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승리' 선언, 미 법원 개표결과 발표 유보 명령

민주당측 즉각 반박, 법적공방 본격화

등록 2000.11.11 04:11수정 2000.11.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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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 선거본부가 플로리다 선거는 자신들의 승리라고 선언하는 한편 행정부 인선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선거본부측은 이와 함께 알 고어 측에 더이상의 소모적인 문제제기를 그만둘 것을 촉구하는 등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이에 대해 고어측은 "무슨 소리냐? 아직도 절차는 진행중인데..."라며 반박하는 등 선거결과를 놓고 미 정치권의 이전투구 양상이 가열되고 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 등 미 주요언론들에 따르면 부시측 선거본부는 현지시간 10일 오전(한국시간 11일) "고어측이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되기 아니면 판깨기' 식으로 선거전을 몰아가고 있다"며 "이제 그만 대권을 양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시측 대변인은 "미국의 국익과 세계적 위상을 고려해서라도 더이상의 소모적인 선거전은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 부시 후보도 이날 오후 텍사스주 오스틴 주지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비록 부재자 투표에 대한 검표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행정부 인선작업에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부시측의 이같은 중간 승리선언은 더 이상 상황을 방치할 경우 결함선거를 주장하는 고어측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어 결과적으로 그것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상황판단에 따른 기선제압용으로 보인다. 또한 선거의 불법성 시비에 따른 법정공방에서 자신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윌리엄 데일리 고어측 선거본부장은 이같은 부시측의 승리선언에 대해 "아직도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는 유권자들의 정확하고 참된 뜻을 원하며 이는 모든 합법적 절차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 모든 과정이 끝난후 조지 부시가 승리자라면 우리는 그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의 이 같은 승리선언에 대해 327표를 앞선 최종집계가 비공식(AP집계)이라는 것을 좌시한 성급한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대다수의 현지언론들은 최소한 플로리다주가 개표통계를 승인하는 한주일은 기다린 후에 승리여부를 선언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또한 선거결함 문제가 법원에 제기된 만큼 이를 좌시하고 승리선언을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반면 '과연 언제까지 이런 소모전이 계속되어야 하느냐?'는 의문이 시시각각 고어진영을 옥죄어오고 있다. 소수이지만 심지어는 민주당 일각에서도 '밝힐 것은 밝혀야 하지만 끝까지 갈 수는 없지 않느냐'라는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법정소송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연방순회법원측은 팜 비치 카운티 당국에 청문(hearing)이 열리는 오는 14일(한국시간 15일 수요일)까지 개표결과에 대한 승인을 유보하라며 임시제한 명령을 발부했다. 이로써 법원이 정식 심의 돌입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당선자를 발표하는 것은 법적으로 제재된다. 이제 본격적인 법적공방이 시작된 것이다.


한편 팜 비치 카운티 당국은 현지시간 11일(한국시간 12일) 의혹이 제기된 3곳의 지역구에 대한 기존의 컴퓨터 검표결과에 대해 손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수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민주당측이 요구하는 수작업 대상은 팜 비치와 데이드, 브로워드와 볼루시아 카운티 등 모두 4개로, 이들 지역에 대한 수작업 검표가 이루어질 경우 선거결과가 지금과 또 달라질 가능성도 적지않다.

현지시간 10일 플로리다주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부시가 960표로 앞서고 있는데 이는 2개의 카운티를 제외한 것이다. 이 결과와 AP의 비공식 통계가 일치하는지의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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