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조간 - 7월 13일자]이문열 "나는 친일 문제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이다"

등록 2001.07.12 20:35수정 2001.07.1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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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 발표 후, 소설가 이문열 씨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시론 '신문 없는 정부 원하나'를 시작으로 이문열 씨와 관련된 공방이 '곡학아세'에서 '홍위병' 등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7월 13일자 조선일보는 하단의 광고를 제외한 8면 전면을 할애해 논쟁의 주인공인 이문열 씨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씨는 '신문 없는 정부 원하나'라는 글을 왜 썼냐는 기자의 첫 질문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며, "어떤 사안에 대해 혐의를 잡고 단지 검찰에 고발하는 단계의 발표를 공중파 방송 3곳이 약속이나 한 듯 생방송을 하고", "'DJ 비자금 조사는 안 하느냐'고 묻는 한 기자의 질문을 아무 설명없이 끊어버리는 것은 마치 나치의 요제프 괴벨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지켜내기만 하고 뭔가를 바꿔보겠다는 노력이 없으면 발전도 없을 것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씨는 친일문제를 예로 들면서, "내가 만약 그 20년 전에 태어났다고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할 때가 많다"며, "어느 누구든 그 혐의를 어떻게 벗을 수 있겠는가", "욕먹을 얘기지만 나는 친일 문제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런 친일 관련 발언이 상당한 비판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범위와 정도를 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우리는 그것에 대한 합의가 없다"며, "프랑스와 독일의 예를 우리와 비교하면 2차대전 중 5년 '점령'당한 나라와 36년동안 '합방'당한 우리가 어떻게 똑같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범위가 애매하면, 그 때 태어났다는 것, 그 때 살았다는 것 자체가 친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홍위병 발언에 대해서는 "다수를 확보하지 못한 정권, 그리고 국가의 공권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의 권력은 비정규, 비제도적 폭력에 기대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면서 "경찰이나 군대를 동원할 수 없을 때 이 힘을 빌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익명성에 숨어 횡포를 벌이고 여론을 호도하는 네티즌들의 언어폭력이 너무 심하다는 이 씨는 "실명제로의 전환 및, 한 사람이 하루에 올릴 수 있는 글의 수를 제한하려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한 이 지면을 통해 호남 출신 정권에 대한 영남 출신 작가의 비판은 지역감정이 아니며, 황석영 씨는 존경하는 선배로 인간적으로 언제 만나도 반갑게 술 먹을 수 있는 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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