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학생·학부모를 투쟁에 이용했다?

서울시교육청 직무연수 '강연' 파문

등록 2001.06.12 13:29수정 2001.06.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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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지난 5월 30~31일 서울학생교육원 대천임해수련분원에서 사립학교 행정실 직원 2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특별시 사립학교 사무직원 직무연수'에서 연수 목적과는 전혀 상관없는, 전교조 및 서울 상문고의 사학민주화 투쟁을 일방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강의를 포함시켰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직무연수교재에 실린 '사립학교 사무직원 직무연수 실시 계획'에 따르면 이번 연수는 △사립학교 사무직원의 직무수행 능력향상 △학교예산 및 국고지원금의 효율적 관리방안 모색 △사립학교 사무직원·교육청 담당자와의 대화 등이 목적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학생과 학부모를 투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전교조'

문제가 된 부분은 직무연수 첫 날인 5월 30일 진행된 원영상 한국사립중·고법인협의회 사무총장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실상'이라는 주제 발표 내용이다.

'서울특별시 사립학교 사무직원 연수교재'에 따르면 원사무총장은 주제 발표문을 통해 '전교조의 기본이념' '투쟁목적은 재단퇴진' '학생과 학부모를 투쟁도구로 이용' 등을 지적하며, "전교조 교사들이 수업을 통해 학생을 의식화 시키고, 학생을 선동하지만 학습지도에는 소홀하고, 교사들이 학교 운영권을 장악하려 한다"고 표현했다.

원사무총장의 주제 발표문 네 번째 항목인 '수업을 통한 학생 의식화'의 경우 전교조가 합법화되기 이전 문교부에서 펴낸 '편향된 의식화 활동과 참교육의 실상'이라는 자료에서 그대로 원용한 것으로, 전후 맥락을 생략한 채 일방적인 전교조 비방의 내용을 담고 있다.

원사무총장은 또한 '참교육을 주장한 교사들이 제시한 개편교과서 지침서(중학 국어 1-1)'를 거론하며, "지침서의 근본 의도는 반공·분단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민족, 자주의 세계관에 걸맞는 교육 획책",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의 목표는 무시하고 지역성, 사회계층성 등에 주안점을 두어 지도하도록 유도", "의식화 교육에 적합한 자료로 지도하도록 유도"라고 비난했다.


원사무총장은 전교조 교사들이 학생을 선도하고 학습지도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 예로 '교원노조 단체교섭 과정에서 조합활동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과정과, 최근 관심을 끌었던 서울 상문고 투쟁 과정을 거론했다.

특히, 상문고 투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원사무총장은 이 학교 상미교 교사들이 제공한 자료를 예로 들어 "교사들이 학생들을 선동해 의식화시켰고, 2001년 1월 재단 복귀 결정 후 불법농성, 법인 사무실 기습난입을 시도했다"고 기술했다. 또한 지난 제219회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록 가운데 신입생 재배정을 찬성했던 상문고 한 학부모의 발언을 예로 들어 "학생과 학부모를 투쟁도구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재정지원만 했을 뿐"…"시교육청이 선택한 원고일 뿐"

이번 연수에 참가했던 서울 A고등학교 행정실 직원 이경호(가명) 씨는 "이번 직무연수가 사립학교의 재정결함, 예결산, 보수, 세입 등 관련업무에 관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이런 강의가 들어 있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의 실무를 담당했던 시교육청 사학진흥계 이병호 씨는 "이번 연수는 서울시 사립학교 행정실장협의회 주최로 매년 2차례 개최하는 일종의 자율연수"라며 "시교육청은 자금 지원과 공문 발송 이외에는 아무런 주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문제가 되고 있는 원사무총장의 강의에 대해 "지금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며 "그냥 대외적으로 나와 있는 자료를 원사무총장이 정리해 실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파문의 당사자인 원영상 사무총장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한 내용으로 특강을 해달라고 부탁해 두 개의 원고를 보냈더니 그 가운데 하나를 시교육청이 선택해 실은 것"이라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실상'이라는 제목도 내가 정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전교조, 상문고 "강력한 법적 대응 불사"

이번 사태에 대해 장석웅 전교조 사무처장은 "사립학교법 개정 논의가 첨예한 상황에서 시교육청이 사학재단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사람을 직무연수의 강사로 선정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이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원하는 전국민의 요구를 막아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장사무처장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전교조에 대한 이런 식의 연수강의는 90년 이후 처음인 것 같다"며 "전교조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상문고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만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인환 상문고 공대위 대표교사는 "전후 내용을 살펴보지도 않고 상미교 교사들이 제공한 자료에 따라 공정치 못한 내용을 공식적인 연수에서 진행한 것에 대해 참을 수 없다"며 "이는 엄연한 명예훼손이므로 조만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실상' 주제 발표 발췌문

