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혁의 예인기행4>

이빠네마를 사랑한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빙

등록 2002.06.19 08:27수정 2002.06.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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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은 흔히 그 어떤 외지나 평론지를 봐도 엄청난 격찬을 받는 2가지의 보사노바 음반 중 하나이다(나머지 하나는 스탄 게츠<1>와 조앙 질베르또<2>가 만난 Gets/Gilberto음반이다. 누누히 밝히지만 이 글을 쓰는 본인은 방금 언급한 Gets/Gilberto음반을 상당히 아니 좋아한다. 그 곳에서는 내가 원하는 보사노바의 매력 중 하나인 '청량함'이 없다).

The Composer Of Desafinado Plays에서의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미묘함을 지닌 서정미는 최고이지만 어쩐지 약간의 힘이 모자른 듯한 유약한 이미지를 가졌었고 그 뒤에 발매했던 Warner Bros에서 발매했던 2매의 음반이 오히려 더욱 강렬해진 이미지로서 보사노바의 본연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미묘함'에서 한 발치쯤 멀어진 느낌이 들었다면 이 음반이야말로 보사노바이고 재즈와 삼바의 완벽한 융합을 보여준 이 시대의 대중음악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업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작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조빙은 1967년 불후의 역작이라는 지극한 Cliche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명반 'Wave'를 발매한다. 이 음반은 남미에서 발매되었던 에디션과 미국과 그 외의 지역에서 발매되었던 에디션이 똑같은 그림이지만 전혀 다른 색채로 발매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작품이다. 이미 전작을 통하여 브라질 내에서보다는 일본과 미국과 유럽권에서 그 중에서도 특히 프랑스<3>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었다고 한다.

클라우스 오거만은 이 음반에서 자신이 지닌 특유의 편곡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하는 데에 성공한다. 조빙이 창조해낸 해맑고 유려한 멜로디가 수려한 흐름을 보이며 이 모든 악기의 배열이 하나하나 유기적으로 배열되어 악기 한 개 한 개의 주장이 명확하게 나타나지만 이 '주장'이 결코 튀는 부분없이 완벽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운 음반이다.

말이 필요없는 청량감을 담아낸 'Wave'는 조빙을 대표하는 명곡으로서 중간중간 삽입된 원초적인 피콜로 소리가 말할 수 없는 시원함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Red Blouse는 나일론 기타와 그 밑에 미려한 움직임을 보이는 오케스트라의 유기적인 조직력이 마치 생물체같은 약동감을 보인다.

나른한 톤의 프렌치 혼과 조빙의 나일론 기타, 피아노가 내 안의 우울함을 까닭없이 자극하는 게으른 열정과 슬픔을 갈무리하고 있는 곡 Look To The Sky,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결코 잡을 수 없는 신기루처럼 미묘한 그리고 한 번에 잡을 수 없는 그 이미지가 오히려 더욱 아름다운 곡 Batidinha는 삼바의 매력이 갈무리되어 있는 곡이며 마지막에 페이드 아웃되는 소편성의 구조속에 울리는 장대한 울림의 오케스트라는 눈물이 배어나올 것만 같은 연주다.

맑디맑은 피아노소리와 평화로운 현의 연주가 측량할 수 없는 매력을 전달하는 Triste, 골조를 이루는 나일론의 연주가 공명하는 듯한 리듬을 창조하며 그 안에는 화려한 멜로디의 피아노와 화려한 오케스트라,그리고 강렬함이 적은 관악기의 연주가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동을 창출하는 Mojave, 역시 나른함과 몽환감을 담아내고 있는 연주가 살랑거리는 리듬에 실려나오는 Dialogo, 긴장감으로 가득한 연주와 대비를 그리는 조빙의 나른한 보컬이 흐르는 묘한 대비를 취하고 있는 동중정의 묘미가 가득한 곡 Lamento, 명료한 리듬 아래 연주되는 나일론 기타와 클래시컬한 하프시코드연주가 조빙의 귀족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아름다운 곡 Antigua, 가장 급진적이고 드라마틱한 전개로 지금까지의 나른함을 마지막으로 각성시키는 강렬함을 지닌 Captain Bacardi로 이 아름다운 음반은 끝을 고한다.


