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주행차량 아동 96% 보호장치 전무

등록 2001.04.23 17:36수정 2001.04.2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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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에 탑승한 어린이의 96.2%가 안전벨트나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아 치명적인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통전문 시민단체인 '교통문화운동본부'(대표 박용훈)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경부고속도로 궁내동 및 매송 톨게이트에서 어린이 탑승 승용차 960대(탑승어린이 1천1백48명)를 대상으로 '안전벨트 착용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보호장구나 안전벨트를 착용한 경우는 12.3%인 14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또한 안전벨트를 착용한 어린이 가운데 97명은 성인용 벨트를 그대로 착용해 벨트가 얼굴이나 목부위를 지나는 등 착용상태가 불량했으며, 보호장구와 보조벨트를 정상적으로 착용한 어린이는 3.8%인 44명에 불과해 착용률이 매우 저조했다.

이번 조사는 조사원이 톨게이트에서 육안으로 관측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대상 차종은 승용차와 소형승합차로 한정한 결과이다.

교통문화운동본부는 이번 결과에 대해 성인 운전자들의 착용률인 97%와 비교해 매우 저조하며, 우리나라 교통사고 분석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뒷좌석에 승차중 사망자의 94.1%와 부상자의 94.5%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통문화운동본부 관계자는 "어린이의 안전장구 착용률이 낮은 것은 현행 도로교통법에 어린이 보호관련 규정이 미비하고 홍보와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며 "4월부터 경찰의 단속이 강화됐지만 고속도로 주행차량의 뒷자석 탑승 어린이들은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어 이를 시정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제 48조의2에 안전벨트 착용과 관련된 내용은 있지만 어린이 보호장구의 적용범위와 착용방법, 어린이용 벨트의 착용법에 대한 내용이 누락돼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75년부터 승차 중 교통사고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용 안전장구 보급을 강화해 왔으며, 자동차 탑승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관련법에 상세히 명시 △체중이 10㎏이하(20∼22파운드) 영아(24개월 미만)는 보호장구를 후면식(rear-facing) △체중이 10∼18㎏(22∼40파운드) 유아(24개월∼6세 미만)는 보호장구를 전면식(forward-facing) △그외에 체중 18㎏(40파운드)이상, 키 150㎝ 이하 어린이는 자기 체형에 맞게 조절 가능한 어린이용 벨트 또는 보조시트(Booster seat)를 착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고속도로안전청(NHTSA) 조사 결과 어린이가 안전벨트나 보호장구를 제대로 착용하게되면 영아는 치사율이 71%, 유아는 54%가 감소하고, 보조벨트를 착용하는 어린이는 치사율이 4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약 4천명의 어린이를 교통사고로부터 구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교통문화운동본부는 선진국의 경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법제화하고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영·유아 및 어린이의 체형벌 보호장구 및 안전벨트 착용 규정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운동본부는 관련법(도로교통법 시행령 및 규칙)에 영·유아 및 어린이를 위한 보호장구 및 안전벨트 착용 규정을 추가하고 강화할 것을 경찰청 등 관계부처에 건의했으며, 오는 5월 어린이달을 맞아 어린이 안전장구 보급 및 착용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 교통문화운동본부는 지난 2000년부터 안전벨트 착용률을 2002년까지 85%로 높이기 위한 '벨트코리아 2002' 운동을 계속해서 펼쳐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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