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노래하는 가수 박성환

민음협 소속 민중가수 박성환 씨 1집 <시절가>

등록 2001.06.13 14:41수정 2001.06.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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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는 "좋은 낡은 것 말고 나쁜 새로운 것 위에 건설하라"고 말했다. 가수 박성환의 노래는 그런 의미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는 어지러운 이 시대에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므로.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독일로 유학을 다녀왔지만 민중가수로 활동해 온 독특한 경력을 가진 그는 98년 민가협 시민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 <시절가>는 그가 가수 활동 6년만에 내놓는 앨범이며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들어감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가 민중가수로 활동했다고 해서 그의 이번 앨범이 80년대를 풍미했던 군가풍의 투쟁가요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의 이번 앨범은 락음악을 주종으로 하면서 발라드와 포크음악의 느낌을 믹스시킨 부드럽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그의 앨범을 리드하는 것은 락과 발라드, 블루스를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이다. 또한 이번 앨범의 세션들은 모두 인디밴드 등에서 오랫동안 음악활동을 했던 베테랑들이며, 음반의 프로듀서는 인디락그룹 프리다칼로의 리더 김현 씨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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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범 <시절가>
ⓒ 태광음반
첫 번째 노래 '내 잠 속에 내리는 비'는 맑게 떨어지는 빗소리와 '문 리버(Moon River)'의 인트로가 감각적이다. 두 번째 노래 '푸른 외등'에서는 박성환의 힘찬 목소리가 정적을 깬다. 전자 기타 소리가 라이 쿠더(Ry Cooder)의 'UFO Has Landed In The Ghetto'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세 번째 곡 '사대주의'는 작금의 현실을 꼬집는다.

무엇보다 가수 박성환의 의지를 담은 곡은 '희망에 대해 말씀 드리지요'. 이 곡은 밝고 경쾌한 리듬이 기타와 드럼의 연주를 타고 흐른다. 그는 '허기진 배를 잡고 하늘 원망해도 절망에 끝에선 모든 것 가능해'라며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그는 '겨울 물고기'의 가사처럼 '삶이란 얼마나 지루한가',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꽃을 보면 언제나 부끄러워'라며 삶의 지루함을, 삶의 겸손을 직시하며 희망은 막연하지만 우리 삶의 자체라고 역설한다.

도종환 시인과 정호승 시인의 시에 음을 붙여 노래한 곡을 포함, 모두 10곡이 들어있는 그의 앨범 <시절가>는 20여년을 지나온 민중음악의 역사가 아직 쇠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한 젊은이의 세상을 향한 희망을 담은 작은 외침이다. 느리게, 혹은 빠르게 그의 희망이 울려 퍼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구입문의는 민음협 364-8031 이나 http://www.namusori.pe.kr 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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