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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선 |
그리운 고향집.
언덕 아래로는 기차길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유년시절에는
철길 저쪽의 마을이며
산과 들을 쏘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위험하다는 그 길을 매일같이 건너 다녔습니다.
멀리,
굽이를 돌아와
폭풍처럼 요란하게 떠나 버리는 기차를 만나면
왜 그리도 서운한 마음이 들던 지요.
고향을 떠나고,
몇 번의 이사 끝에 다시
기차가 다니는 마을에 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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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선 |
이름만 마을일 뿐...
당장 얼마간의 돈으로 내 것이 되고,
다시 네 것 이 되어도
크게 아쉬울 것이 없는 그런 곳입니다.
하지만 기찻길 건너에는 오래된 시장거리
가난한 토박이들이 사는 마을이 있습니다.
참나무가 울창한 산자락에는
오목눈이새가 알을 품는 습지도 있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더 빠른 전철이 기차가 다니던 길을 차지해버릴 모양입니다.
길 위에 길이,
마을 위에 마을이.
습지 위에는 학교가 세워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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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선 |
그런,
그날이 오면...
날개가 있는 것들, 튼튼한 다리가 있는 것들은
날래게 제 살 길을 찾아 고향을 버리겠지요.
채 알을 깨지 못한 어린 목숨들은
거기에 다 두고서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고향이 없습니다.
덧붙이는 글 | 좋은교사 4월호에 실은 글에 사진을 추가한 것입니다 (www.goodteach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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