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에 철도회사 콧노래

등록 2001.09.27 01:52수정 2001.10.11 23:03
0
원고료로 응원
9.11 테러로 항공기 승객이 대폭 감소하고 주요 항공사들의 대규모 감원이 잇따르고 있는 지금, 미국의 철도회사인 <암트랙>은 톡톡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NBC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과 워싱턴D.C를 왕복하는 초고속 열차 <아셀라>는 거의 모든 열차가 승객을 가득 태우고 운행중이라고 한다. 여객기 테러 이전에는 승객이 몰리는 피크타임에도 약 절반 정도의 좌석만 팔렸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

승객들이 기차에 몰리는 것은 테러 이후 항공 여행에 대한 공포증이 큰 원인이지만 강화된 공항의 보안검색으로 인해 실제 여행시간이 대폭 늘어 항공여행의 장점인 신속성이 퇴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러사건 이전에는 국내선의 경우 출발 30분 전에만 도착하면 탑승이 가능했으나 지금은 최소한 1시간의 여유는 가져야 하는 형편이다. 따라서 대륙횡단 노선을 제외한 비행시간 1시간 내외의 단거리 구간에서는 <아셀라>같은 초고속 열차가 빛을 발하게 마련.

실제로 금년초 <워싱턴포스트>가 자사의 기자들을 동원해 교통수단별로 뉴욕-워싱턴D.C간의 총 여행시간을 실측해 본 결과 비행기가 기차에 비해 겨우 20여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비행시간은 1시간 정도지만 공항까지 왕복에 보안검색까지 감안하면 기차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 이제 대폭 강화된 보안조치로 신속성의 장점마저 사라져 버린 마당에 요금마저 1등석 열차가 비행기의 3등석보다 저렴하다면 당연히 기차에 승객이 몰릴 수밖에 없는 것.

항공사들에게 더욱 우울한 소식은 그 동안 구간에 관계 없이 습관적으로 비행기를 이용해 오던 비즈니스 승객들이 <암트랙>의 신속성과 쾌적함, 그리고 저렴한 요금까지 직접 체험할 기회를 가진 만큼 최소한 단거리 구간에 한해서는 이들을 다시 공항으로 유인해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래 저래 항공업계의 주름살만 더욱 깊어지는 형편이다.

jean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4. 4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5. 5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