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객기 단순 사고 추정
미국 연방항공안전위원회(NTSB)는 12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아메리칸 항공 소속 에어버스 여객기의 사고 원인에 대해 "모든 정황을 고려해 볼 때 일반적인 사고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즈>는 미국 여객기가 테러 때문이 추락한 것이 아니라는 근거로 다섯 가지를 들었습니다. 첫째, 사고기 조종사들이 특별한 교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륙 중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둘째, 비행 중 엔진이 기체에서 분리되는 것은 기계적 결함이 있을 경우에 발생한다. 셋째, 중앙정보국이 여객기 테러에 관한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넷째, 국가안보회의나 해외정보기관의 통신감청에 테러분자들이 여객기 추락이후 서로를 축하하는 내용이 포착되지 않았다. 다섯째 승객이나 승무원 중 테러의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분류된 사람이 없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여객기 추락을 테러와 연결지을 즉각적 증거는 없다"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WTO 새무역체제 출범
세계무역기구 4차 각료회의에서 새로운 무역협상체제 출범이 선언될 예정입니다. 새로운 현상체제의 시한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요구인 3년보다 다소 긴 4-5년이 유력합니다.
선언문 초안의 내용을 보면 한국은 2002년부터 앞으로 4-5년의 협상을 거쳐 이르면 2006년부터 농산물 각 품목의 관세율을 대폭 낮추는 등 농산물시장의 추가개방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또 각료선언문 초안은 미국의 요구대로 수산보조금의 감축 또는 폐지 조항을 담고 있어서 앞으로 4-5년 후에는 어민들의 생계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일보는 협상의 대상이 될 한국의 수산보조금이 생계지원형 3-4개 종류에 연간 약 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각료선언문은 또 서비스 분야에서도 광범위한 개방을 명시함으로써 한국의 통신 및 법률, 영화와 교육 등 서비스시장의 대폭적인 개방도 이뤄질 전망입니다.
"뉴라운드 타결 막판 협상 들어가" (중앙일보)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미국의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의 BBB에서 BBB+로 한단계 상향조정했습니다.
S&P는 이날 발표문에서 신용등급 조정의 이유로 "대우자동차와 현대투신의 매각 추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시행 등 한국의 기업구조조정이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정부나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대부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올 들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대부분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거나 현행유지된 가운데 한국만 상향조정된 것은 이례적입니다.
하지만 S&P는 하이닉스 반도체 등 기업구조조정이 더욱 진행되어야 하고 금융구조개혁에 앞으로 32조원이 더 소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재경부는 이번 신용등급 조정으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등의 차입금리가 0.35%포인트 떨어져 매년 5억 달러 이상의 차입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수출 기지개 펴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산업의 수출이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13일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주요 디램의 가격이 닷새 연속 상승했습니다. 128메가 에스디램은 12일 23.63% 폭등한 데 이어 13일에도 15% 가까이 뛰어 평균 1.72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노트북 컴퓨터의 디스플레이인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도 지난해 8월 이후 가격이 계속 떨어지다 이달 들어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지난달 200달러 선이었던 15.1인치 제품이 215달러까지 올랐고 추가 가격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반도체 관련 제품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윈도XP의 수요가 늘었으며 마이크론 등 경쟁업체들이 생산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보기술산업의 과잉투자 때문에 현재의 침체가 비롯됐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아프간 반군 카불 진입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 13일 수도 카불에서 전격 철수했습니다. 탈레반의 철수 직후 반군인 북부동맹 일부 병력은 카불로 진입했으며 주력부대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카불 외곽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파키스탄 관리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가 11일 밤 철수명령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탈레반의 카불 철수는 1996년 9월 부르하 누딘 라바니 정부를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한지 5년 2개월만의 일입니다.
