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관통도로 반대 암벽시위

서울외곽도로, 북한산 관통예정

등록 2002.01.07 08:00수정 2002.01.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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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북한산 국립공원 정상 백운대에서는 '북한산국립공원 관통도로 저지 시민·종교연대' 주최로 북한산 국립공원, 수락산, 불암산을 관통하는 터널 4.1km를 포함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암벽시위가 진행됐다.

이번 시위는 '북한산국립공원 관통고속도로 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암벽을 타고 내려오면서 펼치는 방식으로 일명 '배너시위'라고 이름짓기도 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공사는 LG건설 등 9개의 건설업체로 이루어진 서울고속도로주식회사가 2001 6월부터 5년간에 걸쳐 '도심 교통의 상습적 정체현상을 분산처리하기 위해 일산에서 퇴계원을 잇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환경단체와 불교계로 이루어진 시민·종교연대는 공사가 ▶국립공원의 생태환경을 파괴 ▶20여 개의 사찰 환경을 파괴 ▶교통량분산 효과 없음 ▶형식적으로 진행된 환경영향평가 등의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50일 가까이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종교연대는 지난해 환경부와 한국도로공사측에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우회노선을 제안해놓은 상태이다. 우회노선은 관통노선에 비해 도로길이가 증가되어 공사비가 증가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립공원자연생태계의 보존이라는 측면과 오히려 서울시 인근지역간의 급증되는 교통량의 원활한 분산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우회노선에 대해 도로공사측은 ▶공사비가 7000억 원 정도 더 소요 ▶관통노선보다 녹지파괴 면적이 1.8배 등의 이유를 들어 원안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종교연대의 참여단체인 우이령보존회 박선경 사무차장은 "공사비 7000억 원이요? 북한산은 수도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국립공원입니다. 7000억 원의 백 배를 줘도 이런 국립공원은 절대로 살 수 없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어서 "국립공원과 기타 산림의 생태가치는 동일하게 비교할 수 없다. 이는 동식물의 서식환경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에서 나오는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환경노동위원회 김문수 의원은 시민·종교연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산 국립공원을 보호하는 것은 공사 사업비 및 운영비의 문제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자존심에 관련된 문제이다. (중략) 외국에서도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터널을 만들지 않는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의 '조신에쯔 고원 국립공원'에 11km 왕복 4차선 터널이 있으나(우회도로를 건설할 수 없는 지형이라 함),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주요국가 등에서는 국립공원에 터널을 관통시킨 사례는 없다"고 주장하였다.

휴일을 맞아 도심의 매연을 떠나 산을 찾은 시민들은 북한산에 터널을 뚫는다는 말에, "왜들 그러는가 몰라? 산이라는 산에는 전부 터널이구만" "나는 매연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산에 오는 건디 여그다 터널을 뚫는다고? 인자 북한산 말고 다른 산 찾아야것네"라고 말하기도.


박선경 사무차장은 "올해는 유엔이 정한 '국제 산의 해'이지만 우리는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모른다"면서 "공사가 막상 시작되면 눈에 보이는 피해는 적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한숨지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플래카드를 철거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관리공단의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관계자는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로 일관하였다.

덧붙이는 글 | 공사를 저지하는 농성이 진행중인 가운데, 국회의 요청으로 감사원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와 우회노선에 대한 감사가 진행중이다.

덧붙이는 글 공사를 저지하는 농성이 진행중인 가운데, 국회의 요청으로 감사원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와 우회노선에 대한 감사가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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