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지역 2개파 폭력배 검거되기까지

경남경찰청 기동수사대 사람이길 거부한 통영 조직폭력배 일망타진

등록 2001.08.28 21:15수정 2001.08.2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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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방경찰청(청장 성락식)기동수사대는 지난 24일 통영지역을 무대로 각종 이권개입과 폭력을 휘둘러온 2개파 재건 신흥폭력조직 성만파와 기존 영춘파 조직원 23명 중 16명을 검거하고 8명을 구속, 8명 불구속, 달아난 7명은 전국에 지명수배 했다.


항구도시 통영지역을 무대로 폭력배들이 날뛰던 지난 90년도, 이들은 통영대교를 기점으로 미륵도(도남동, 미수동)지역은 이달호(가명)가 중심으로 결성된 영춘파, 통영시내는 추진호(가명)가 주축이 된 영호파로 나뉘어 팽팽한 대립 상태에서 서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들 2개파 폭력조직은 통역지역 이권을 장악하려는 욕심으로 세력을 키워오던 중 지난 95년 당시 영춘파 조직원 정모 씨가 영호파 조직원 조모 씨를 시내외곽으로 유인하여 도끼를 이용,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경찰은 2개파 두목 및 조직원들을 구속, 사실상 기존 영춘파도 이때 세력이 약화됐지만 영호파는 조직이 와해된 상태에서 당시 총책이던 조경식(가명 39세) 씨가 95년 11월 신흥조직 17명 성만파를 결성하고 출감한 두목 추진호(가명 43세) 씨를 고문으로 추대하면서 서서히 세력을 키워나갔다.

이들은 조직내부의 단결을 위해 "선배에게는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하는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고 선배 말은 절대복종, 조직의 지시는 직근 선배로부터 직근 후배에게 전한다"는 폭력세계의 불문인 행동강령을 내세우고 두목, 부두목, 고문, 참모, 행동대장, 조직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 각종 체육 및 단합대회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조직원들은 몸에 호랑이, 용, 장미, 등의 문신을 새기고 회칼, 손도끼, 톱, 망치 등의 흉기로 무장했다.

채무관련 및 각종 이권개입과 현금갈취


98년 8월 초순 염흥순(가명 여·48세) 씨가 J클럽업주 김모 씨로부터 100만원을 차용하고 갚지 않자 이를 청부 맡은 성만파 조직원 이용호(가명) 씨가 염 씨를 보증한 김은식(가명 46세) 씨를 B호텔 커피숖으로 불러낸 후 그랜져 승용차에 태워 J클럽으로 끌고가 2시간동안 감금 상태에서 “××놈 죽어야 저승 맛을 알겠느냐? 아니면 손가락을 잘라야 말을 알아듣겠느냐?”며 손가락을 꺾을 듯 겁을 주면서 일주일 이내에 수고비를 포함한 300만원을 주겠다는 각서를 받아내고 김 씨가 소지하고 있던 100만원을 갈취했다.

가두리 양식장을 경영하는 이상규(가명 64세) 씨는 지난 98년 8월 자신이 키우는 고기를 담보로 차 모(61세) 씨로부터 3억 5000만원을 빌렸다. 그러나 변제 기일인 10월 15일을 넘기자 차 씨는 99년 4월 초순 이 씨의 양식장 고기를 판매하여 대금을 챙겼으나 그 동안 양식장에 약품을 공급한 황은수(가명) 씨는 대금 3900만원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 성만파 측에 청부를 의뢰했다.


이 제의를 받은 성만파 두목 조 씨는 조직원 3명을 차 씨에게 보내“돈을 내 놓아라, 안 내놓으면 죽여버린다”고 위협하여 3900만원을 받아주는 해결사 노릇을 했다.
이들은 이러한 방법으로 9회에 걸쳐 1억원 상당을 갈취했다.

