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에 붕어없다! 복지시설에 복지없다!

따뜻한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등록 2000.12.21 05:40수정 2000.12.2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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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일 군가산점 제도에 대하여 위헌 판결을 끌어내 장애인권상을 받은 정강용 씨(38세, 지체장애 3급. 現 충남 산림환경연구소 공무원)가 같은 문제로 헌법 소원을 제기한 본 기자와의 인연으로 에바다 투쟁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짤막한 논평을 보내왔다.

이 논평은 복지 시설의 민주화나 인권화를 주장해 온 대학생들에게 보다 근본적인 고민과 구조를 파악해 운동을 펼칠 것을 제시하고 있으며 지난 10월부터 장애인시설직원연합회등에서 주장해온 시설예산의 2배수 운동 등에서 있어서도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을 담고 있기에 소개한다.

정강용 씨는 장애인인권상을 받은 다음날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록 상을 수상하긴 했지만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면서 장애인 단체의 관료화와 보수성을 강하게 비판하며 장애인계에도 작지만 원칙과 소신을 지켜 활동하는 인권운동사랑방 같은 단체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따뜻한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복지시설은 결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와 격리된 폐쇠공간인 곳이다. 폐쇠공간을 늘려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사회와 격리시켜야 할 사람들을 대량생산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붕어빵에 붕어없다! 복지시설에 복지없다! 그곳에 예산과 인력을 강화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수약자를 위하여? 폐쇄공간에 소수 약자를 사회와 격리하여 수용하는 것이 소수약자를 위하여인가?

보건복지부 공무원의 밥줄을 위하여는 아닌가? 또 사회 복지사를 위하여는 아닌가? 또 사회사업을 하는 위선자들의 검은 뱃속을 채워주기 위하여는 아닌가?

아닌가? 그렇다면 소수약자를 위하여라는 것은 더 더욱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면 복지시설의 예산과 인력과 장비를 줄여 나가라. 그리고 그 폐쇄된 공간을 허불고 개방된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라.


그 핵심은 복지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을 사회로 돌려보내 복지시설의 바깥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똑같이 더불어 함께 소수 약자들이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개방사회의 적들! 그 위선자들이 판치는 얼음 같은 세상이 아니라면 복지시설은 따뜻한 세상만들기의 최소 최악의 대안이지 결코 최대 최선의 대안도 아니고 차선책도 아니다.


복지시설반대운동(탈시설화)이 따뜻한 세상만들기 운동일 수 있지 않은가?

덧붙이는 글 | 정강용 씨는 2000년 12월 현재 위헌판결에 따라 공무원으로 발령이 나긴 했지만 아직 정식으로 발령 나지는 못한 상태이다

덧붙이는 글 정강용 씨는 2000년 12월 현재 위헌판결에 따라 공무원으로 발령이 나긴 했지만 아직 정식으로 발령 나지는 못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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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eduable.jinbo.net) 사무국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고등교육기회확대와 무장애배움터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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