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소식 하나 전해드립니다. 그렇지만 여론이 조금만 형성돼도 이 사람의 한을 풀어 줄 수있는 소식이라서 맨 처음에 소개합니다.
"북 외아들에 3천만 원 전해 주오"
1962년 간첩으로 남파됐다 붙잡혀 26년을 옥살이한 장기수 출신 진태윤 씨가 97년 7월 숨지면서 평생 모은 3천만 원을 북의 아들에게 전해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남북분단의 높은 벽은 이 소원마저 가로막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 씨의 재산관리인으로 선임된 진봉헌 변호사에 따르면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판례가 있기 때문에 아들 양만 씨가 생존해 있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상속이 가능하지만 적십자사는 개별적 확인이 어렵다고 하고 통일부에 낸 방북허가 신청도 초청장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됐습니다.
법률적으로 11월말까지 상속인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으면 진 씨의 돈은 국고로 귀속됩니다. "너와 너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내 가슴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는 것 같구나. 너를 키워주지 못한 이 아버지를 용서해라"라고 유서를 남긴 진 씨의 마음만이라도 북의 아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혼란우려 행정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
국민의 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정보는 아예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법안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알권리와 정보공개로 인한 공익 침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한다는데요. *의사결정의 중립성이 부당하게 손상될 우려가 있는 정보 *국민에게 상당한 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정보 *다수인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의사결정에 참여한 당사자 또는 특정 이해관계인에게 중대한 손상을 주는 정보를 공공기관의 비공개대상 정보에 추가했습니다.
'공익을 침해하는 정보'란 도대체 어떤 걸까요? 또 그러한 정보의 성격을 누가 결정하는 걸까요? 도대체 기준을 알 수 없는 걸 법제화한다는 발상이 의심스럽습니다.
한나라당, 국정원장·검찰총장 퇴진 요구
한나라당은 20일 '진승현·정현준·이용호 씨 사건'에 대한 권력기관 연루 의혹과 관련해 이달 말 까지 신건 국정원장과 신승남 검찰총장의 자진사퇴나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야당은 퇴진 시한을 못박은 것으로 보아 뜻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 및 해임건의를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김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배경에는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와 관련한 '의심'이 깔려 있다고 한겨레신문은 보고 있습니다. 즉 김 대통령이 총재직 사퇴를 계기로 정계개편을 통해 '반이회창' 연대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냐는 거죠.
따라서 김대중 대통령을 압박해 중립화하려는 것이 이번 공세의 최종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 한국일보와 동아일보는 호남인맥을 집중 공격함으로써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다는 것이 1차적 목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해외거주 국민 투표권 달라
해외동포단체와 법률가들이 해외공관원, 상사주재원, 유학생 등 30만 명에 이르는 해외거주 국민에게 참정권을 달라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 거주 국민 참정권은 1972년 유신 이후 지금까지 30년 동안 박탈돼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해외거주 외교관, 유학생, 상사주재원, 언론사 특파원, 파견군인 등 단기체류 한국인에게 우선 참정권을 허용하고 한국국적을 버리지 않은 해외동포에 대해서도 점차 확대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해외동포에게 국내 선거에 참여할 권리를 주고 있으며 OECD국가 중에는 2003년 참정권을 허용하기로 한 이탈리아를 빼고는 우리나라만 아직까지 해외동포에게 참정권을 주지 않고 있다는군요.
현대아산, 정부지원 없으면 금강산사업 중단
현대아산은 남북한 정부가 다음달 15일까지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해 가시적인 지원 및 활성화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이 사업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아산의 자료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현대아산의 손실액은 6500억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은 북한이 경제특구 지정, 육로관광 허용 등 합의된 사항을 조속히 이행하고 남한이 선상 카지노와 면세점을 허용하지 않으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사업의 지속 여부는 사업자가 판단할 문제이므로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학교·병원·정부청사 '절대금연'
내년 하반기부터 '절대금연건물' 제도가 시행됩니다. 초·중·고등학교, 의료기관, 정부청사 등 건물 안에서는 흡연이 완전히 금지됩니다.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다 적발되면 1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또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피씨방, 만화방 등에서도 흡연이 금지되며 대형음식점은 금연과 흡연구역을 구분해야 합니다. 야구장, 축구장 등 1천 석 이상의 실외경기장 관람석도 별도의 흡연구역을 지정하도록 했습니다.
복지부 장옥주 건강증진과장은 "종합대책을 적극 시행해 현재 67.8%로 세계1위인 성인 남성의 흡연률을 2010년까지 30%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뉴스입니다.
