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디렉TV> 인수 실패

위성방송 천하통일 전략 차질

등록 2001.10.31 11:15수정 2001.10.31 12:27
0
원고료로 응원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디렉TV' 인수전에서 라이벌 '에코스타'에 고배를 마셨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폭스뉴스, 스타TV 등 세계 곳곳에 위성방송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은 지난 1년 반 동안 진행된 GM과의 인수협상에서 유력한 후보로 지목돼 왔으나 대주주인 GM과 휴즈가 막판에 소집한 이사회에서 315억불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에코스타'를 우선 협상자로 지목한 것.

'디렉TV'는 1천만 가입자를 자랑하는 미국 최대의 위성방송사다. '에코스타'는 이번 합병이 최종 승인되면 자사 가입자 6백만을 포함해 1천6백만 가입자를 보유한 북미 최대의 위성방송사업자로 발돋움하게 된다.

반면 '디렉TV'를 인수해 유럽의 '스카이TV', 아시아의 '스타TV'를 잇는 글로벌 위성방송제국을 이루겠다는 머독의 야심찬 계획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머독은 북미 최대 위성방송사인 '디렉TV'를 인수할 경우 영화, 뉴스, 드라마 등 자사가 보유한 인기 컨텐츠를 전세계 시청자에게 팔 수 있는 글로벌 위성배급망을 갖출 수 있어 손쉽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은 세부금융계획까지 합의해 인수가 거의 확정적인 단계에서 막판에 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져 GM 이사진의 결정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코스타'가 '뉴스코퍼레이션'에 비해 후한 인수조건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금융조건조차 제시하지 못한 엉성한 제안서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일각에서는 GM 이사진의 이번 결정에 머독의 세계위성방송시장 석권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정치적 판단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에코스타'의 '디렉TV' 인수에는 미 법무부 산하 반독점위원회의 승인이라는 만만치 않은 최종 관문이 아직 남아있다. 머독측은 양 방송사의 합병이 북미지역에서 독점적 위성방송사업자를 탄생시켜 독과점을 심화시킨다며 벌써부터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독점위원회가 만에 하나 이번 합병의 승인을 거부할 경우 재기전을 노리겠다는 계산.


미국정부가 독과점을 용인하면서까지 머독의 천하통일계획을 견제할지 아니면 내수시장의 공정경쟁 쪽에 손을 들어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jean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2. 2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3. 3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4. 4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5. 5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