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뢰금지조약에 서명하라"

미 종교, 인권 단체들 기자회견 열어

등록 2001.03.23 07:38수정 2001.03.2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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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뢰금지조약에 서명하라는 촉구가 다시금 일고 있다.

미국의 종교 지도자들과 시민 활동가들은 지난 3월 8일 국회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시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이 피해간 이 조약에 서명하라고 촉구했다. 4년 전 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뢰 생산과 사용을 금지하는 조약에 서명을 거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밥 에드가 미국 교회 협의회(NCC) 사무총장은 지뢰는 "실패한 무기"라면서 이는 시민들의 생명을 앗아갈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뢰 희생자 중 80%가 시민이며 그 중에도 어린아이들이 그 피해가 가장 심하다고 말했다.

제임스 P. 맥가번 민주당 의원은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21세기를 위한 현대적인 미국군을 만들겠다고 천명한 시점에 지뢰 사용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뢰 제거를 위한 노력으로 1997년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조디 윌리엄스는 "미국은 지뢰 희생자들을 위해 의미 있는 돈을 쓰고 있으며 거기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노력은 조약에 서명할 때까지는 문제 해결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지뢰 폭발로 어린 시절 왼쪽 다리를 잃은 17세 소녀는 "신지 못하는 신발 한 짝이 내 잃어버린 다리를 생각나게 하기 때문에 신발을 살 때마다 한쪽 신발을 감춰 놓아야 한다"며 미국은 즉시 조약에 서명하라고 말했다. 캄보디아에는 1천만 개의 지뢰가 있다.

한 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팔과 다리, 그리고 손을 잃은 수많은 지뢰 피해자들도 함께 참석했다. 또, 단상 옆에는 팔 다리 보철기, 샌달과 부츠, 슬리퍼들과 테니스화를 잔뜩 쌓아 놓았다.


미국은 1996년부터 지뢰 생산을 하지 않고 있으며 1992년부터 대인 지뢰 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미국은 남한에 대한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방어 목적으로 지뢰가 계속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999년 미 클린턴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한국에서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남한의 군사 경계선에 지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지뢰를 비축하고 있는 나라는 105개국이며 그 양은 2억 5천만 개에 달하고 있다. 미국에는 약 1100만 개의 지뢰가 비축되어 있으며 이 숫자는 중국, 러시아, 벨라루스에 이어 제 4번째다.


부시 행정부는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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