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의 이사 김용한입니다.
우선 선생님께서 심가동 씨 이름으로 iMBC PD수첩 사이트에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자신을 숨기신 채, 현재 농아원에 계시면서 실제 연령은 40세가 넘으셨지만, 정신연령은 4살 정도밖에 안 되고, 글도 모르신다는 심가동 씨의 이름을 쓰시는 데는 까닭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 까닭을 알 수는 없습니다만, 글의 내용을 보니까, 에바다농아원의 선생님이거나, 옛 재단의 관계자이신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글은 선생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옛 재단 관계자 분들의 생각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정중하게 메일을 드리니, 답변 메일을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그냥 '선생님'으로 부르겠습니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과 이렇게 메일로라도 대화를 나누게 된 걸 큰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에바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선생님의 노력을 충분히 읽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 1월 14일 농아원 정문 앞에서 박경인 이사님을 만나 박 이사님 사모님의 통역을 거쳐 짧게나마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몇 차례에 걸쳐 옛 재단 관계자들한테 전화를 받아 보긴 했습니다만, 그렇게 직접 대화를 나눠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박 이사님은 그 때 저를 이사로 인정할 수 없다시더군요. 처음에는 명단에 없다가 나중에 들어왔기 때문이라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런 대화라도 필요하겠다 싶어 무슨 말이든 해 보려고 했습니다만, 박 이사님께서 농아원으로 들어가시는 바람에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메일 형태로라도, 선생님과 옛 재단 관계자 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오늘은 먼저 선생님께서 주장하시는 "권오일 선생님" 관련 부분에 대해 제 생각을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우선 저는 권오일 선생님 개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권 선생님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권 선생님도 흠이 많은 사람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생님 말씀대로, 권 선생님께서 성추행을 했고, 애들을 무지막지하게 때렸고, 몇 년에 걸쳐 똑같은 시험 문제를 냈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에바다 문제의 핵심이 권 선생님이라고 주장하시는 데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6년 전 농아원생들이 시위를 시작한 것이 권 선생님의 성추행이나 폭력, 또는 똑같은 시험문제 출제 때문에 빚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때 농아원생들은 "비리재단 퇴진"을 주장하며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공대위가 꾸려지기까지 석 달 정도가 지날 때까지 권 선생님 문제는 거론조차 안 됐습니다. 그러다 당시 농아원장이 구속되고 비리 재단 완전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자, 그 시위의 중심에 있는 권 선생님에 대한 갖가지 비난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권 선생님을 비난하는 모든 주장이 옳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비리 재단 척결"을 희석시키기 위해 꾸며낸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권 선생님은 법적으로도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권 선생님이 권력을 갖고 있거나 엄청난 돈을 갖고 있기라도 하다면, 교육청이나 교육부, 평택시청이나 경기도청, 보건복지부, 평택경찰서나 경기경찰청, 검찰, 법원 ... 그 어떤 사람들에게 권력을 행사하거나, 뇌물을 주고 자신의 무죄를 흥정해서 빠져 나왔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권 선생님은 아무 권력도 없고 그렇게 뇌물을 뿌릴 만큼 돈이 많은 사람도 아닙니다.
지금은 좀 유명해지셨지만 옛 재단 관계자분들께서 권 선생님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주장하시는 그 당시에는 이름도 없는 평택의 작은 에바다 학교 평교사였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권 선생님은 수많은 고소 고발 사건과 해임 처분에서 모두 무죄 처분과 복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에바다 사태의 본질이 권오일 선생님한테 있다는 선생님의 주장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저는 사태의 본질이 1996년 농아원생들이 처음에 내세웠던 주장즉, "비리 재단 퇴진"에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옛 재단 관계자 분들이 100%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닙니다. 선생님이나 선생님과 함께 하시는 분들이 처음부터 농아들과 예수님 이름을 이용해 치부하려고 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선생님과 옛 재단 관계자 분들의 노고를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장애인 문제에 대해 신경조차 쓰지 않을 때 선생님과 함께 하시는 옛 재단 관계자 분들께서는 장애인을 위해 일하셨습니다.
그런데 세월은 흐르고 세상 사람들은 장애인 문제에 대해 여전히 무관심하고.... 그러다 보니 때로는 실수로, 때로는 의도적으로, 때로는 공무원들과 유착도 되면서, 국민 세금이나 후원금을 횡령하는 상황까지 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혹시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십시오.
저는 대화를 하면 서로 오해하거나 이해하는 부분이 무엇이고, 가려진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과 옛 재단 관계자 분들이 그렇게도 사랑하시는 바로 그 농아원생들을 위해서 어른들의 대화가 절대로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테러와 폭력은 선생님과 함께 하시는 모든 분들이 끔찍히도 사랑하고 계실 농아원생들의 심성만 파괴할 뿐이라고 확실히 믿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금도 농아원생들의 테러와 폭력은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에바다 문제는 언젠가는 마무리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대로 가면, 법과 권력의 묵인 아래 테러와 폭력을 일삼던 농아원생들의 심성은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입니다. 이제라도 폭력은 중단시키시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모여 부둥켜안고 울며 기도하여 아름다운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우리 대화를 하십시다.
당분간은 이렇게 메일로 서로 다른 생각을 확인하고 같은 생각을 모아 나가 봅시다.
끝까지 읽어주신 데 대해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가능하면 본명을 밝히시고, 도저히 밝히실 용기가 안 나시면 심가동 씨 이름으로라도 계속 대화에 응해 주셨으면 합니다. 건강하십시오.
여호와닛시!
에바다!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 이사 김용한 드림
제 이메일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pcds21@hanmail.net
덧붙이는 글 | 이 편지는 iMBC PD수첩 게시판에 옛 재단관계자가 심가동 씨 이름으로 올린 글을 읽고 쓴 것입니다. 농아들에게 테러와 폭력을 사주하면서도 자신들의 얼굴은 철저히 숨긴 채, 권오일 선생님과 현 이사회를 비난하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옛 재단 관계자들에게, 테러와 폭력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호소하기 위해 썼습니다. 이 편지는 심가동 씨 이름으로 된 메일로도 보냈고, iMBC PD수첩 게시판에도 올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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