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바보'는 <조선일보바로보기>라는 말의 약칭이다. 이 '조선바보'의 지역 운동이 충북의 옥천·영동·청주를 거쳐 영남의 대구·창원·남해, 제주의 서귀포, 광주와 전주, 그리고 대전에 이어 드디어 충남 홍성에서도 시작되었다.
7월 2일자 <홍성신문>은 홍성지역 '조선바보' 운동의 옹골찬 속내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조선바보' 운동 사이트인 http://www.mulchong.com (지역전투보기:홍성물총)에 들어가 보면 참으로 놀랍도록 왕성한 활력이 철철 넘쳐난다.
홍성은 참으로 멋진 동네다. 고려말 충신 최영 장군, 사육신의 중심 인물인 성삼문과 한말 의병장 김복환, 청산리 전투의 김좌진 장군, 민족 시인 한용운 등 숱한 독립지사들을 배출한 지역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홍성은 <홍성신문>의 전신인 <주간홍성>으로 말미암아 아주 일찍이 '지역신문'의 효시를 이룬 곳이기도 하고, 1996년의 15대 총선 때 충청도에서 유일하게 '신지역감정바람'을 극복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 홍성이 하도 부러워서 15대 총선 직후 <태안신문> 지면에 「홍성이 부럽습니다」라는 제하의 칼럼을 썼다가 지역감정바람의 화신이 된 사람들로부터 "그렇게도 홍성이 부러우면 이사를 가면 될 것 아니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이다." 등등의 말로 연일 전화 폭력(테러)에 시달렸던 일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어쨌거나 홍성이 멋진 고장이라는 내 인식은 변함이 없다. 그런 홍성에서 충남의 여타 지역보다 맨먼저 '조선바보' 운동이 일어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조선일보바로보기홍성시민모임>은 확실하게 홍성의 위용 한 가지를 첨가해주었다. 적어도 정신적으로는 충남에서 가장 우월하고 중심적인 고장이라는 찬사를 들을 만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조선일보는 일제시대 일본 천황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고 천황 만세를 외쳤는가 하면 우리 청년들에게 일제 침략 전쟁에 총알받이로, 위안부로 나가라고 부추긴 신문이다. 그러면서도 이 신문은 자신들의 추악한 과거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늘까지 오히려 자신들이 민족지였다고 국민들을 속여오고 있다.
뿐인가, 유신독재 시절에는 본분과 양심을 지키려는 기자들을 수십 명이나 쫓아내고, 80년대 초에는 신군부 세력과 야합하여 연일 전두환 찬양가로 신문을 도배질한 대가로 이른바 '최대 신문'의 위치를 점했으면서도 '정론지'로 가장하여 행세해 오고 있다.
240만부가 넘는다는 최대 발행 부수를 믿고 순진한 독자들을 쥐락펴락하며 조선일보가 행사해 온 언론 권력의 실상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오죽하면 사주를 일러 '밤의 대통령'이라고 칭송하고, 신임 편집국장이라는 자가 조선일보의 권력이 정치 권력을 능가한다고 큰소리치겠는가.
조선일보는 우선 속성적으로 너무도 문제가 많은 신문이다. 친일 세력으로부터 시작해서 사대주의 세력, 군사독재세력과 혼연일체가 되어 온 그 내력을 그들은 도저히 극복할 수가 없다. 기나긴 독재 시절 내내 '언론 자유'라는 말 한마디 내지르지 않고 국민을 속이기만 하더니, 신문 개혁이 시대적 당위로 대두된 지금에는 외려 언론 자유를 목청껏 강변한다.
그들은 지금 국민이 피흘려 이룩한 민주화의 과실을 가장 많이 누리고 최대한의 언론 자유를 구가하면서도 국민에게 고마운 줄도,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저들이 지금 정부의 세무 조사에 맞서, 국민의 열화와 같은 신문 개혁 요구에 대항하여 앙탈하듯 저희들 신문을 사보나 전단처럼, 또는 한나라당의 당보처럼 만들고 있는 가증스러운 행태를 보라. 광분이 아니고 무엇이랴. 오로지 세금을 포탈한 비리 사주를 보호하기 위한 신문, 저희들의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밖에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조선일보 같은 얼치기 신문을 그대로 두어서는 정치 발전도 경제 발전도 남북 대화도 평화 통일도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이 신문 개혁을 소망하는 모든 사람들의 신념이다. 그렇다. 무슨 일이건 간에 발목을 잡고 딴죽을 걸고 비틀어대고 훼방하는 수십 년 불변의 수구 신문이 존재하는 한, 그들이 그런 무한대의 권력을 소유하고 행사하는 한 진정한 사회공동선은 성립될 수가 없다.
우리는 진정으로 조선일보를 바로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기회에 명확하게 신문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김영삼 씨처럼 신문재벌들과 뒷거래를 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신문개혁을 이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김대중 대통령에게는 큰 업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신문 개혁은 차후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에게 큰 덕이 될 것이다. 이회창 씨도 오늘 그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오늘의 신문 개혁은 나라와 민족의 백년 대계에 빠져서는 안될 참으로 중요한 과제다. 진정한 신문 개혁을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충남의 명예를 살리며 충남에서는 최초로 홍성에서 시작된 '조선바보' 운동은 충남지방 전역으로, 그리고 전국적으로 힘차게 확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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