1. 전교조의 기본이념

가. 전교조 결성선언문에 나타난 표현

…현재의 사회모순과 교육모순을 낳고 있는 반민족적·반민주적·독재정권과의 투쟁에 떨쳐나선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학생, 양심적 지식인 등 모든 민족·민주세력과 굳게 연대하여 교육민주화와 사회민주화, 그리고 통일에의 그날까지 줄기찬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선언문 중에서) <이하 생략>

3. 학생과 학부모를 투쟁도구로 이용

가. 상문고 학부형의 증언(제219회 국회 교육위원회회의록(2001.3.13) 중에서)
저희 아들이 1학년에 입학했는데 그 때 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입학식은 물론 없었습니다. 입학식장에서 학부모들이 데모를 한 것은 물론이고 ○○○ 교장선생님을 학생들이 나와서 끌고 나가더라고요…그 다음에 한 시간도 교과서에 대해 배운 바가 없습니다. 

대신에 첫 시간부터 뭘 했느냐 하면 현재 상문고를 이끌고 계신 전교조 교사들께서 재단에 대해서 지난 94년부터 투쟁한 기록과 일지를 며칠간 계속해서 비디오로 쭉 보여주고 앞으로 있을 재단과의 장기적 투쟁에 대해서 미리 사전 의식교육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략>

작년 2000년의 상황을 말씀드리면 1월에 선생님들 점거농성, 2월에 학생회 시위, 3월에 교육청 관선이사 파견에 대한 인권선언 축제…데모지요.… <중략>…학부모들이 학내시위에 동원되고 참석한 것은 수도 말할 수 없고 전체 학사일정이 온통 시위, 찬반투표, 수업거부로 범벅이 되고 있습니다. <중략>

4. 수업을 통한 학생 의식화(<편향된 의식화 활동과 참교육의 실상>(문교부) 중에서)

가. 수업을 통한 특정의식 주입.
- '교과서에 수록된 반공교육 내용은 현실과 다르기 때문에 공부할 필요가 없다.'
- 북한 사진첩을 보여주며 '북한은 잘 살고 있다.', '6.25는 미군에 의한 북침이다.
- 문 목사가 용기를 내어 북한에 들어가 김일성 주석을 만난 것은 용감한 일이다. <중략>

다. '참교육'을 주장한 교사들이 제시한 개편교과서 지침서(중학국어 1-1)
1) 지침서의 근본 의도(지침서 총론 부분)
- 반공·분단 이데올로기, 지배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민족, 자주, 민중, 주체의 세계관에 걸맞는 교육 획책.

2) 지도상의 유의점
-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의 목표는 무시하고 지역성, 사회계층성, 사회비판성 등에 주안점을 두어 지도하도록 유의.
-  교과서 본문 내용을 지배 이데올로기의 강화, 반근대 복고주의, 순응적 개인주의, 국가주의, 개량주의라는 측면에서 매도하고 의식화교육에 적합한 자료로 지도하도록 유도. <중략>

5. 학생 선동 및 학습지도 소홀

<중략>

나. 상문고 교사의 학생 선동 및 교사(상문고 상미교 교사 제공자료) 중에서
- 2000년 1월 재단의 복귀결정이 있자 불법농성, 법인 사무실 기습난입, 졸업생 및 재학생들을 교육청 앞으로 불러내어 시위를 하는 등 재단복귀 반대 투쟁에 동참하도록 하였으며 2000학년도 인사에서 전교조 교사들은 학교를 장악하고 학생들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움직이기 위하여 학교의 모든 부장과 학급담임을 자신들이 차지하여 학교는 완전히 전교조 교사들에 의하여 좌지우지되었습니다. <중략>

- 2000년 7월 14일 전교생이 시청하는 학교방송 토론회에서 "교과서가 아닌 시위를 통해 의식이 향상되는 살아있는 교육이 중요하다. 역사는 악법을 깨뜨려가는 과정이다. 영국은 고등학생의 시위문화를 통해 민주주의가 상승되었다"라는 말로 학생들을 선도함. <중략>

7. 사립학교법 개정 투쟁

<중략>

다. 사립학교관련법 개정 투쟁현황
1) 사학비리 폭로·과대선전 : 과거에 있었던 사례 반복 발굴 선전.
2) 인터넷과 홈페이지에 글 올리기 : 과거의 사학비리 사례까지 집중 선전, 사립학교법 개정요구 등.
3) 사학법 개정 반대자 협박 : 반대 발언하는 국회의원의 소속 지역구에서 집단시위 자행 등.
4) 관련 정치인 방문 : 협박·야유성 발언 반복하기.

