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측, 기름유출 "빗물 역류가 원인" 억지주장

"탱크라인 노후" 반박에 시인... 부대내 기름탱크 3백여개

등록 2000.08.30 17:15수정 2000.08.3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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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조리면 봉일천4리에 위치해 있는 캠프 하우즈(CAMP HOWZE) 美공병여단에서 28일 유출된 기름은 부대내에 설치돼 있는 24,000리터 규모의 수영장 난방용 기름탱크에서 라인의 노후로 인해 토양을 타고 흘러 나온 것으로 현장 확인 결과 밝혀졌다.

또 일주일 전에도 또 다른 기름탱크에서 기름이 유출,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던 것으로 드러났고 이번에 유출된 지역의 반대편에 자리한 조리면 뇌조리에서도 기름유출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미군측의 빗물로 인한 역류 주장이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또 기름탱크 밑으로 토양이 심하게 오염된 부분이 확인돼 미군측의 주장과는 달리 기름탱크의 노후로 인한 기름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 부대내의 모든 건물에 이와 같은 기름탱크가 24년전 부터 300여개나 지하에 독립적으로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종합적인 환경오염 실태조사와 함께 대안이 바로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기름탱크를 옥외로 설치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수반되야 하기 때문에 예산상 한번에 하기 어렵고 점차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는 미군측의 설명이 기름탱크가 많음을 뒷받침 하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은 이 같은 사실은 일체 숨긴채 30일 오후 "빗물이 기름탱크로 유입, 역류하면서 기름이 유출됐다. 신속한 대처로 기름유출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보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30일 오후 주민대표와 파주시청 관계자·언론사 관계자 등을 부대로 초청, 기름 유출경위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현장도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경기북부 미군부대 시설담당 헌터(hunter) 중령은 보도자료대로 "빗물로 인한 역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헌터 중령은 "기름이 물에 뜨고 흘러내린 흔적이 없는데 어떻게 흘러 내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이해를 잘 못하고 답변을 한 것 같다. 아직 정확한 원인 조사중에 있다"며 "지하탱크 연결관 자체가 끊어졌을 가능성과 노후 부분도 있을 수 있어 탱크를 들어내 봐야한다"고 답변을 번복, 계속 사태를 축소시키려 한다는 의혹을 주고 있다.

헌터 중령은 또 한국측과 공동조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라고 일축, 이 부분에 대한 사과나 공동조사에 대한 계획이 없음을 간접 시사했다.


한편 조리면 봉일천리 주민들은 "기름탱크 주변의 토양검사를 실시해 오염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반발하며 "앞으로 비가 오면 또 기름유출이 확실시 돼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조리면 뇌조리의 조봉환씨(45)씨도 "민원을 수년전부터 냈는데 왜 조치를 안해 주느냐"며 "기름 때문에 물을 댈 수가 없다"고 피해를 주장, 기름유출은 수년 전부터 계속돼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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