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한국 정부는 뭘하는 겁니까
우리 정부가 일제 때의 징용자, 징병자 37만명에 대한 기록을 유족에게 전혀 통보하지 않은 채 길게는 30년 이상 방치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습니다.
6일 외교통상부와 행정자치부 정부기록보존소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71년 10월, 91년 3월, 92년 3월, 92년 12월, 93년 10월 4차례에 걸쳐 군인-군속-전사자 명단과 생산구분이 없는 단순징용-징병자 명단 등 모두 37만 3602명의 명단을 한국정부에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런 기록을 유족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요? 10여년 동안 일제 때 징병됐던 아버지의 사망기록을 찾아 헤매던 정무호 씨는 "71년 당시 정부가 사망관련 기록을 통보해주었다면 30년이나 엉뚱한 날에 제사를 지낸 불효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사금융에 한 없이 관대한 국회
사금융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추진됐던 이자 상한선 법제화 방안이 시행령에서 정하는 쪽으로 후퇴했습니다. 또 금리 상한을 지키지 않은 사채업자에 대한 민-형사상 처벌도 없어지게 됐습니다.
재경위 수정안은 금리상한선을 지키는 사채업자에 대해서는 소득세나 법인세 세액의 20%를 감면해주는 한편, 전체 대출채권의 1%로 돼 있는 대손충당금의 손비인정 범위를 2%로 확대해주는 등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주도록 했습니다.
애초 정부 원안은 연 60%를 이자 상한선으로 법에 명시해서 이를 넘는 사채금리는 무효로 간주하고 상한선을 어기면 민형사상 처벌도 할 수 있도록 했었습니다. 물론 세제지원도 없었습니다.
국회 재정경제위는 6일 재정경제부가 제출한 `대부업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안'을 이렇게 바꿔 통과시켰다.
재경부 관계자는 “우량 업자들도 연 60~70%의 금리를 받고, 연 200%의 고리까지 있는 현실에서 60% 금리 상한은 현실성이 없다고 여야 의원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먼저 등록을 적극 유도해 사채업을 양성화한 뒤 세제혜택을 줌으로써 금리를 점차 낮추자는 뜻”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이 법이 고리 사채를 합법화하는 것에 불과한 데다 사채업자에게 세금까지 깎아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채찍은 없고 당근만 있는 법안입니다. 도대체 국회의원들의 '깊은 뜻'을 알 길이 없습니다.
한국항공 1등급 회복
우리나라가 지난 8월17일 항공안전 2등급으로 강등된 지 3개월 20일만에 1등급을 회복했습니다.
임인택 건설교통부 장관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가 오늘부터 우리나라의 항공안전 등급을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조정한다고 공식 통보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들의 미국 내 신규 취항, 증편, 기종 변경, 코드셰어(CODE-SHARE) 등이 가능해졌습니다.
탈레반, 칸다하르 포기 '사실상 항복'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가 탈레반 최후거점인 칸다하르를 반 탈레반 무자헤딘 지역사령관에게 넘겨주기로 결정해서 사실상 항복했습니다. 아프간 이슬람통신(AIP)의 보도인데요.
압둘살람 자이프 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6일 "오마르가 무기를 칸다하르 주지사를 맡을 지역사령관 나키불라에게 7일 넘겨주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이프 전 대사는 "정치운동으로서의 탈레반은 끝이 났고 우리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오마르는 아프간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카르자이 수반은 이날 AP통신과 가진 위성전화 인터뷰에서 투항하는 탈레반 병사들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사면을 실시하겠지만 지도자 오마르는 사면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7개 재벌 부당내부지원 적발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두산을 비롯한 7개 기업집단의 33개 계열사를 상대로 지난 95년 이후의 내부거래를 조사한 결과, 모두 2717억원 규모의 부당지원성 거래를 적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대상은 30대 기업집단 가운데 그 동안 한 번도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받지 않은 두산, 효성, 신세계, 영풍과, 올해 30대 기업집단에 새로 지정된 하나로통신, 동양화학, 태광산업 등입니다.
공정거래위에 따르면 두산은 이자를 받지 않고 538억원의 자금을 계열사에 빌려주었고, 영풍은 계열사의 기업어음을 저리로 매입해주었으며 효성은 시중금리보다 싸게 279억원을 계열사에 빌려주었습니다.
공정위는 적발된 기업에 부당내부지원 중지명령을 내리고 17개 회사에 71억2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각계 원로, 인권위 정상화 촉구
김수환 추기경 등 각계 원로 29명은 6일 성명을 내어 지난달 26일 사무처도 없이 파행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습니다.
원로들은 “인권위가 6개월이나 되는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파행 출범하게 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관심과 일부 부처의 이기적인 견제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김 대통령은 6일 '노벨평화상 제정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빈부격차 해결 없이 21세기 세계평화를 보장하지 못한다”면서 21세기 평화를 위한 키워드로 ‘빈부문제’ 해결을 제시했다. 세계평화뿐 아니라 '국내평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 정부 들어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다는 사실을 대통령은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폴오닐 미국 재무장관은 구매자지수, 주가지수, 실업자 수 등을 들어 미국 경제가 견실하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치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강재섭)는 6일 국회관계법 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검찰총장·국가정보원장을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위 합의 사실이 보도되자 민주당 정개특위 박상천 위원장은 “당론과 다르다”며 합의 파기 의사를 밝혀 논란이 예상됩니다.
경제
- 국세청은 최근 과열양상을 보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거액의 전매 차익을 얻고도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 분양권 거래에 관한 일제 조사에 나섰습니다.
"아파트 분양권 전매 세무점검 착수" (중앙일보)
사회
- 교육인적자원부가 올 수능 총점 기준 전국 석차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데 대해 학부모와 사회단체가 정보 공개를 청구하고 나섰습니다. 국민명예협회는 "정보공개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화제와 미담
- 살 때문에 걱정이 많으신 분들, 감귤껍질, 녹차 잎, 뽕잎을 많이 드십시오. 충북대 약학대 이경순교수는 이런 식품에 비만억제성분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12주 동안 평균 1.6Kg 감소했다는군요.
- 지난해 경남도에 12억원의 장학기금을 기탁한 익명의 독지가가 올해도 3억원을 맡겨 왔습니다. 도내에 거주하는 만 44세 남자, 독학으로 어럽게 대학을 졸업했고 대단한 재산가가 아니면서도 앞으로 매년 3억원 안팎의 기금을 계속 모아 50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이 이 사람에 대한 정보의 전부라는군요.
"베일 속 독지가 2년간 장학금 15억 기탁" (경향신문)
정치인들의 말 실수는 언제나 화제가 됩니다. 그러나 부시는 조금 심하군요. 시민과의 대화에서 "어머니가 요리를 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가족들과 함께 식사한다", "어머니는 당대가 낳은 위대한 패스트푸드 요리사"라고 했다는데요. 그야말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황당함인데요. 왜 자꾸 우리의 전 대통령 한 명이 생각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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