이 음반에서 그는 수많은 장면들을 그려낸다. 한 폭의 수채화같은 이미지의 음들이 정연한 배열을 그릴 때 느끼는 감동은 말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소폭의 울림을 지닌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서정미와 브라질의 원시성을 계승한 듯한 리듬파트의 연주가 압권인 음반이다.

이는 단연코 조빙의 음반 중에 제 1위의 평가를 내리게 하는 음반이며 그의 매력을 넘어선 마력의 가장 핵심이 담겨있는 음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빔의 음반은 사실 많이 들어본 듯한 그리고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는 곡들이 많다. 그러나 혐오스러운 표절과 동어반복이 아닌 대중친화적인 감성과 Reminiscence일 뿐이다. 결코 비슷한 구조속에서도 그만의 창조를 멈추지 않았던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창조자인 안토니아 까를로스 조빙의 가장 완벽한 창조력이 담긴 음반이 바로 이 음반이다.

수록곡

01 Wave
02 Red Blouse
03 Look To The Sky
04 Batidinha
05 Triste
06 Mojave
07 Dialogo
08 Lamento
09 Antigua
10 Captain Bacardi

덧붙이는 글 | <1>스탄 게츠(Stan Gets): 미국의 색소포니스트. 달콤한 톤과 멜로디를 잘 뽑아내는 연주로 유명하다. 60년대 이전에는 웨스트 코스트 계열의 일급의 연주자였으나 수감생활후 60~70년대에는 보사노바의 중심에 있었다. 이후 다시 사망직전까지 자신의 본령인 웨스트 코스트 계열의 재즈를 연주하였다.
<2>조앙 질베르또(Joao Gilberto): 브라질에서 가장 존경받는 뮤지션. 벨벳 보이스라는 단어를 조어한 인물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기타연주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그 이름이 드높다.
<3>프랑스: 프랑스는 일본과 더불어서 Bossa Nova음반의 재발견과 재발매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다. 완전하게 검증된 적은 없는 사실이지만 프랑스의 많은 아티스트들이 브라질에 그들의 음악의 소중한 비밀을 전해주었고 이런 비밀을 전수받았던 아티스트들이 완전히 Bossa Nova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멜로디중심의 유려한 Samba를 노래했었다. 특히 Noel Rosa나 Gonzaguinha의 음악을 들어보면 약간 그런 의구심이 들고는 한다. 특히 Gonzaguinha가 가장 자주 연주했던 Cover곡들이 샤를 뜨레네의 곡이라는 것에서 더욱 그 상관관계를 한 번 파헤쳐 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1>스탄 게츠(Stan Gets): 미국의 색소포니스트. 달콤한 톤과 멜로디를 잘 뽑아내는 연주로 유명하다. 60년대 이전에는 웨스트 코스트 계열의 일급의 연주자였으나 수감생활후 60~70년대에는 보사노바의 중심에 있었다. 이후 다시 사망직전까지 자신의 본령인 웨스트 코스트 계열의 재즈를 연주하였다.
<2>조앙 질베르또(Joao Gilberto): 브라질에서 가장 존경받는 뮤지션. 벨벳 보이스라는 단어를 조어한 인물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기타연주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그 이름이 드높다.
<3>프랑스: 프랑스는 일본과 더불어서 Bossa Nova음반의 재발견과 재발매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다. 완전하게 검증된 적은 없는 사실이지만 프랑스의 많은 아티스트들이 브라질에 그들의 음악의 소중한 비밀을 전해주었고 이런 비밀을 전수받았던 아티스트들이 완전히 Bossa Nova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멜로디중심의 유려한 Samba를 노래했었다. 특히 Noel Rosa나 Gonzaguinha의 음악을 들어보면 약간 그런 의구심이 들고는 한다. 특히 Gonzaguinha가 가장 자주 연주했던 Cover곡들이 샤를 뜨레네의 곡이라는 것에서 더욱 그 상관관계를 한 번 파헤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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