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의 러브호텔 옆에는 룸살롱이 있다

대화역 근방의 러브호텔

등록 2000.08.27 05:02수정 2000.08.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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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호수의 도시! 아름다운 일산이 지금 러브호텔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고양시민과 각종 단체 회원 400여명이 지난 21일 오전 고양시청 정문앞에서 궐기 대회를 열어 '러브호텔 건립저지 대책마련과 시장 및 교육장 퇴진'을 요구했고, 23일에는 고양교육청이 학교 주변에 모텔 설립을 허가한 학교환경위생 정화위원회 회의기록을 공개해 달라며 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서울 행정법원에 냈다.

현재 대화역 근방에는 7개의 러브호텔이 영업 중에 있고 2-3개가 신축 중에 있다. 법적으로는 이 지역이 상업지역이라 숙박업소가 들어 설수 있지만 그중 몇 개의 러브호텔은 교육청이 정한 학교 상대정화구역(학교경계에서 200m 이내)에 포함되어 있어 원칙적으로 허가가 금지되어 있고, 학교 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허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기자는 고양시 전역에 독버섯처럼 번지는 러브호텔들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누어서 살펴보려고 한다.

우선 첫 번째로 고양시의 마지막 전철역인 대화역 근방의 상황을 알아 보자.

러브호텔들은 마두역 근방에 밀집하여 있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빨간 부분이 러브호텔 밀집지역이다. 현재 러브호텔 8개가 영업 중이고 한 곳은 건물을 완공하고 조만간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그 외에 러브호텔이라고 의심가는 건물들이 2-3곳 건축 중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뒤가 아파트 단지라는 점이다. 높은 층에 사는 주민들은 창문을 통하여 러브호텔의 방 안까지도 볼 수 있는 아주 가까운 위치다.


또한 러브호텔들이 밀집한 지역은 아파트 주민들의 보행통로가 나 있는 곳으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기 위해 지나다니는 길이라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친지들이 자기 집을 방문했을 때 제일 먼저 러브호텔을 보여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수의 러브호텔들이 이 지역에 들어설 까닭이 분명 없다. 아파트 밀집지역에 숙박시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면 이곳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집을 두고 러브호텔에 간다?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럼 외지에서 일산을 방문한 사람들이 숙박하는 곳? 이것 역시 말도 안된다.

이 지역은 관광명소도 아니고 산업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일부에서는 불륜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이곳을 이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좀 이상하다.

불륜관계라면 남들의 눈을 피해야 할텐데 사람들이 많이 지나 다니는 이런 곳으로 굳이 찾아올 리가 없다. 더군다나 자유로를 타고 조금만 더 가면 숲속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러브호텔들이 즐비하니까.

그러면 대체 누가 이런 곳을 이용하고 있을까? 업자들은 분명 이익이 생기니까 많은 돈을 투자해서 이런 시설을 지었을 텐데.

결론은 유흥주점의 매춘이었다. 이 지역에는 일반주점 말고, 소위 룸살롱이라고 하는 술집이 4곳이 있다. 또한 대화역에서 차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주엽역 근방에는 이런 고급술집들이 더 많이 있다.(다음에는 주엽역 근방을 취재할 예정이다)

이런 술집에서 술을 먹고 2차로 행해지는 매춘들이 이런 러브호텔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화역 근방에서 밤늦게 돌아다니면 그런 광경을 아주 너무 쉽게 볼수 있다. 남녀가 술에 취해 러브호텔로 들어가는 광경, 택시에서 바로 러브호텔로 들어가는 남녀. 거의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이고 술에 많이 취해 있다.

아무리 그것이 불법이라고 해도 수요만 있으면 공급은 계속 생겨난다. 러브호텔이 아무리 말썽이고 주민들이 보기에 볼썽사납지만, 돈이 되는 한은 계속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그 수요의 대부분은 근처에 있는 고급(이 말을 붙이기가 민망하다)술집에서 행해지는 매춘인 것이다. 일산의 러브호텔 옆에는 룸살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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