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통일부가 발표한 '특사방북 관련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한국일보가 '너무 튀게' 해석한 것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12일 새벽 현재, 인터넷 사이트를 기준으로 연합뉴스를 비롯해 조선, 중앙, 한국일보가 이 조사결과를 게재하였으나 한국일보의 기사는 다른 매체와도 적잖은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국일보는 머릿기사에서 질문과 답변의 핵심 부분은 생략한 채 "...현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대한 부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해 타이틀 <"대북정책 부분 수정해야" 60%>와 함께 '자의적 해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당 질문은 "현정부의 대북화해협력정책이 차기정부에 계속 이어지는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 것이었으며, 60.3%를 차지한 답변 '계속 추진하되, 부분적인 수정이 필요하다'의 해석을 한국일보에서는 '부정적'으로 분류한 것이다.
동일한 항목을 첫머리에 올린 조선일보의 경우, 제목 <국민60% "포용정책 유지하되 수정을">이라는 표현과, 머릿기사 '...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이 다음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지되, 부분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해 한국일보와 대조를 이뤘다.
문제가 되는 11번 문항을 살펴보도록 하자.
문11. 현정부의 대북화해협력정책이 차기정부에 계속 이어지는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변함없이 계속 추진해야 한다.(22.3%)
2) 계속 추진하되, 부분적인 수정이 필요하다.(60.3%)
3)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15.2%)
4) 모름/무응답(2.2%)
질문과 답변문항을 살펴보면, '현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묻는 것이라기보다 '차기 정부에 승계'되는 사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며 그 답변에서 '계속 추진하되'라는 전제가 붙어 있다.
특히 이 대목은 통일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차기정부에서도 화해협력정책의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82.6%로 나타남으로써...(변함없이 추진 : 22.3% + 부분적 수정 후 계속 추진 : 60.3%)'이라고 긍정적으로 분석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론조사 설계에 있어서도 통일부의 의뢰를 받은 '리서치앤드리서치'가 해당 질문을 안이하게 설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11번 질문의 답변항목의 구성을 보면, '매우 긍정/긍정(일부 부정)/매우 부정'으로 되어 있어 양극단을 제외한 '긍정'에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결과를 놓고 조사기관과 통일부는 긍정에 포함시켜 분석하였으나, 그런 희망과는 달리 한국일보에서는 '일부부정'의 측면만을 부각시켜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따라서 예민한 조사를 시행하는 통일부에서 꼼꼼하지 못했거나, 혹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설문기법을 포장한 것이 아니냐는 눈총도 받게 됐다.
이번 통일부의 여론조사는 임동원 대통령특사의 방북 이후 '특사방북 성과 및 대북정책 추진과 관련'하여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드리서치'에 의뢰해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여론조사 개요>
*여론조사 제목 : '특사방북 성과 및 대북정책 추진과 관련한 여론조사'
*주관 : 통일부
*조사기관 : 리서치앤드리서치
*표본수 : 1500명(전국 만20세이상 성인남녀, 제주도 포함)
*조사기간 : 2002. 4. 8(월) - 4.10(수)
*조사벙밥 :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2.532
덧붙이는 글 | 정대헌 기자는 인터넷신문 <매일여론>의 발행인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