보호비, 사업자금 명목 현금갈취

통영시 정량동에서 D가요방을 운영하는 박흥수(가명 52세) 씨는 98년 8월 성만파로 부터 “최철(가명) 조직원을 상무로 고용하라”는 강제성과 함께 겁을 주고 위협한 뒤 업소 보호비 명목으로 매월 100만원씩 26회에 걸쳐 1820만원을 갈취, 이 밖에도 8개 업소에 조직원들을 상무직함으로 강제 고용시켜 총 5120만원을 갈취하는 야비함을 보였다.

또 98년 6월 통영시 정량동 C목욕탕 앞에서 평소 안면이 있는 고은자(가명 여 45세) 씨에게 “정량동 상가에 성인오락실을 개업하려는데 1000만원이 필요하다. 빌려주면 월 수익금 중 20%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갈취하고 지난해 6월에는 정량동 소재 김 모(44세) 씨 상가 1·2층을 보증금 1000만원, 월 250만원에 세를 얻어 M가요주점을 경영하면서 월세를 내지 않자 김 씨 부인 김영자(가명 45세)씨는 “밀린 세를 왜 안 주느냐?”는 말이 끝남과 동시, “칼을 들이대고 장사를 그만둘 테니 5000만원을 내놓아라 안 내놓으면 가족들을 모두 칼로 찔러 죽인다. 너희들 생명이 귀중한가 돈이 귀중한가 두고보자 ”고 위협하여 300만원과 4회에 걸쳐 총 2500만원을 갈취하고 같은 수법을 동원, 오락실 개업 목적으로 현금 3500만원을 시민들로부터 갈취했다.

폭력 행사

98년 10월 밤 10시경 통영시북신동 한산대첩풍물야시장 행사장 정문에서 영춘파 5명은 임대료 450만원을 받기 위해 야시장 잡화시장 대표 정근영(가명 37세) 씨를 찾아갔으나 “비가 오고 날씨가 좋지 않아 돈을 못 주겠다”고 말하자 “돈을 안 주어도 좋으니까 450만원 어치 맞고 가라”고 겁을 주며 4주를 요하는 폭행을 했다.

또 통영시 무전동 소재 이 모(42세) 씨가 경영하는 B카페에 당시 영춘파 이정근(가명) 씨 조직원 애인이던 윤소연(가명) 씨가 출근을 제대로 하지 않자 이 씨가“ 그만두라고”한 말에 앙심을 품은 조직원 이씨는 이모 씨에게 맥주병 3개를 던지며 위협하자 평소 조직원 이 씨와 친분이 있던 박모 씨가 “형님 후배들 앞에서 왜 이럽니까?”라고 만류하자 “이 새끼 건방지게”라고 하며 옷소매에 감추었던 회칼(길이 30Cm)을 꺼내 박모 씨의 눈을 찌르고 옆에서 이를 말리던 임모 씨의 왼쪽 어깨를 찔렀다. 이로 인해 박 씨는 8주 치료를 요하는 좌안 공막열상(안구척출), 이 씨는 3주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당했다.

또 영춘파 두목은 C호텔 숙박비 79만300원을 포함 총 300여 만원 갈취와 손님이 이용하고 있는 201호실 특실을 안 내준다는 이유로 영춘파 조직임을 과시하며 3회에 걸쳐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기동수사대 쾌거

경남경찰청 기동수사대는 통영지역 조직폭력배들이 조직 재건을 위해 세력을 규합하여 유흥업소 등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7월 20일부터 8월 22일까지 현지에 상주하며 채무자, 피해자를 상대로 범죄사실을 확보한 후 총 55회에 걸쳐 1억6000만원을 갈취한 2개파 폭력조직배 23명 중 16명을 검거하여 성만파 두목 조경식(가명) 씨 등 8명을 구속하고 8명 불구속, 달아난 성만파 고문 추진호 등 7명을 전국에 지명수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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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경남연합일보 사회부기자로 사회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한 열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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