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 역 장애인 승강기 추락, 그 이후

대책위 구성, 철도청 공개사과와 진상 조사 촉구

등록 2001.01.26 21:04수정 2001.01.2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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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날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장애인 승강기 추락사고와 관련하여 26일 오전 주무부서인 철도청에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졌다. 이에 장애인 단체와 유가족들은 적절한 보상과 함께 정확한 사건 진상을 촉구하고 있다.

장애인 단체와 유가족 대표로 구성된 가칭'오이도역 장애인용 수직형 리프트 추락참사 대책위'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조사위를 꾸리고 철도청의 공개 사과와 함께 철도청장의 사퇴를 요구하였다.

철도청은 이와관련 공무원에 대한 내부 조사에 들어가는 한편 약 1억 7천만원의 보상금과 위로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중인 고재영 할아버지는 지금 현재 상태가 많이 호전 되었으나 부인을 잃은 충격 때문에 외부인과의 접촉을 일절 피하고 있다.

이번에 사고난 장애인 승강기는 일반 엘리베이터와 그 형태는 비슷하지만 그 설계 개념은 상당히 다른 수직형 리프트로 주로 적은 공간 점유률과 수월한 공사로 기존 건물을 바꾸지 않고 1~2층 정도를 수직 이동할 때 설계된다.

대부분의 지하철 내 장애인 리프트의 경우 계단에 부착하는 고정형이지만 이번 4호선에 설치된 수직형리프트는 작년 상반기 철도청이 기존의 고정형 대신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이 리프트를 설치한 것으로 밝혀져 사건 전말에 더욱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이번에 이 제품을 납품한 업체는 이번 리프트를 자체 개발하여 안산선 전철 연장선(신길온천-정왕-오이도역)에 4면 완전 투명 수직형 리프트 10대를 국내 처음 설치했다.


이 수직형 리프트의 경우 아직 우리나라에는 안전 기준조차 법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이 업체가 개발한 이 모델은 인버터 프로그램 제어방식으로 속도변환이 부드럽고 착상이 정밀하고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어온 모델이라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사건 초기에 제기되었던 승강기 자체 결함이나 부실시공 보다는 철도청의 관리 소홀이나 시공업체가 본 모델 개발 업체가 아닌, 하도급 시공업체의 부실 여부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프트 바깥에는 CCTV설치가 되어 있고 역무실과 통화를 할 수 있는 인터폰이 설치되어 있어 사건 당시에 정황이 찍힌 필름이나 목격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철도청과 오이도 역 관계자의 사건 은폐 및 조작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장애인 리프트의 경우 사잔에 역무원과 인터폰으로 연락하게 되어 있고 CCTV로 모니터링 했다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뒤에 사건 현장에 도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 있어 철도청이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충분한 보호조치를 태만이 한 책임도 면치 못함을 잘 보여 준다.

또한 이 새로 개통한 수직형 장애인 리프트는 철도청이 이미지 개선을 위해 시범적으로 시공한 것으로 이후 연차적으로 서울과 수원, 인천지역 96개 주요 역에 설치된 계단부착형 리프트 340여개도 수직형으로 교체할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유수의 건설 시공업체가 참여, 부정과 뇌물 수수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철도청의 위기관리능력이 형편없음이 여실없이 드러났으며 앞으로 밝혀질 사건의 진상과 장애인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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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eduable.jinbo.net) 사무국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고등교육기회확대와 무장애배움터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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