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의 경복궁 안 '가든 파티'

국보유물전시 잔디밭에 '난입'한 해병대

등록 2000.10.06 20:15수정 2000.11.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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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8일(목)은 경복궁과 국립중앙박물관 주변에는 차량통제와 삼엄한 경비가 있었다. 마치 국가 원수가 방문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9.28 서울 수복 50돌을 축하하는 해병대의 자축행사였다. 해병대사령부와 서울시가 주최한 이 행사를 마친 해병대와 전우회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문화재연구소 사이의 불교유적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국보급 유물 야외 전시관) 잔디밭에서 먹고 마시고 소리지르고 심지어 밴드를 동원해서 가든 파티를 했다. 경복궁 관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니.

이날 행사에는 약 500여명이 참석했고, 행사 후 가든 파티 흔적을 정리하는 데만 2~3시간이 소요되었다. 그 날은 초등학생 수백명이 박물관 견학을 왔으며 그곳은 항상 관람객이 오가는 길목이다.

"들어 가지 마시오"라는 팻말 안에 들어가 놀고있는 해병을 보고는 우리의 어린 초등학생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지나가는 관람객 대부분이 이해할 수 없다는 소리를 해도 해병대는 아랑곳 없이 먹고 마시고 떠들고 소리친다.

이 곳은 평소에 학생에게 교육의 장소이며 일반인에게는 사색의 장소, 조용한 휴식의 장소이다. 불과 10미터 옆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있다.

원칙적으로 장소 대여 허가가 이루어질 수 없는 장소임에도 허가를 한 "국립중앙박물관"측에서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이런 답변을 보내왔다.



1. 평소 우리 전통문화와 박물관에 깊은 관심을 거져주심에 대해 먼저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귀하가 문화재청에 제출한 민원이 우리관으로 이첩되었기 다음과 같이 회신합니다.

2. 지난 9월 28일 우리관 광장에서 해병대사령부와 서울시 주최로 9·28 서울수복50주년 기념(중앙청 국기게양 재연)행사 거행후 주최측에서 야외 주변에 일부 石物(석물)이 전시된 잔디밭에서의 다과회 개최가 문제점이 있다는 귀하의 좋은 지적사항에 대하여 앞으로는 이러한 사례가 없도록 노력하겠으며,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귀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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