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산 산불피해 축소 '허위보고'

잿더미 70㏊가 20배 적은 3.8㏊로 둔갑

등록 2002.04.17 13:18수정 2002.04.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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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가 금성산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면적을 축소해 상급기관인 전남도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나주시는 지난 5일 문평면 국동리 산204-1번지 외 10필지 사유림에서 발생한 금성산 산불 피해면적을 3.8㏊로 전남도에 보고했다.

그러나 산불을 목격한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금성산 산불이 이별재에서부터 옥산과 매봉의 능선까지 옮겨 붙어 참혹하기 그지없었다"면서 "피해면적이 족히 수십만평에 이르러 근래 발생한 금성산 산불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낸 것으로 기억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진화에 나섰던 시민과 공무원 200여명은 오후 6시가 넘도록 진화에 매달렸지만 날이 어두워지자 진화를 포기했었다. 다행히 어둠이 내릴 무렵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 천만 다행이 밤 10시 40분께 산불을 완전 진화됐다.

다음날 시에서는 밤늦게 내린 비 덕분에 12시간 여만에 겨우 진화된 산불 피해면적을 3.8ha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피해면적 축소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자 시민단체 등에서 현장을 둘러보고 확인한 결과 실제 피해면적은 나주시가 발표한 3.8ha가 아니라 70㏊ 이상이고 피해금액도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순간 최대풍속이 12∼17m에 달하는 강풍과 화순, 무안 등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소방헬기가 이동하는 악조건 속에서 피해상황을 보고하라는 전남도의 요구에 진화당시의 피해상황만을 보고했다"며 "정확한 피해상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산불을 낸 홍모씨의 조사를 위해 검찰에 제출한 관련서류에는 70㏊로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나주시가 70㏊가 넘는 엄청난 면적의 산림이 불에 타 잿더미로 변하였건만 피해상황 보고를 정정하지 않은 채 20분의1 정도로 피해상황을 축소 발표한 것은 산불발생에 따른 관계자들의 문책을 회피하기 위해 허위보고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산불관리 통합규정'에 따르면 산불발생 및 피해보고를 태만하거나 허위보고를 할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관계공무원을 문책토록 규정하고 있어 나주시가 이번 산불피해 축소보고를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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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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