압둘 살람 자이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이날 "민간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철수한 것일 뿐 패배는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영국의 BBC방송은 탈레반이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에 전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카불을 버리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북부동맹이 장악한 북부 마자르 이 샤리프에서는 약탈과 납치, 약식처형이 저질러지고 있다고 유엔관리들이 12일 밝혔습니다. 북부동맹군은 지난 9일 이 도시에 도착하자 마자 유엔아동기금 구호품 200톤을 실은 트럭 10대를 빼앗았고 설탕.기름.비스킷 89톤이 쌓인 세계식량계획의 식량창고도 약탈당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사회
- 쌀값폭락과 WTO 농산물시장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서울 여의도 등 곳곳에서 대규모시위를 벌였습니다. 1만 5천 명의 농민들은 이날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정부의 쌀 개방정책 반대, 쌀 생산비 보장 등을 요구하는 농민대회를 가졌습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김대중 정권이 쌀수입개방과 개방농정을 강행한다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쌀수입반대" 농민 시위 (한겨레신문)
-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주5일 근무제에 관한 노사정위원회의 협상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최근 경영계가 주5일 근문제 도입을 무산시키기 위해 노사관계를 대결과 투쟁국면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1987년 홍콩에서 발생한 "수지김" 살인사건에 대해 서울지검은 그간의 수사 결과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북한의 납치미수사건'으로 위장한 자작극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안기부는 "김 씨는 북한의 여간첩으로, 남편을 납북하려다 실패하자 북측에 의해 제거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정치
- 김용환, 강창희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예고돼온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힘겨루기가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13일 전 의원 3명을 포함한 대전충남지역의 자민련 출신 정치가 146명이 한나라당에 입당했습니다.
- 6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쪽이 제기한 비상경계조치 문제에 대한 인식 차로 인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7시 현재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북쪽은 2차 경협 추진위원회를 금강산에서 개최하자고 재차 요구했고 남쪽은 서울 개최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데 극적인 공동보도문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9.11테러로 인한 비상경계가 풀리지 않는 한,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못한다는, 불합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겁니다.
- 한국일보는 서울 구치소에 수감중인 정현준 전 한국디지탈라인 사장과 두 차례에 걸쳐 단독 인터뷰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김은성 국가정보원 2차장 등 국정원 특정세력이 '진승현게이트' 와 '정현준게이트'에 개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 '3게이트' 몸통?" (한국일보)
- 국회 운영위가 올해 국회 예산의 예비비 가운데 쓰고 남은 8억 원을 불용처리하지 않고 전부 소비하기로 했다고 대한매일이 보도했습니다. 특히 예비비 가운데 5억 원 가량은 국회사무처와 의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돼 있습니다.
"국회 남은 예산 '탕진 결의'" (대한매일)
경제
-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이럴 때 해고를 조심하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해고의 다섯 가지 징후는 첫째 외부에 컨설팅을 맡긴다, 둘째, 밀실 회의가 잦아진다, 셋째, 이미 감원을 했거나 경쟁사가 감원에 나섰을 때, 넷째, 새 경영진이 등장하고 마지막으로 '좋은 기회'라며 보직을 바꾸라고 할 때라는군요.
"이럴 때 해고를 조심하라" (중앙일보)
화제와 미담
- 어제는 전태일 열사의 31주기였죠? 전태일 기념사업회는 "전 열사가 분신한지 3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노동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노동법 개악저지투쟁과 주5일 근무제 쟁취를 통해 영세노동자, 비정규노동자가 더 이상 희생당하지 않는 노동환경을 만들자"고 강조했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홈페이지에 들러 보시죠.
전태일열사 홈페이지
- 18일 밤 10시경 동쪽 밤하늘을 보십시오. 한국천문연구원은 이날 밤부터 19일 새벽까지 사자자리를 따라 시간당 최고 1000개 이상의 별똥별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유성폭풍이 일어나면 낭만적인 풍경만은 아닐 것이라고 합니다.
- 이제 낙엽을 밟을 때가 됐나요? 한국일보가 서울의 낙엽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번 꼽아 보시죠. 화랑로, 창경궁길, 삼청동길, 남산공원길, 워커힐 숲길, 정동길, 선릉, 홍릉수목원이 소개돼 있습니다.
"서울의 낙엽길" (한국일보)
낙엽따라 걷다가 밤에는 별똥별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마음의 떨림은 아마 최고의 보약일 겁니다. 자연의 선물이죠. 단 옷은 두둑하게 입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