덧붙이는 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실상' 주제 발표 발췌문

1. 전교조의 기본이념

가. 전교조 결성선언문에 나타난 표현

…현재의 사회모순과 교육모순을 낳고 있는 반민족적·반민주적·독재정권과의 투쟁에 떨쳐나선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학생, 양심적 지식인 등 모든 민족·민주세력과 굳게 연대하여 교육민주화와 사회민주화, 그리고 통일에의 그날까지 줄기찬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선언문 중에서) <이하 생략>

3. 학생과 학부모를 투쟁도구로 이용

가. 상문고 학부형의 증언(제219회 국회 교육위원회회의록(2001.3.13) 중에서)
저희 아들이 1학년에 입학했는데 그 때 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입학식은 물론 없었습니다. 입학식장에서 학부모들이 데모를 한 것은 물론이고 ○○○ 교장선생님을 학생들이 나와서 끌고 나가더라고요…그 다음에 한 시간도 교과서에 대해 배운 바가 없습니다. 

대신에 첫 시간부터 뭘 했느냐 하면 현재 상문고를 이끌고 계신 전교조 교사들께서 재단에 대해서 지난 94년부터 투쟁한 기록과 일지를 며칠간 계속해서 비디오로 쭉 보여주고 앞으로 있을 재단과의 장기적 투쟁에 대해서 미리 사전 의식교육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략>

작년 2000년의 상황을 말씀드리면 1월에 선생님들 점거농성, 2월에 학생회 시위, 3월에 교육청 관선이사 파견에 대한 인권선언 축제…데모지요.… <중략>…학부모들이 학내시위에 동원되고 참석한 것은 수도 말할 수 없고 전체 학사일정이 온통 시위, 찬반투표, 수업거부로 범벅이 되고 있습니다. <중략>

4. 수업을 통한 학생 의식화(<편향된 의식화 활동과 참교육의 실상>(문교부) 중에서)

가. 수업을 통한 특정의식 주입.
- '교과서에 수록된 반공교육 내용은 현실과 다르기 때문에 공부할 필요가 없다.'
- 북한 사진첩을 보여주며 '북한은 잘 살고 있다.', '6.25는 미군에 의한 북침이다.
- 문 목사가 용기를 내어 북한에 들어가 김일성 주석을 만난 것은 용감한 일이다. <중략>

다. '참교육'을 주장한 교사들이 제시한 개편교과서 지침서(중학국어 1-1)
1) 지침서의 근본 의도(지침서 총론 부분)
- 반공·분단 이데올로기, 지배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민족, 자주, 민중, 주체의 세계관에 걸맞는 교육 획책.

2) 지도상의 유의점
-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의 목표는 무시하고 지역성, 사회계층성, 사회비판성 등에 주안점을 두어 지도하도록 유의.
-  교과서 본문 내용을 지배 이데올로기의 강화, 반근대 복고주의, 순응적 개인주의, 국가주의, 개량주의라는 측면에서 매도하고 의식화교육에 적합한 자료로 지도하도록 유도. <중략>

5. 학생 선동 및 학습지도 소홀

<중략>

나. 상문고 교사의 학생 선동 및 교사(상문고 상미교 교사 제공자료) 중에서
- 2000년 1월 재단의 복귀결정이 있자 불법농성, 법인 사무실 기습난입, 졸업생 및 재학생들을 교육청 앞으로 불러내어 시위를 하는 등 재단복귀 반대 투쟁에 동참하도록 하였으며 2000학년도 인사에서 전교조 교사들은 학교를 장악하고 학생들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움직이기 위하여 학교의 모든 부장과 학급담임을 자신들이 차지하여 학교는 완전히 전교조 교사들에 의하여 좌지우지되었습니다. <중략>

- 2000년 7월 14일 전교생이 시청하는 학교방송 토론회에서 "교과서가 아닌 시위를 통해 의식이 향상되는 살아있는 교육이 중요하다. 역사는 악법을 깨뜨려가는 과정이다. 영국은 고등학생의 시위문화를 통해 민주주의가 상승되었다"라는 말로 학생들을 선도함. <중략>

7. 사립학교법 개정 투쟁

<중략>

다. 사립학교관련법 개정 투쟁현황
1) 사학비리 폭로·과대선전 : 과거에 있었던 사례 반복 발굴 선전.
2) 인터넷과 홈페이지에 글 올리기 : 과거의 사학비리 사례까지 집중 선전, 사립학교법 개정요구 등.
3) 사학법 개정 반대자 협박 : 반대 발언하는 국회의원의 소속 지역구에서 집단시위 자행 등.
4) 관련 정치인 방문 : 협박·야유성 발언 반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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