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안면인식기술' 논란

사생활 침해인가, 범죄 예방인가

등록 2001.08.10 06:15수정 2001.08.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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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안회사가 개발한 '안면인식기술'의 채택을 놓고 미 의회가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뜨겁다는 소식이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안면인식기술'은 미국의 보안회사 <비저닉스>가 개발한 최첨단 범죄인 탐지 기술. 손가락의 지문처럼 사람마다 고유한 자기만의 얼굴 윤곽이 존재하는 것에서 착안해 발명된 기계다.

현상 수배중이거나 전과자로 등재된 혐의자의 얼굴 윤곽을 80개 포인트로 스캔해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뒤 TV 카메라를 불특정 다수가 모인 장소에 설치하면 수 많은 군중의 얼굴 중에서 혐의자의 얼굴이 탐지될 경우 자동으로 경보신호를 울려 준다는 것.

플로리다 탬파의 경찰이 이미 이 기계를 활용, 우범지역에 카메라를 설치해 혐의자 탐색에 나섰다가 논란 끝에 결국 기계를 철수한 바 있고 지난 수퍼볼 경기 때는 수만 군중의 얼굴을 카메라로 하나씩 스캔해 범죄자 탐지에 나선 것이 뒤늦게 밝혀져 사생활 침해 논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기술 채택에 적극적인 경찰은 우범지역에 경찰을 직접 배치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특히 도심에 배치된 대규모 경찰력에 거부감을 느낄 보행자들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될 훌륭한 기술이라며 적극 옹호하고 있다.

반대로 미 의회와 인권단체들은 정부의 사생활 침해가 이미 심각한 지경인데 이런 카메라를 길거리에 세워놓고 불특정 다수를 검색할 권리를 경찰에게 함부로 부여한다면 조지 오웰이 예견한 '빅 브라더' 사회가 오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규제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내의 논란에 아랑곳 없이 <비저닉스>의 안면인식장치인 <페이스잇>은 이미 2년 전에 런던의 뉴햄 지역에 설치되어 범죄 건수를 40%나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또 멕시코의 치안당국은 기표소 내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이 장치를 도입했으며 중국은 글을 읽지 못하는 농부들의 은행계좌 개설을 돕는데 이 기계를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비판론자들의 가장 큰 우려는 이 기계가 민간회사에 무차별적으로 팔려나가 사설경비에 활용된다면 도대체 누가 나서서 사생활 침해 유혹을 통제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길목을 지키고 있는 최첨단 감시장치로 인해 사람들은 갈수록 대로에 발가벗겨진 채로 내던져지는 형국이다.


jean

덧붙이는 글 | *<비저닉스> 홈페이지: www.visionics.com

덧붙이는 글 *<비저닉스> 홈페이지: www.vision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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