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맨 컴플랙스 - 장애인은 천재다?

등록 2001.08.02 08:04수정 2001.08.0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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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각장애인 송광우 교사 “아이들 목소리로 성격까지 파악해요”
뉴스제공시각 05/11 13:33 출처 국민일보

복직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었던 시각장애인 송광우 교사(30)가 마침내 교단에 돌아왔다.

송 교사는 10일 충남 당진군 남산초등학교에 부임, 2학년 담임으로 제자들을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갑자기 시력을 잃어 휴직한 지 1년만이었다.장애인이란 편견을 딛고 교단에 다시 선 송 교사는 “교육청으로부터 9일 오후 발령 통보를 받고 한숨도 못잤다”고 말했다.

(중략)

수업을 지켜본 김지연 교감은 “송 교사가 반 아이들의 목소리를 빨리 익히고 목소리를 통해 아이들 개개인의 성격을 대부분 알아맞춰 놀랐다”며 “아이들도 송 교사를 거부감없이 잘 따랐다”고 말했다.학교측은 앞으로 송 교사가 수업이나 학생지도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키로 했다.

(중략)

하지만 송 교사는 아직도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꺼리는 학부모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대화를 통해 그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후략)


/장지영기자 jyjang@kmib.co.kr


흔히 성공했다고 회자되는 장애인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으로 이야기되곤 한다. 위 기사의 시각장애 선생님이 아이들의 목소리만 듣고도 그들의 성격까지도 파악하는 능력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일반적인 장애인에 대한 시각이 'Disabled', 즉 할 수 없는 사람인 반면 소위 성공했다고 하는 장애인들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뛰어난 촉각이나 청각, 지체장애인들에게는 뛰어난 지능, 청각장애인들에게는 놀라운 집중력, 또 영화 '레인맨'에서처럼 정신지체 장애인에게는 어느 특정한 부분을 기억하는 등의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능력을 선천적으로 가진 장애인은, 비장애인 중에서 천재가 그렇듯 아주 극소수이다. '특별한 능력'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것들은 거의 개인의 노력에 의해 얻어진 것들이다.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단지 '장애인이기 때문에' 비장애인들의 두세 배의 노력을 해야 그들과 동등한 정도의 삶을 살 수 있다. 어떤 부문에서는 그렇게 두세 배, 열 배 이상의 노력을 통해 실력을 갖추어도 '장애인은 못할 것이다'라는 편견 때문에 시도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장애를 극복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할 수 없는 사람(The disabled)' 즉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 자신과 같은, 혹은 그 이상의 일을 해냈다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어쩌면 쓸데없는 자격지심일 지도 모르지만, 뇌성마비 장애인인 필자가 어릴 때부터 상을 받거나 시험을 잘봤을 때 주변사람들이 내게 해주었던 칭찬들에 힘을 얻어 더 잘하리라 결심하기도 했지만, 기분이 개운하지만은 않았다. 그러한 칭찬들 뒤에 내 주위 사람들에게 따라오는 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몸도 불편한 xx이도 해냈는데...." 몸이 불편한 것과 그 상을 받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경우에도 말이다.

부디 이 기사를 읽고 '시각장애인이 일반학교 교사가 되다니....'가 아니라 '시각장애인들도 일반학교 교사가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소식지 '자유공간' 6월호 '신문뒤집어보기'에 본 기자가 기고한 글이다. 김주현 기자는 본 꼭지의 고정필자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소식지 '자유공간' 6월호 '신문뒤집어보기'에 본 기자가 기고한 글이다. 김주현 기자는 본 꼭지의 고정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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