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군인 '살신성인탑' 제막

이종명·설동섭 중령, 동료 구하다 지뢰밟고 부상

등록 2000.10.20 12:14수정 2000.10.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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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부하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의 희생정신을 발휘, 참군인의 정신을 보였던 당시 육군전진부대 수색대대장 이종명 중령(전임.육사 39기)과 설동섭 중령(후임.육사 40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살신성인탑'이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 위치한 통일공원에 세워졌다.

'살신성인탑'은 이 중령과 설 중령의 참군인 정신을 모두의 귀감으로 삼고 그 뜻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길형보 육군참모총장의 발의로 육군 전 장병의 정성을 모아 건립됐다.

육군 전진부대의 혼이 서려있는 통일공원에 세워진 '살신성인탑'은 비높이 1.5m, 넓이 2m, 기단높이 0.8m로 제작됐고 기단위에 올려진 기념석은 동국대학교 총장인 송석구 박사가 두 대대장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증한 자연석으로 이뤄져 있다.

이종명, 설동섭 중령은 당시 전.후임 대대장으로 임무 인수차 DMZ 군사분계선 부근까지 부대원들과 함께 들어가 수색작업을 펼치던 중 설 중령이 지뢰를 밟아 두다리를 잃는 사고를 당하고 이 중령과 수색 3중대장인 박영훈 대위가 파편상을 입었다.

이런 급박한 상황속에서도 이 중령은 자신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부상자들의 신속한 조치와 부하들의 안전을 생각, "너희들은 들어오지 말라! 위험하니 내가 들어가겠다. 후송헬기를 신속히 요청하라"며 설 중령을 구하기 위해 혼자 지뢰밭으로 들어갔다 자신도 지뢰를 밟아 두다리를 잃는 참사를 당했다.

두 다리가 모두 절단된 극한 상황속에서도 두 대대장은 더 이상 부하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부하들의 접근을 막았으며 자신들의 피묻은 총과 철모를 끌어안고 기어나오는 초인적인 희생을 보여줬다.

뒤에 안 사실이지만 소총과 철모를 두고 나올 경우 부하들이 다시 지뢰밭으로 들어가 장비를 회수할 때의 위험까지 고려한 행동이었다.


또한 두 대대장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당황하는 병사들을 독려하며 침착하게 부대원들에게 응급조치를 지시하고 후송 도중에도 "부하들은 다친 사람이 없나? 부대에 누를 끼쳐 미안하다"는 말을 되뇌이며 의식을 잃었다고 함께 했던 장병이 전했다.

이들은 평소 지휘관으로 몸에 배어있던 군인정신과 부하사랑이 극한상황에서도 발휘된 것으로 전 군에 귀감이 됐고 전국민에게도 진한 감동을 줬었다.


이들은 현재 분당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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