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정치인 선생님 귀하

등록 2001.12.28 15:55수정 2001.12.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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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정치인 선생님 !

이제 한해도 저물고 2002년 임오년 새해가 눈앞에 있습니다.
먼저, 한해동안 이 나라 정치와 국가발전을 위해 쏟은 노고 (?)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지켜 본 2001년 올 한해는 한마디로 참담하다는 말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연초부터 시작된 게이트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제는 웬만한 게이트는 게이트 축에도 끼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됐습니다. 좋아진다고 떠들지만 경제는 경제대로 어렵습니다. 거리에 고급외제 승용차가 넘쳐나지만 서민들의 가슴은 소외감만 커지고 한마디로 죽을 맛입니다.

한국의 정치인인지 아닌지를 가리려면 게이트에 연루된 리스트에 올라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진위를 가릴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듯이 정치권은 게이트에서 안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정치인만 연루됐냐"고 따지면 할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정치인이 연루되니 뭐 하나 성한 것이 있겠습니까 ?"라는 반문은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하도 게이트가 많이 나와 식상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진저리가 납니다. 정리라도 해가면서 신문을 봐야지 헷갈려서 사건의 진행 경과를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교도소가 모자라지 않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릅니다.

돈을 받았니 안 받았니, 돌려 줬느니 안 돌려 줬느니, 정당한 대가니 아니니. 참으로 복잡하기도 하고 그 실체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언론에서 보도되면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가야 차라리 속이 편하지, 이것저것 꼬치꼬치 알려니 신경도 곤두서고 힘겹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검찰이나 언론도 제대로 파헤치지 못하는 것을 하루하루 생업에 바쁜 서민들이 알아봐야 신문이나 방송뉴스로 아는 내용 외에 뭐가 있겠습니까. 신문 볼 여유가 있다는 것도 어찌 보면 과분한 일이죠.

하긴 그것도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이겠지요. 돈주겠다고 하는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이해도 갑니다. 돈 냄새가 진동하는 유혹 앞에서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을 쳤겠습니까.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괜히 생겨 낳겠습니까 ? 우리도 당신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지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억'소리나는 돈 갖다주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그 와중에도 유혹을 냉정하게 거부하는 정치인 선생님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길 바랍니다. 제발 많이 있길 말입니다. 그런 사람 있으면 언론에 보도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조금 위안은 될 것 같군요.

이제 며칠후면 임오년 새해가 밝아 옵니다.
내년은 월드컵과 부산아시안 게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국가적 대사가 이어져 한해를 어느 해보다 바쁘게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더우기 정치인 선생님들은 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할 일이 많은 분들이니 더 말할 나위가 없겠죠.

내년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문제 때문에 줄대기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한 무리의 철새 정치인이 나타날 것이고 당선을 위해 애향심에 호소하는 '내고향' 타령도 이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게 어디 가겠습니까. 월드컵 경기장이 유세장이 되어 스포츠 제전이 멍들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또 대통령 선거는 선거대로 당별 후보 경선에서부터 '내가 최고니, 너는 안되니'하며 말도 많고 탈도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집 값 상승으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고 교육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물가는 소리소문 없이 올라가 하루하루 살기가 버거워지는 지금, 잡지사에서 보내준 가계부는 괜히 짜증만 늘려주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은 아마 새해를 맞으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저 마다 기도를 할 것입니다. 꼭 무엇이 되어야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 목들을 맵니다.

신성한 새해를 앞두고 정치인 선생님들의 비위를 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그냥 국민의 한사람이 어려운 현실에서 마땅히 하소연할 방안이 없어 넋두리했다고 생각 하십시요. 새해에 희망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새해 벽두 뜨겁게 타오르는 동해의 일출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국민들에게 희망을 되살려 주십시오.

그래서 어느 연하장의 문구처럼 국민 모두가 떠오르는 해처럼 힘찬 한해가 될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고 힘을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1년 말미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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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주는 기쁨과 감동을 쓰고 함께 공유하고 싶어 가입했습니다. 삶에서 겪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그냥 스치는 사소한 삶에도 얼마다 깊고 따뜻한 의미가 있는지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그래서 사는 이야기와 특히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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