정치
-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 4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사표를 낸 정성홍 전 국가정보원 경제과장이 자신은 억울한 희생양이라며 국정원 현직 고위간부의 연루설을 제기하고 나서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그는 또 김홍일 의원이 건달들과 친분이 깊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김홍일 의원에 건달 만나지 말라 조언" (동아일보)
- 한국일보는 정현준 씨의 단독 인터뷰를 근거로 정현준펀드가 모두 8개로 943명이 870억여 원을 투자했으며 검찰은 2개 펀드만 조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정 씨는 "본인의 돈을 빼먹은 인사들에 대해 반격을 준비 중"이라고 말해서 정관계 인사들이 드러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드러나는 '정현준 펀드'" (한국일보)
- 현재 62살인 교원 정년을 63살로 연장하는 내용의 공무원법 개정안이 21일 국회 교육위를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
- 아프가니스탄 북부 탈레반 거점인 쿤두즈를 포위한 북부동맹은 20일 탈레반에 3일간의 유예를 둔 최후통첩을 전달했습니다. 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탈레반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가 탈출문제와 관련, 반군 측과 협상해도 이를 방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
- 동아일보는 서울 강남 서초구 지역과 분당 등 신도시지역, 수도권 주요 간선도로 주변의 대형 정유사 직영주유소들이 전국 주유소 평균보다 리터당 30원을 더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공장도가를 인하했다고 생색을 내놓고 직영 주유소에서는 기존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회사가 다른 주유소들도 거의 같은 가격을 받는 것으로 보아 담합이 의심됩니다.
동아일보 기사 보기
- 중앙일보는 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다는 보도를 머릿기사로 실었습니다. 최근 이자율이 오르면서 채권에 몰렸던 돈이 증시로 옮겨가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러한 돈흐름이 증시의 '대세상승'을 불러 올 것인가에 관해서는 상반된 의견을 나란히 싣고 있습니다.
"증시 '대세 상승' 왔나... 전문가 지상논쟁" (중앙일보)
제 의견은 금융장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주가는 오를 것이지만 언제 급락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실물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근거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장세를 주도하는 외국인 투자가 빠져 나가는 것이 신호탄이 될 겁니다.
사회
- 교육인적자원부는 2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통해 요구해 온 교원의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을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26일 예정된 총파업을 유보했지만 이번에는 학교장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 김대중 대통령은 20일 뉴라운드에 따른 농업위기와 관련해 "경제부처가 중심이 되어 조속히 범정부적 대책을 세우라"며 "이젠 농민들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기업인 마인드, 나아가서 농업의 수출산업화를 의미합니다.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인권운동사랑방, 참여연대 등 5개 단체는 20일 '테러방지법안 비판 긴급토론회를 갖고 법안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 경실련이 지난 10월말 서울거주 성인남녀 10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시민들은 현정부 검찰이 '다소 못한다'(44.7%), '매우 못한다'(26.2%)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시민들은 검찰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정치적 중립성 확보'(39.4%)를 꼽았습니다.
화제와 미담
- 사할린에서 귀국한 동포들이 모여사는 동네가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시 사동 고향마을이 그곳인데요. 이 동네에 지난해 6월에서 12월까지 4070만 원과 김장용 무와 배추가 날아왔습니다. 또 올해도 11차례에 걸쳐 6010만 원과 무 5톤, 배추 15톤, 고춧가루가 전달됐다는군요.
- 문화방송에 '퀴즈가 좋다'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10단계 문제까지 모두 풀어 '퀴즈의 달인' 칭호와 함께 상금 2천만 원을 받은 공중보건의 이종석 씨가 이웃돕기 성금으로 자동 기탁된 1천만 원 외에도 나머지 돈을 제주지역 만학도들의 배움터인 동려야간학교에 전달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도 장학퀴즈 기장원을 해서 받은 장학금 1천만 원을 이 야간학교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 저시력으로 바깥에 나서면 부딪히기 일쑤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장애인을 돕는 김영섭 씨, 그리고 조성운 씨의 이야기를 읽어보십시오.
"장애인 돕고 사는 아름다운 장애인" (경향신문)
힘든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사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 이런 그림이 있었는데 기억나시나요? 염소 두 마리가 줄로 묶여 있는데 각자 자기쪽에 있는 먹이를 먹으려고 용을 쓰는 바람에 아무도 풀을 먹지 못하는 그림이죠?
그 다음 그림에는 둘이 한쪽으로 가서 풀을 먹고 다시 다른쪽의 풀을 차례로 먹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이 염소들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돕고 사는 것의 가치는 정말 소중합니다.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경제판에서도 그렇습니다. 이 얘기는 나중에 할 기회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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