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미 스토리사격장 주민마찰 다시 시작

학생, 시민단체 연대투쟁 계획, 전면전 예상

등록 2001.02.07 10:36수정 2001.02.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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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평면 주민들이 지난해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투쟁을 통해 폐쇄운동을 벌였던 스토리사격장 폐쇄투쟁이 연말과 설을 지나면서 토지보상 쪽으로 선회하는 듯하더니 최근 영농철을 앞두고 미군들의 탱크훈련이 잦자 또 다시 폐쇄주장이 제기되며 마찰이 일고 있다.

또 "탱크가 짓밟은 벼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가 아무런 진전이 없다"며 미군들에 대한 불신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에도 마을에 진입한 미군탱크를 저지하는 등 지난해보다 거센 항의로 한미간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 농민은 "벼 피해 보상문제에 대해 미군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미군들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표현했다.

주민들은 미군 탱크의 마을진입에 대해 취했던 한동안의 유화적인 입장을 접고 초등학생들의 수업방해와 깜짝병(경기를 일으키는 증세), 진동으로 인한 주택파손 등을 이유로 탱크의 마을진입을 거부하는 등 항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대학의 개강과 더불어 학생단체와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갖고 항의시위를 준비하는 등 이른바 춘투(春鬪)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군과 주민간의 전면전도 예상되고 있다.

한편 경기도 파주시에 공문을 보내 스토리사격장과 사격장 인근의 계약이 끝난 국유지에 대해 농민들에게 재계약 금지요청을 하는 등 양면성을 보였던 국방부는 3일 주민들에게 설명하기로 했던 토지보상에 관한 입장발표를 10일께로 미루는 등 입장정리에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군관계자들은 또 지난 1일 스토리사격장 사유지 매수와 관련 언론보도가 계속되자 파주시청 기자실을 방문, 엠바고(보도자제) 요청을 해 오기도 했다. 이날 군관계자는 국방부 등에서 2월 중순께 파평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임을 밝히고 이때까지 보도자제를 요청했다.


군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언론이 일방적으로 농민들의 입장만 보도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며 항의성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 참석 기자들은 군관계자의 보도자제 요청에 대해 "그 동안 국방부가 폐쇄적인 밀폐행정을 해 왔고 농민들은 모든 과정을 언론에 공개해 왔다"며, "전과정을 공개하고 한국민 편에서 보도해야지 보도자제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민들도 "주민들에 대한 엄밀한 검토 없이 토지매수 문제를 조기매듭 지으려다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자 이를 사전에 무마하기 위한 술책"이라며 비난했다.

한편 파주시는 국방부의 스토리사격장 내 국유지 임대영농 금지요청에고 불구하고 지난해 12월로 임대가 끝나는 6농가 11필지 2만8456평방미터에 대해 재계약을 허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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