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자 주요 일간지 가판의 사회면과 경제면은 기업 인수개발(A&D) 과정에서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4일 구속된 이용호(43) 지앤지그룹 회장에 관한 기사로 채워졌다.
이용호 회장은 부실기업을 인수한 뒤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확보한 450억원대의 자금을 횡령하고 '보물선 발굴'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54억원의 주식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용호 회장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인 지엔지그룹을 통해 99년 5월 인터피온(옛 대우금속)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KEP전자, 삼애인더스, 레이디, 조흥캐피탈, 스마텔 등 7개의 상장사를 인수해 A&D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기업사냥꾼'으로 불리우며 부실 상장기업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가치를 올려 되파는 방식으로 1000억원대의 자산가로 성장한 그는 지난해 10월 불법대출 혐의로 구속됐던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대표의 행보와도 유사하다.
코스닥등록기업인 한국디지털라인과 디지털임팩트를 비롯, 평창정보통신 등 벤처기업의 대주주로 부상하며 'M&A의 귀재'로 불렸던 정현준 씨는 대형 벤처지주회사 설립 과정에서 동양금고 불법대출 사건으로 구속되며 증권, 금융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용호 구속, CRC업계에 불똥
정현준 사건으로 당시 벤처기업과 금융감독원 직원들의 모럴해저드가 부각됐다면 이용호 사건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업계의 문제를 표면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주요 일간지들은 이용호 구속을 계기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기업구조조정회사(CRC) 비리 문제를 집중 부각시켰다. 한겨레는 "부실기업을 인수해도 구조조정보다는 '인수개발(A&D) 테마주'로 띄워 시세차익을 노리는 곳도 상당수"라며 'CRC의 일탈'을 꼬집었다.
또한 그동안 증권가에서 풍문으로만 나돌았던 이 회장과 여권 실세와의 유착설, 조직폭력배 자금 유입설 등도 거론했다. 특히 경향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4천억원대의 금융사기를 벌인 뒤 해외로 도피한 변인호 씨와의 관련설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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