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남짓의 흥겨운 파티

본조비의 첫 라이브 앨범 'One Wild Night'

등록 2001.06.27 17:34수정 2001.06.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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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뮤지션이 철학자나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것이 마치 의무인 양 떠드는 사람들이 많다. 모가수의 이번 앨범에는 문제 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느니 진취적인 실험 정신이 부족하다느니 하면서 말이다.

락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 본조비나 블링크를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그들은 당신을 이단으로 취급할 것이다. 사람들은 상업성과 락 스피릿의 결여 운운하며 쉽게 그들을 비판한다.


그러나 꼭 음악이 어려운 테크닉과 기술을 많이 시도하고 인생의 심오함이나 사회의 문제들을 담아야 하는가. 꼭 그런 음악이 좋은 음악이고 시시껄렁한 사랑 노래는 저급한 음악인가. 필자는 여기에 한 가지 답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이들은 음악에서 문제의식을 찾고자 할 수 있고, 어떤 사람들은 음악이 단지 즐거움이기만을 바랄 수도 있다.

본조비의 첫 라이브 앨범 'One Wild Night'은 후자들에게 아주 좋은 앨범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일관된 목소리로 즐거운 음악을 들려준 그들다운 앨범이기 때문이다. 스티브 바이나 잉위 맘스틴 같은 현란한 기타 솔로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드림 씨어터 같이 정확한 연주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 앨범은 팬들과 같이 호흡하는 밴드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 그들의 베스트를 기대하는 사람은 다소 실망할 수 있다. 앨범 자켓에는 1985년부터 2001까지라고 적고 있지만 수록된 대부분의 연주가 1990년대 후반 이후의 투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 앨범은 심오하고 어려운 연주를 들려주는 앨범도 아니고 베스트 앨범도 역시 아니다. 그러나 단지 음악이 즐겁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아주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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