있다"면서 "폭격연습도 날씨가 좋아지면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후 3시 현재 매향리 상공에는 연무가 끼어있어 시야가 좋지 않은 상태.

비행연습은 지형 등에 익숙하기 위한 훈련. 매향리 상공에서는 낮 12시 59분경 '비행소리'가 들렸다.

제3신: 6월 19일 낮 2시 45분- "피가 거꾸로 솟는다"

현재 시각 낮 2시 45분.
1시 30분으로 예정되어 있던 사격 재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주민대책위 임시 위원장 최용운씨는 "오늘은 1시간 30분 가량 두 차례 사격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원래 사격을 이렇게 짧게 하지 않았는데, 이는 국민을 기만하기 위한 술책이다"고 말했다.

현재 매향리 대책위 사무실 앞마당에는 100여명의 마을 주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학생들이 100여명의 경찰들과 대치한 상태에서 '미 공군 폭격연습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SOFA 개정 국민행동 문정현 신부는 사격재개방침에 "피가 거꾸로 쏟아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현재 매향리에는 내외신 기자 30여명이 취재중이다.

12시 59분 매향리 상공에 비행기 소리가 들렸으나 사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2신: 6월 19일 낮 12시 20분--대책위 기자회견

미공군이 오늘 낮 12시 30분부터 폭격연습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매향리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11시 30분 매향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폭격연습 재개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매향리 주민피해 대책위원장 직무대리 최용운씨와 'SOFA개정 국민행동' 상임대표 문정현 신부는 기자회견에서 "폭격연습을 다시 시작할 경우 모든 방법을 통해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책위사무실 앞에는 약 70여명의 주민-학생들이 폭격재개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1신: 6월 19일 오전 9시 20분--낮 12시 30분 사격연습 재개

매향리 사격장에 다시 황색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미공군의 사격연습이 예정되었음을 알리는.

미공군은 매향리 사격장에서의 사격연습을 오늘(6월 19일) 낮 12시 30분에 재개한다. 미공군은 이 사실을 매향리 주민대책위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고있는 최용운씨에게 알렸다. 대책위 사무실에서 20여미터 떨어진 사격장 입구에는 오늘 아침 8시경 가로 2미터 세로 1.5미터 크기의 황색깃발이 올려졌다.

주민들은 "결사적으로 사격재개를 막겠다"면서 오늘 오전 11시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집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경찰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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