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님, 안 보이십니까 안 들리십니까 못 느끼십니까

등록 2001.01.01 10:38수정 2001.01.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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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 첫날 너무 심한 소리한다고 화내지 않기 바라지만 화를 내도 할 수 없다. 어차피 고맙다는 인사 받자고 글 쓰는 것은 아니니까.

다만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글을 읽고 불같이 화를 내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그는 좋은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왜냐면 오늘의 현실이 국회의원이라면 화를 낼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원에게는 나중에 정중하게 사과할 것이다. 항의해 주시기 바란다.

우선 하나 묻고 싶다.
국회의원들이 국민들한테 "난 이런 일 했소"하고 자랑할 만한 것이 있으면 말해 주기 바란다. 뭐 지구당 사람들의 민원도 챙겨주고 예산국회 때 지역예산 따 준 정도를 잘 한 일이라고 한다면 그것도 도리가 없겠지. 지역구도 대한민국 땅이고 지역구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그러나 설마 그런 것 잘했다고 자랑까지 할 강심장의 국회의원이 있을까.

대한민국이 생긴 후 오늘까지 어느 국회가 제일 잘했느냐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정치를 잘하기 위해 국회는 있는 것이고 일 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의무사항이다.

그러니 정치 잘했다고 자랑하는 것은 마치 의사가 환자 고쳤다고 자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국회라는 곳이 영 정치를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들을 하니 문제가 심각하다.

누가 그렇게 불경한 생각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바로 국회의원들이 하늘처럼 여기고 있다는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국민들의 생각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아니란 말인가. 그렇다면 이 분 역시 정치를 잘 하고 있는 의원이다. 왜냐면 양심의 작은 조각이라도 있는 국회의원이라면 오늘의 정치를 결코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어느 국회의원이 이런 항의를 했다. 왜 우리만 가지고 욕을 하느냐고... 그래서 내가 물었다. 그럼 누구를 가지고 국민들이 욕을 해야 하느냐고...

생각해 보자.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무엇인가.
돈 많은 재벌인가. 천만에 말씀이다. 지금 참여연대의 투쟁으로 막강재벌 삼성이 전전긍긍하고 있지 않은가. 현대도 힘들고 대우는 망하고 문닫은 재벌들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

지식인이 사회를 지배하는가. 천만에 말씀이다.
지식인이라는 사람들. 머리는 좋을지 모르나 용기도 없고 눈치만 살아서 여기 붙고 저기 붙지만 큰 소리 한번 지르면 찍소리 못하는 존재다. 절대 지배세력이 못된다.

공무원들인가. 역시 천만에 말씀이다.
종이 한 장이면 날아가는 목숨이다. 온갖 연줄 다 찾아 자리 부탁을 하고 경상도 정권 때는 경상도 공무원이 판을 치고 전라도 정권 때는 전라도 공무원이 판을 쳐서 지역편중 인사라는 말썽은 피우지만 결국 정치권 한마디에 낙엽처럼 지는 신세다. 그러니 공무원도 힘 없는 백성들한테는 목에 힘을 줄지 모르나 절대 지배세력이 아니다.

조직폭력배는 어떤가. 자유당 때 이정재다, 유지광이다 해서 힘 좀 쓰는 것처럼 보였으니 본질적으로 이들은 정치판의 하이에나다. 정치판에서 흘린 고기조각이나 얻어먹는 존재라는 것이다. 양은이파 태촌파도 이제 끽 소리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저것 다 따져봐도 그저 그렇고 결국 남는 것은 정치인이고 정치인 중에서도 국회의원이 최고의 지배 세력이다. 법을 만드는 사람들. 악법도 법이어서 걸리면 도리가 없는 법을 만드는 사람들. 남자를 여자로 만들 수는 없어도 그 이외에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국회의원들.

스스로가 독립된 헌법 기관이어서 현행범이 아니면 잡혀가지도 않고 죄를 지었다고 해도 방탄국회만 열고 있으면 끄떡 없는 국회의원들.
이래서 땅 팔아 논 팔아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아우성을 치고 친구도 몰라보고 어른도 몰라보고 형제도 몰라보는 금 뱃지 쟁탈전.

몇 억을 받아 챙겨도 정치자금이라고 하면 면죄가 된다는 국회의원들.
엄청난 죄를 짓고 감옥에 가도 얼마 안가 귀신처럼 빠져 나오는 사람들. 그러니 국회의원은 이 사회를 지배하는 최고 최강의 정치세력이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도 국회에서 NO하면 예산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한다. 대통령 선거 때 개정을 하겠다고 큰 소리 치며 공약한 악법들도 국회의원들이 못하겠다고 버티면 속수무책이다.

이번에 민주당이 3명의 국회의원들을 자민련에 입당시켜 교섭단체를 만들어 줬다고 한나라당이 열길 스무 길 뛰는 것만 봐도 국회의원의 힘이 얼마나 위대하신가를 몸서리치게 느낄 수 있다.

결국 우리 사회의 중심은 정치고 정치의 중심은 국회고 국회의원이 잘못하면 나라가 결단나고 그 책임은 국회의원이 질 수밖에 없으니 오늘날 우리 국민들로부터 욕을 먹는 국회의원들인 것만은 분명한즉 나도 이렇게 겁도 없이 당당히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우선 국회의원한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국회의원들은 오늘의 정치현실이 안 보이느냐는 것이다. 정말 안 보이냐는 것이다. 다음에 계속해 쓰겠다.

다음 제목 : '국회의원님, 안 보이십니까.

덧붙이는 글 | 새 해 첫날 너무 심한 소리 한다고 화내지 않기 바라지만 화를 내도 할 수 없다. 어차피 고맙다는 인사 받자고 글 쓰는 것은 아니니까.

덧붙이는 글 새 해 첫날 너무 심한 소리 한다고 화내지 않기 바라지만 화를 내도 할 수 없다. 어차피 고맙다는 인사 받자고 글 쓰는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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