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풍 우주요트 발사 임박

우주 공간의 <아메리칸 컵(?)>

등록 2001.08.29 02:23수정 2001.08.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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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해양스포츠의 제왕 <아메리칸 컵>.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 대회에서 강풍과 파도를 헤치고 아찔한 속도로 항해할 수 있는 능숙한 조종술도 중요하지만 승부를 가름하는 관건은 요트의 성능이다.

참가팀마다 첨단 재료와 신기술을 활용해 해마다 성능을 개선하는 만큼 요트제작에 투입되는 예산 역시 천만불을 쉽게 넘어선다. 따라서 든든한 스폰서가 없이는 애초에 대회가 성사되기 어려운 탓에 <아메리칸 컵> 에 참여하는 요트의 선체와 돛은 세계적인 대기업의 로고들로 가득하다.

<아메리칸 컵>에서 영감을 얻은 'S.F 의 대사부' 아서 클라크는 눈을 우주로 돌려 수십킬로미터 크기로 펼쳐진 거대한 돛에 태양풍을 가득 안고 항해하는 우주 요트대회의 가능성을 그의 소설 <태양풍>에서 제시한 바 있다.

우주공간에는 태양으로부터 미세한 빛의 입자가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고 있다. 단위 면적당 태양풍의 압력은 보잘 것이 없지만 돛을 한 없이 늘려 축구장 한 개 크기만 되면 수십 킬로그램의 정도의 물체는 가볍게 끌 수 있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수십킬로미터 크기까지 돛을 늘리기만 하면 사람이 탈 수 있는 우주요트의 제작도 가능하며 더욱 놀라운 것은 우주공간에는 공기같은 마찰력이 없기 때문에 한 번 가속이 되기 시작하면 시간당 수십만Km 속도까지 항해하는 것도 꿈만은 아니라고 한다.

미국의 정보통신 전문지 <와이어드>는 아서 클라크가 태양풍 요트의 아이디어를 제시한 지 38년이 흐른 오는 11월, 나사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서 미국의 샤퍼라는 투자가가 제작한 태양풍 요트의 초기 모델을 우주에 띄우는 실험이 실시될 예정이라고 전한다.

실험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03년 말에는 아리안 5호 로켓을 이용해 발사된 우주요트가 8조각으로 이루어진 축구장만한 돛을 펼치고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 장관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돛의 날개들은 제각기 각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 그것은 태양의 순풍을 받으며 달리는 구간에서는 돛을 펼치지만 지구를 반바퀴 돌아나와 다시 태양의 역풍을 받는 구간에서는 도리어 항해에 방해가 되므로 돛을 날선 방향으로 돌려줘야 하기 때문.

<아메리칸 컵>에 참여하는 요트처럼 샤퍼의 태양풍 요트 역시 엄청난 제작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기업의 후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미 '페이퍼메이트'와 '네스카페' 측이 각각 5백만불을 지불하고 이 우주 요트의 거대한 돛에 로고를 새길 권리를 얻어냈다.

개인 고객 역시 25~100불만 내면 자신이 원하는 메시지를 돛에 새길 수 있으며 소설가 아서 클라크는 그의 머리카락이 담긴 우주메시지를 이미 보내 왔다고 한다.

우주요트의 첫 항해는 이들의 홈페이지(www.teamencounter.com)를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 될 예정이다.

샤퍼 씨의 우주요트계획이 순풍에 돛단 듯 잘만 풀려나간다면 언젠가 우주판 <아메리칸 컵>을 기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바다에서나 우주에서나 인류의 모험 스포츠에는 제일 먼저 광고부터 달려가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jean

덧붙이는 글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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